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주장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북한이 변화에 들어섰으며 그것은 상징적 수준을 넘어 '의미있는' 변화이며, 앞으로 체제변화와 남북관계 전반에도 폭넓게 영향을 미칠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구랍 31일 한 해를 정리하는 종무식 인사말을 통해서도 정 장관은 그런 내용을 재차 강조한 뒤 "이제 북한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으며 미국 등 국제사회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이슈가 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의 변화'라는 화두가 그의 신년사에 이르러서는 '북한의 안정적 변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인상이다.
2004년에도 북한의 지속적인 변화가 예상되니, 남측은 '북한의 안정적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그의 메시지이다.
그는 "올해 북한은 핵문제로 인한 위기감에서 체제안전에 주력하면서 주민생활의 안정과 경제회생을 위한 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도록 지속적이고 일관된 평화번영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9일로 취임한지 만 2년을 채우는 정 장관은 공개된 자리든 비공개된 자리든, 기회만 있으면 이같은 북한의 변화론을 역설하고 다니고 있다.
이를 두고 통일부 안팎에서는 최근 북한이 보여주는 변화를 '무의미'하다고 보고 북한 붕괴 등 대북 강경책을 희망하는 부시 미 행정부내 신보수 강경론자들과 국 내 수구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장관이 작년 12월 4일 주례 브리핑에서 황장엽(黃長燁) 전 노동당 비서가 대 북 인권단체 주최 강연에서 북한의 변화를 '근본적 변화'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 작심하고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선 것과도 맥락이 닿는다.
특히 작년 8월이후 6자회담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고 머지 않아 제2차 회담 개 최가 예상되는 아주 민감한 상황에서 북한의 변화 의미를 역설함으로써 핵 문제를 위한 대화 모멘텀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도 엿보이고 있다.
그리고 남북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정 장관이 북한의 변화를 '의미있다'고 평가하고 국내외에 설파하는 것 자체가 변화를 두려워하는 북한이 '근본적 변화'로 다가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는 '원려'(遠慮)도 배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무식 인사말을 통해 정 장관이 "아쉬운 것은 북한이 자진해서 적극적으로 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