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용훈ㆍ이상헌 기자 =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21일 "새해 남북관계는 군사적 신뢰구축과 북한의 변화를 위한 환경조성에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핵 문제도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

--정부가 올 한해 남북관계에 역점을 둔 부분은.

▲올해는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강화하는데 역점을 뒀다. 한ㆍ미ㆍ일 공조를 긴밀히 해 평화적 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반 마련에 애썼다.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여건 조성에 정책 목표를 뒀다. 1차 6자회담에 이어 12월 2차 6자회담 개최를 위해 공동 보도문안을 사전조율 하자는 목표를 갖고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내년초로 넘어가게 됐다. 하지만 회담장 밖에서는 사실상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평화해결 원칙은 잘 지켜지고 있고 핵문제 핵결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성과다.

--올해의 전반적인 남북관계를 평가한다면.

▲북핵에도 불구, 남북관계는 조용한 가운데 일상화되고 제도화되는 상황이 마련됐다. 이벤트에 치중하기 보다는 남북관계가 실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그 징표이다. 1회성 이벤트는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관계인데,정상회담을 한 지 3년이 지나서도 이벤트가 계속되면 남북관계는 건전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핵상황이 비전비화(非戰非和) 상태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이벤트성 사업은 더욱 적절치 못하다.

새정부에서 북핵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하기로 한 것이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했던 것이 틀리지 않았다.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충고하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킴으로써 남북간 철도.도로연결 사업과 개성공단사업, 금강산 관광사업 등 3대 경협사업을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진전시켰다.

동해선과 경의선 양쪽에 출입사무소, 군에서 관리하는 판문점 연락사무소까지 남북간에 3개의 통로가 뚫렸다.

남북한이 지뢰와 철조망을 제거해 경의선에 폭 250m, 길이 4㎞, 경복궁 7개 반에 달하는 30만평 규모, 동해선에 폭 100m, 길이 4㎞, 경복궁 3개에 달하는 12만평 규모의 평화회랑이 각각 만들어졌다. 군사당국간 직통전화도 연결됐다. 금강산 육로관광이 매일 이뤄져 이 지역 특구개발과 더불어 의미가 있다

남북간 인적ㆍ물적 교류가 확대되면서 올해 11월말 현재 1만4천495명이 남북을 오가 작년에 이어 왕래 인원이 1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500명, 1천명 단위로 방문 인원이 대규모화하는 특징을 보였다.

교역 규모는 11월말 현재 6억7천84만달러로 연말까지 7억5천만달러를 넘어서 남한은 북한의 두번째 교역국이 될 것이며 중국도 조만간 추월할 전망이다.

작년 남북간 회담은 33번, 올해는 37번 열렸다. 장관급회담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분기 마다 열렸다.

군사부문에서도 대령급 접촉이지만 군사실무회담이 계속되고 있다.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이뤄지는 남북간 경제협력사업을 보장하기 위한 접촉에서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해 작은 걸음이지만 커다란 발전을 이룩했다. 개성 공단 육로 방문 인원과 차량에 대해 원활한 보장을 하기로 합의하는 등 경험을 통해 남북한이 군사부문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의미를 발견하게 됐다.

남북한이 4개 경협합의서를 발효하고 하위 합의서를 만들고 있다. 원산지 확인절차 등을 논의하는 것은 경제교류가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2년 이상 끌어온 면회소 규모를 6천평으로 하고 건설및 운영을 우리가 전담하는 조건 아래 내년 봄 착공키로 함으로써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ㆍ제도화되게 됐다. 또 우편물 교환소 기능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커졌다.

--북한의 변화 추구를 어떻게 보는가.

▲북한의 변화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생존전략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자극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남북 주민간 접촉이 1만명이 넘고 교역액이 7억달러가 되면서 학습효과가 생기고 북한이 7.1경제관리개선조치에 이어 3월부터는 시장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식량분배상황을 현장 확인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대남관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북한의 변화가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전술적인 변화로 치부할 수는 없으며 발전가능성이 있는 만큼 의미있는 변화로 볼 수 있다.

양적으로 축적이 이뤄져야 질적인 전환이 이뤄지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 특히 시장 번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년에 나타난 현상이지만 전국에 시장이 300개, 평양에 10개가 넘는 등 북한이 (시장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경제적 어려움을 푸는데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남북간 교류가 중단될 수 없을 것이고 북한은 적극적으로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내년 남북관계는 어떻게 끌어갈 것인가.

▲ 내년에는 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군사분야 교류협력을 통한 신뢰구축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한반도 평화제도화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국방장관회담으로 바로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남북간 철도운행 등을 통한 접촉 증가가 군사협력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함께 북한의 변화환경이 안정적으로 자리잡도록 돕겠다. 북한이 변화라는 표현을 싫어할 수도 있지만 경제난 해결을 위해 자체 조치가 필요한 만큼 권고나 충고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원가, 가격, 이윤, 인플레 극복 등 경제계획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북한에 전수,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핵문제는 어떻게 풀려갈 것으로 보는가.

▲ 2차 6자회담이 열려 3차 회담 날짜가 잡히고 실무기구를 발족시킬 수 있다면 상당한 진전이 될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문제가 풀리면 여유를 갖고 북핵문제를 다룰 수 있고 특히 부시 행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크다. 북한도 어렵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다.

<2003년 남북관계 일지>

▲1월 6일 IAEA,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관련 대북결의안 채택

10일 북한, NPT 탈퇴 선언

20일 제3차 남북적십자 실무접촉 (20~22.금강산)

21일 제9차 남북장관급회담 (21~24.서울)

27일 비무장지대 통행 관련 남북군사실무회담 (판문점)

▲2월11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4차회의(11~14.서울)

13일 남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건설추진단 제1차회의(13~15.금강산)

14일 남측, 동해선 임시도로 개통및 금강산 시범 육로관광(14~16)

20일 제6차 이산가족상봉행사(20~25.금강산)

21일 경의선 임시도로 이용 개성공업지구 육로 사전답사

23일 일반인 대상 첫 육로 금강산관광

25일 노무현 대통령, 先핵포기 後북지원 입장 천명

▲3월 1일 3.1절 민족공동 통일행사(1~2.서울)

3일 금강산면회소건설 추진단 제2차 회의 (금강산)

10일 제4차 남북철도·도로연결실무접촉 (10~12.개성)

24일 남측, 동해선 철도.도로연결 북측 공사현장 방문

▲4월18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베이징 3자회담(북ㆍ중ㆍ미) 참가 발표

27일 제10차 남북장관급회담(27~29.평양)

▲5월15일 한ㆍ미 정상 공동성명 발표

23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5차회의,쌀 40만톤 北지원 결정

▲6월 4일 남북 철도·도로 연결 관련 군사실무접촉 개최(판문점)

10일 현대-아.태평화위 실무접촉 (10~13.금강산)

14일 경의선·동해선 철도연결 행사

20일 군사직통전화 설치를 위한 남북 군사실무접촉

27일 제7차 남북이산가족 상봉 (27~7.1.금강산)

28일 북, 금강산관광지구 개발및 기업창설 운영규정 발표

30일 개성공업지구 착공식

▲7월 2일 남북철도도로연결실무협의회 제3차 회의

9일 제11차 남북장관급회담(9~12.서울)

15일 대북송금 새특검법 국회 통과

29일 남북경제협력제도실무협의회 제2차회의(29~31.개성)

▲8월20일 대구U대회 참가 북한 선수단 김해공항 도착

남북4대경협합의서 발효

21일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을 위한 건설추진단 3차회의 (21~23.금강산)

제6차 남북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 (21~22.개성)

27일 남ㆍ북ㆍ미ㆍ일ㆍ중ㆍ러, 북핵 6자회담 베이징 개최

26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6차회의(26~28.서울)

29일 6자회담 공동발표문 채택없이 폐막

▲9월17일 제8차 남북군사실무회담

20일 제8차 이산가족상봉행사 (금강산)

▲10월14일 제12차 남북장관급회담(14~17.평양)

24일 국회 건교위 소속 의원 등 50명 개성공단 방문

▲11월 4일 제5차 남북적십자회담(4~6.금강산)

5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7차 회의(5~8일.평양)

14일 제9차 남북군사실무접촉(평화의 집)

19일 금강산관광 5주년 기념행사(금강산)

21일 제2차 동해선 통신선연결 군사실무접촉(군사분계선)

KEDO, 경수로공사 일시중단 결정(발효 12.1)

28일 제10차 남북군사실무접촉(통일각)

▲12월 2일 제8차 남북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2~5일.속초)

11일 개성공단 개발사무소 착공식

15일 식량차관 40만톤 최종 55항차 출항

17일 남북경제협력제도 실무협의회 제4차회의,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 남

북원산지확인 실무협의회 제1차회의 (17~20.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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