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 통일이 된 후에는 남조선 학생들과도 연계를 가지고 편지를 거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남한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평양시 류경인민학교의 학생들은 매일매일 일기를 쓰면서 이런 꿈에 젖어 있다.

4학년 학급을 맡고 있는 문순영(48) 교사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2.5)와 가진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일기쓰기에 뿌듯한 마음을 표시한 후 `어린 시절의 추억이 하나의 글 형태로 남게 되는 일기장은 통일세대인 학생들에게 있어서 인생의 보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학생들이 `격변하는`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보고 들은 일과 느낌을 나름대로 일기장에 열심히 쓰고 있기 때문이다.

문 교사는 학생들의 글재주를 키워주고 생각과 꿈, 가정생활을 알아보기 위해 일기쓰기를 시작했지만 `학생들이 통일에로 가속화되어 가고 있는 정세의 좋은 흐름을 어린 마음에도 정확히 감수하고(느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류경인민학교 학생들은 일기를 쓴 결과 문장 구성에 자신감이 붙어 `남한 학생들과 한번쯤 일기나 편지를 교환해 봤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류경인민학교는 지난 99년부터 1학년생을 제외한 전교 학생들에게 일기쓰기를 숙제로 내왔으며, 이에 따라 학생들 개개인이 자기 나름의 문장구성 방식을 터득해왔다.

특히 방학 때면 매주 토요일마다 등교해 담임교사의 지도를 받아야 하며 학우들 앞에 나서서 일기를 발표한다. 물론 잘 썼다는 평가를 받아야 발표도 가능하지만.

`학생들에게 있어서 처음은 부담이었지만 익숙하게 된 모양이에요. 하루에 있었던 사실을 나열식으로 쓰던 현상이 점차 극복되고 자기가 느낀 일을 잘 쓰고 있어요`라는 것이 일기를 보면서 느낀 문 교사의 총체적인 평가.

2년여에 걸쳐 일기쓰기와 발표를 계속하다 보니 학생들 사이에서는 문장구성 능력이 좋아져서 소설까지 쓰는 학생이 등장할 정도이다.

이곳 학생들은 올해 4월 김일성 주석 생일(4.15)인 `태양절`을 전후해 총련계 이단(伊丹)시 조선초급학교에 일기 형식으로 편지를 보낼 계획이다.

문 교사는 `일기쓰기를 통해서만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사물을 보는 시각과 사상감정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심규석기자 200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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