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북한이 남포직할시 항구구역과 와우도 구역을 남포특급시로 개편함에 따라 다시 한번 남포항의 개방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밝힌 남포시 개편안은 남포 직할시를 특급시로 고치고 항구구역, 와우도구역을 남포 특급시에 소속시키는 동시에 항구구역과 와우도구역을 없앤다는 것.

또 와우도구역, 항구구역을 포함해 기존 5개 구역 1개군 편제였던 남포직할시에서 강서ㆍ천리마ㆍ대안구역을 각각 군으로 고치고 바뀐 남포시(특급)와 강서군, 천리마군, 대안군, 룡강군을 평안남도에 소속시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번 조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남포의 핵심인 항구구역과 와우도구역을 묶어 특구나 특별시가 아닌 '특급시'(特級市)라는 새로운 행정구역 명칭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이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그 해 10월 신의주행정특구 개발계획과 11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지구 관련법을 발표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개방'을 통한 경제개혁 정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와우도구역은 화물선과 함정을 제작하는 남포조선소 외에 최근 대규모 양식장이 조성된 곳이고 항구구역에도 전기동과 아연 등을 생산하는 남포제련소가 있어 북한 내에서도 산업인프라가 비교적 짜임새 있게 갖춰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남포항의 하역능력은 700만t, 접안능력은 2만t으로 동해의 청진항과 함께 북한 항구의 '투톱'으로 꼽히는 데다 최근에는 북한 초유의 짐함(컨테이너) 부두건설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북한 3대 야금기지의 하나인 천리마제강연합소 기업이 있고 40만kW 규모의남포화력발전소는 물론 50만kW급 평양화력발전소도 인접해 있어 전력인프라도 상대적인 강점을 갖고 있는 지역이다. 평양-남포 고속도로 등 물류인프라도 우수한 편이 남포항 개방설은 이미 97년 10월 김문성 당시 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 홍콩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태평양 경제정상회의에 참석, "원산ㆍ남포를보세가공지대로 지정해 항만과 도로 등 사회간접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개방시기를 98년으로 내다보면서 나왔다.

특히 서해안공단을 추진하던 현대 역시 개성보다는 당초 해주나 남포를 경제특구 공단 후보지로 염두에 두고 공단 800만평과 배후도시 1천200만평 등 모두 2천만평 규모로 개발한다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한 바 있다. 항구를 끼고 전세계를 시장화하기 위한 수출공단 조성이 목표였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 남포에 공단을 조성하는 방안을 생각했던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남포와 관련된 이렇다할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행정구역 개편만 보면 잘 모르겠지만 일종의 새로운 특구를 설정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서 "남포가 항구도시라는 특수성이 있고 남북한 교역량을 중계하는 지역인 만큼 가공무역기지로 개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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