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오(명덕고등학교 교사)


요즘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반전(反轉) 영화가 많다는 것이다. "디 아더스"나 최근에 본 "아이덴티티"란 영화도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매트리스 3"도 그런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 이런 반전의 효과는 학교 현장에서도 적용된다.

Ⅰ. 반전(反轉)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행정 수도 이전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여기가 좋다느니 저기가 좋다느니, 이런 저런 의견이 분분하단다. 아이들도 그런 문제에 대하여 가지는 관심이 제법 된다.(공짜 신문인 메트로나 포커스를 통하여 말이다).

어느 반에 들어가서 수업을 하다가 보니 어떻게 화제가 이 행정수도 이전으로 갔다. 경제적으로 문제가 있다느니, 정치적인 입장이 너무 크다느니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열나게 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손을 들고 이야기를 한다.

"선생님 꼭 수도 이전을 남쪽으로 해야 하나요,  백두산 가까운 데로 행정수도를 정하면 어떨까요?"

Ⅱ. 반전(反轉) 2

이라크 파병에 대하여 의견이 한창이다. 1차 이라크 현지 조사단을 파견하였다. 이제 보내는 것은 시간 문제고, 얼마나 많은 병사들을 보내는 것만이 문제다. 조사단 단장이 나와 말한다.

"이라크 현지 조사를 해 보았더니 전체적으로 상황이 안전합니다."

이러한 조사내용에 따라 얼마나 많은 병사들을 보내야 할 것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다. 만명이 될 것이라는 둥 아니면 이천명이라는 둥. 그러면 얼마의 돈이 든다는 둥. 2차 이라크 현지 조사단이 돌아왔다.

"현지 사정을 보니 불안하고 이라크인들이 원하는 것은 구호활동입니다. 우리 나라에 대한 입장은 무척 호의적이고요."

임진왜란 전 사신으로 갔던 두 사람의 보고 상황에 대한 멋진 뒤집힘을 맛보는 것 같이 감(感)이 너무 좋다. (이 글을 쓰고 나서 다시 올라오는 기사를 보니 실망스러운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Ⅲ. 반전(反轉) 2-1

`이라크에 투입된 우리 병사들이 이라크 게릴라 군과 전투가 벌어져 15명을 사살하고 30명을 부상시키는 눈부신 전투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라크 사람들은 중동 건설의 주역으로서 호의를 가지고 보았던 한국에 대하여 극심한 적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축적되었던 건설 기술을 가지고 파괴된 도시를 하루가 다르게 바꾸어 놓는 대한민국 파견대원들과 의료진들에게 이라크 사람들이 다가와 형제 관계를 맺자고, 사돈관계를 맺자고 조르는 터에 황홀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Ⅳ. 반전(反轉) 3

`남한도, 북한도 아닌 제 3의 입장에서(북쪽에 편향된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지만) 자신을 `경계인`이라 하며 서로의 아픔을 껴안고 고민하였던 송두율 교수는 국가 보안법에 의하여 37년 동안의 해외생활과 함께 그 만큼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조국의 하나됨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던 송 교수는 국내 입국후 너무 바빠서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서로 초청하여 이야기를 들어 보고자 하고 이 대학 저 대학에서 강의를 요청하는 것 때문에 너무나 행복하다는 글을 신문에 기고하였습니다.`

Ⅴ. 반전(反轉) 그리고 통일(統一)

발상의 전환 = 반전(反轉)
나눔, 배려, 사랑, 포용, 이해, 용서
대결(다툼)에서 포용으로
증오에서 사랑으로
분열에서 함께로
이기(나)에서 이타(너)로
개인에서 공동체로
강자에서 약자로의 반전(反轉)이 우리가 살아갈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타자의 인질이다`라는 윤리 원칙만이 타자가 자신을 제약하는 것으로만 보는 정치를 통제할 수 있다"(레비나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도 타자와 나와 관계없는 존재가 아니라, 상생(相生)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송두율 교수의 글이 생각난다.

통일에 대한 인식의 반전(反轉)을 만들자. 반전(反轉)을 일으키자. 신명나게......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