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기자(hjpark@tongilnews.com)


남북은 29일 금강산에서 개최된 제3차 적십자회담에서 내달 26일부터 3박 4일간 이산가족 100명씩 서울, 평양 교환방문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이산가족 300명의 서신교환은 3월 15일에 하기로 합의하는 등 생사, 주소확인 및 서신교환 일정을 합의했다고 29일 연합뉴스가 보도하였다.

올해 처음 열린 적십자회담은 남과 북 모두 수석대표를 교체하는 등 새로운 대표단 체제 아래 의욕적으로 열린 데다가, 회담 첫날에 이 같은 합의를 도출해내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문제를 비롯한 남은 의제 해결에도 그 어느 때보다 밝은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

3차 이산가족 상봉 일정과 절차

1월 31일에 남북 양측은 방문단 후보자를 포함한 각 200명씩의 명단을 상호 교환한다.

2월 15일에는 방문단 후보자의 상호확인 결과를 통보하고, 2월 17일 최종 방문단 남북 각 100명의 명단을 확정하기로 했다.

최종 확정된 방문단 100명의 명단 통보와 관련하여 남측은 내달 20일 교환을 제의했으나 북측이 일기와 교통사정 등을 감안해 17일 교환할 것을 제의하여 이같이 합의했다고 남측 회담 관계자는 밝혔다.

따라서 2월 17일 최종 확인된 남북 100명의 이산가족들은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과 평양길에 오르게 되었다.

생사, 주소 확인 및 서신교환 절차

이날 남북은 연락관 접촉을 통해 1차 이산가족 생사, 주소확인 결과 회보서를 교환했다. 따라서 대한적십자사와 정부는 30일 이 회보서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고 이산가족들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2월 9일에는 2차 이산가족 생사, 주소확인 100명의 의뢰서를 교환하고, 2월 23일에는 결과 회보서를 교환, 이날 이후 또다시 남북 이산가족 100명의 생사, 주소확인은 가능하게 되었다.

이어 3월 15일에는 이산가족 300명의 서신교환을 실시하기로 합의하였다.

이 밖에도 남측은 이산가족의 생사, 주소 확인에 대한 범위를 확대할 것을 제의했으나 북측은 검토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남측은 이 문제가 면회소를 통해 풀릴 수 있는 것인 만큼 면회소 설치 논의에 따라 가변적인 의제로 상정하고 있다.

이산가족의 면회소 설치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미 남북간에 합의를 마친 상태이나 남측의 판문점 설치 주장에 대해 북측은 금강산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 모두 어느 정도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회담관계자들을 전망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항구적인 면회소는 경의선이 연결된 뒤 중간지점에 설치하면 되는 것이고, 이번에 논의할 것은 금강산이든 판문점이든 임시면회소`라고 말해 이와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하겠다.

이번 회담에서 남측에서 새로이 제기한 안건은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문제`이다. 남측은 설, 6.15, 8.15, 추석 등 일년에 4번을 정례화하여 교환상봉을 하자는 안건을 제기했으나 북측의 입장은 검토해 보겠다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오히려 북측은 `2001년 대회`에서도 거론한 바 있는 `비전향장기수와 가족의 송환`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남측은 이미 작년 9월, 63명 희망자 전원을 송환했다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전했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안건도 있고, 남과 북이 새로이 제기한 안건도 있으나 연초부터 북측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성의를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점이나, 최근 북한의 변화 움직임과 연관하여 양측 모두 실리주의적 접근으로 성과를 내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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