(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일선 학교에서 통일교육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정세현 (丁世鉉) 통일부 장관이 발벗고 나섰다.

정 장관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04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전국 대학총장 180여명을 상대로 40분 가량 특강을 가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201개 4년제 국ㆍ사립대학 총장의 협의체로, 대부분의 총장들은 정 장관의 참석을 의아해했다.

정 장관은 먼저 "통일과 관련된 정부 책임자로서 청소년들이 사회의 주인이 됐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 예보해 줘야 된다고 생각해 총장님들에게 로비를 할 기회를 얻기 위해 참석을 간청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여론조사 보면 30% 이상의 학생들이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분단 장기화로 감성적 차원에서 통일의 당위성을 느끼는 세대와 달리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한 감각이 없어진데다 입시에서 통일 관련 문제가 출제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이제 국제정세 변화과정에서 남북교류는 대세이며 북한이 중국,베트남식으로 변하고 통일을 본격 논의할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나중에 지금 젊은 세대들이 통일 문제에 부닥쳤을 때 기성세대를 원망할 수도 있다"며 통일교육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대북 퍼주기'와 과다한 통일비용 논란을 예로 든 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남한사람 1인당 4천120원을 지원한 셈이며 이는 연말 불우이웃돕기 보다 적은 돈이"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비용이 엄청나다는 것도 91년 통독 이후 일본이 퍼뜨린 위험한 이데올로기로 이런 것들이 퍼지다 보니 계산빠른 어린 아이들은 '북한 거지에게 내 용돈 나눠주기도 싫다'고 까지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남북간 접촉의 점이 선이 되고 다시 면과 공간이 되면 평화정착이 될 것"이라며 "지금 학생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에는 남북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가 되어 있을 것이며 어떤 식으로 이를 다룰 것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입시에서 한 두 문제 나오는 것 보다 면접에서 거론된다면 학생들이 심도있게 공부하지 않겠느냐"며 "총장님들께 감히 입시 과정에서 출제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청탁'으로 특강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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