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MRI, 중원기업 등은 북한 `조선콤퓨터쎈터`(KCC)가 개발 또는 개발중인 소프트웨어 10여종을 시연했으며 시연회가 끝난 뒤 참석자 대부분은 북한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이 상당함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삼성전자와 IMRI 관계자들은 북한이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남한에 비해 뒤떨어지지만 소프웨어 특히 음성.지문인식, 암호화,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소개한 KCC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한국말을 하면 컴퓨터가 이를 일본어로 번역해 음성(일본어)로 들려주는 데 번역 속도가 느리게 대화하는 수준에 이르러 시연회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소프트웨어는 이와 함께 사용자가 말한 것을 모니터 화면에 한글로 표시한 뒤 이 한글을 일본어로 번역해 모니터에 표시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 `은별바둑`으로 잘 알려진 `류경바둑`도 소개됐다. `류경바둑`은 아마 3급 정도 수준으로 사람 대 사람, 사람 대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사람 대 사람 대국이 가능하며 특히 음성채팅을 지원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어 소개된 `금강산`은 금강산의 비경을 동화상으로 보여주는 소프트웨어로 `원격화상` 기법을 추가, 화면의 생동감을 높였다. 북측이 자체 개발한 `원격화상` 기법은 동화상에 원근기법을 적용해 화면을 3차원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김구연 삼성전자 미디어컨텐츠센터 팀장은 KCC에서 현재 역사를 배경으로 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단군`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시지에스와 합작으로 북한 소프트웨어 유통과 공동개발을 위한 합작법인 `유니코텍`을 일본에 설립한 IMRI는 이날 세미나에서 일본 윈도에 한글을 입력할 수 있는 `스라스라 한글입력 시스템 2001`과 일본어를 한글로 번역하는 `스라스라 한글번역` 등을 소개했다.
조섬콤퓨터쎈터와 유니코텍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들 프로그램은 한글을 일본어로 변환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노희원 IMRI 기획조정실 과장은 이들 소프트웨어를 PDA(개인휴대단말기)에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노 과장은 또 `북측의 암호화 기술이 발전됐다`면서 `북측이 암호화 기술에 카오스 이론을 알고리즘으로 채택해 기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시연회에는 KCC의 `당구` 소프트웨어도 시연됐는데 노 과장은 `이 제품은 국내에서 시판 중인 당구 게임보다 그래픽이 뛰어나고 사용이 편리하다`면서 `현재 일본에서 하루에 100여개가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KCC의 체질분류 소프트웨어인 `금빛말 3.0`도 시연됐다.
이 소프트웨어는 지문 인식기술과 사상체질 분류법을 접목시킨 것으로 중원기업이 오는 3월께 국내시판을 추진 중이다.
KCC는 `금빛말 3.0` 개발하면서 1만1천여명의 임상실험을 통해 체질분류의 정밀도를 높였다고 이호석 중원기업 사장은 말했다.(연합뉴스 한동철기자 2001/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