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연초부터 기대를 모아왔던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날짜를 확정하고 사상 처음으로 이산가족들이 서신교환할 수 있게 되었다는데 먼저 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A: 지난 29일 금강산에서 제3차 남북 적십자회담이 열렸습니다. 회담 결과 이달 26일부터 3박 4일간 각각 남북 100명씩 서울과 평양을 교환방문하기로 합의했구요, 오는 3월 15일에는 이산가족 300명의 서신교환을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지금 이산가족 문제는 4가지 주제로 나누어 구별해 볼 수 있는데요, 그것은 교환상봉, 생사.주소확인, 서신교환, 면회소 설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이산가족이 서울과 평양에서 만남을 갖는 교환방문은 이미 지난 8.15상봉과 11.30상봉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상봉이 되겠군요.
이산가족의 생사, 주소확인 사업은 남북 각각 100명씩 명단을 주고 받아 지난 1월 31일에 1차 확인 작업을 한 상태고, 이 달 23일에 또다시 남북 각각 100명씩의 2차 확인작업을 할 예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오는 3월 15일에는 이사가족중 상봉을 하신 분들과 생사 및 주소확인이 되신 분들 중 300명을 선정하여 서신교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환방문, 생사, 주소확인, 서신교환 사업에서는 상반기중의 구체적 일정이 확보된 상태인데 이 세 가지 사업 모두를 포괄하는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문제는 아직 구체적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상 면회소 설치와 운영문제가 합의된다면 앞선 이산가족 문제해결에 큰 구도를 바꾸게 될 것으로 면회소를 통한 수시확인과 연락이 가능하게 되어 지금과 같은 절차상의 복잡함이나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상봉기회 등 여러 문제점이 해소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Q : 면회소 설치 문제가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인데 설치 장소에 이견이 있는 것이죠?
A: 그렇습니다. 남측은 판문점 혹은 금강산과 함께 두 곳 정도에 면회소 설치를 하자는 입장인데 반해, 북측은 오직 금강산만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회담 막판에는 경의선 구간 중에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남북이 합의했으나 이는 완공후 다시 논의하자는 북측의 입장으로 인해서 이번 회담에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습니다.
또한 서신 교환 역시도 3월 15일로 합의는 했지만 남측이 서신교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은데 반해 북측은 선 시범사업 후 확대방안을 들고 나와 일단은 300명으로 합의를 보았지만, 이 같은 숫자로는 많은 이산가족들의 애환을 풀기에는 역부족임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이산가족 사업 등으로 가뜩이나 짧은 2월이 바빠질 것 같은데 금강산에서 마라톤 대회도 한다면서요?
A; 현대아산 측에 의하면 2월 24일 금강산에서 남측과 외국인 관광객이 참가하는 통일염원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대회는 현대 아산과 현대 상선이 공동주최를 하고요, 북측이 적극 지원을 약속한 상태에서 1999년 스페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북한의 정성옥 선수가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라톤 코스는 총 2개의 코스로, 고성항에서 삼일포를 거쳐 금강산온천장까지 총 구간 26㎞인 삼일포 코스와 고성항을 출발해 금강산 여관을 경유, 온천장까지 총 10.9㎞를 달리는 금강산 건강달리기 코스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삼일포 코스는 마라톤 애호가들의 코스로, 금강산 건강달리기 코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코스로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현대 아산에서 밝힌 이번 대회의 캐치프레이즈는 `뛰면서 즐기는 금강산`인데요 그동안 현대의 금강산 사업이 적자를 계속 누적해 오지 않았습니까. 아마도 해소방안 중의 하나로 기획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아무튼 이 마라톤 코스가 그 동안 차량 이동만이 허용돼 왔던 곳이어서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새로운 기쁨을 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Q: 이번 주에는 북한 TV가 지난달 있었던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방문 일정을 영화로 제작하여 안방에서 방영했다고 하는데 이 소식을 전해주시죠.
A: 지난해 5월에 있었던 비공식 중국 방문때에도 김 위원장의 행적을 기록영화로 만들었구요, 남북정상회담때도 마찬가지로 영화제작을 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것이 거의 대국민 보고용 혹은 시사교양용으로 어김없이 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 역시도 기록영화로 제작되어서 안방 TV를 통해 방영되었습니다.
지난 28일 저녁 8시 정규뉴스를 10분간 단축하고, 약 48분간 방영된 이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의 열차가 철교를 건너 단둥에 들어서는 것을 첫 화면으로 해서 지난 16일 상하이에서 주룽지 중국 총리와 반갑게 얼싸안는 모습 등 그 동안 공개되지 않은 김 위원장의 행적을 날짜별로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Q: 북한에서는 영화가 당 정책의 홍보수단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기도 하고 또한 알려진 바대로 김 위원장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인데, 이번 중국 방문의 효과가 영화부문에서 제일 먼저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는 뭔가요?
A: 말씀하신대로 이번 김 위원장이 개혁개방의 학습지로 택한 상하이가 중국영화의 중심지라는 점과 `동양의 할리우드`인 상하이를 본 김 위원장은 영화에 남다른 조예와 애착을 가진 지도자라는 점이, 아마도 북한에서는 영화계에서 먼저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전망을 낳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90년대 들어 북한 영화계에서도 `원로`들이 다 퇴진하고 젊고 참신한 신인들이 상당수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김 위원장의 염원 중의 하나가 `세계적인 영화 연출가`가 북한 영화계에서도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북한이 변화를 시작한다면 영화쪽에서는 영화제작 시스템이 지금의 당 선전선동부에서 총괄하는 구도가 아닌 독립채산제 방식의 소 창작단에 의해 제작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이고, 영화의 소재와 주제면에서도 보다 흥행성과 국제사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 내용성을 위주로 제작될 것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국제영화제에 출품도 하게되고 반대로 외국영화에 대해 문호를 개방하기도 하는 등 그 변화상을 제일 먼저 보여줄 것이라는 것이죠.
아직 이런 변화의 흐름이 확실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영화에 가진 애정과 비중이 남달라서 북한의 변화상 중의 하나가 영화로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Q: 그런가하면 북한의 김일성 대학에 법률대학이 신설됐다고요.
A: 북한이 최근 김일성종합대학에 사상 최초로 법률대학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는 대학이란 이름으로 법을 가르치는 곳이 단 한군데도 없었거든요.
법학부는 80년대 이전까지만해도 역사학부나 철학부 등에 통합되었다가 분리되었다가 하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분야로 취급되어 오다가, 80년대 이후 법학분야가 완전 학부로 자리잡고 80년대 말부터 동구권 붕괴와 더불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적응하기 위해 법학부내 국제법과 등이 신설되기 시작했습니다.
Q; 그럼 학부체계로 작게 있던 법학부가 법률대학으로 확대 개편된 셈이군요.
A; 그렇습니다. 우리 식으로 하자면 단과대, 종합대 같은 기준일터인데요, 김일성대는 이제까지 사회, 인문, 자연계통을 가르치는 학부제로 운영되었는데요, 지난 99년 첫 단과대학으로 컴퓨터과학대학이 신설된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법률대학이 신설된 것입니다.
따라서 여태까지 불필요하던 분야가 이와 같이 확대되었다는 것은 국내법보다는 국제법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겠다는 의도이고, 국제 자본주의 시장에 적응해 나가기 위한 준비로 보는게 적당할 것 같습니다.(이 소식은 MBC 라디오 ’남북한마당’에서 매주 일요일 아침 6시에 방송됩니다)
박희진 기자
hjprak@tongi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