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기자(hjpark@tongilnews.com)


▶북한의 우리식 문화
[저자] 주강현 [출판사] 당대

남북관계하면 단연 정치, 군사교류와 회담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분단이 주는 강고한 정치군사적 의미 때문일 것이다. 반면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으로 통칭되는 남북화해와 협력의 정책 속에서 가장 기지개를 크게 편 부문은 경제분야이다. 그런가하면 지난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각종 남북 문화교류와 이산가족 상봉사에 얽힌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은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의 관심사안이다. 이처럼 현재의 남북관계는 각 부문, 분야별로 확대되어지고 있고, 그 관심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갖는 북한에 대한 관심사는 북한 그 통째로라기 보다 각각 쪼깨어져 있으며, 어느 한쪽으로의 편향성마저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가 미처 눈돌리지 못한 21세기 통일문화의 형성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한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이 책의 저자 주강현씨다. 주강현씨는 북한의 민족문화 성과물 다수를 남쪽에 소개하며 북한 및 통일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저술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북한문화연구자이자 남북한 통일이후의 `우리문화` 형성에 기초될 연구를 하고 있는 민속문화학자이다.

당대출판사에서 2000년 9월에 펴낸 `북한의 우리식 문화`는 저자 주강현씨의 오랜 북한문화연구를 통해 북한문화 속에 녹아있는 우리 민족 고유한 문화적 동질성을 강조하며 남북한 사회통합에 있어 긍정적 작용을 하게될 `같음`의 민족문화에 대한 공유와 복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라는 사회가 정치, 경제, 문화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유일한 사상 아래 `우리식 사회주의` `우리민족제일주의` 등의 공동의 슬로건을 가지고 있기에 북한 문화 제대로 보기는 곧 북한 사회 제대로 보기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풍부하게 서술하고 있다.

제1장에서 다루고 있는 열 가지 남북문화 독해법이 그것인데, 이는 단순히 북한 문화 제대로 보기 차원을 넘어서 현재 북한을 보고있는 편협하고 일방적 시각을 교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매우 쉽게 서술되어 있다. 저자는 이를 `수다떨 듯 지극히 일상적인 사례들`을 통해, 일상의 문화를 통해 당대의 사회적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데서 `수다떨기` 방식으로 서술을 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남북정상회담 직후 불었던 `김정일 신드롬`이 보여주었던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판단력 결여의 문제라든가, 북한에 대해 촌스럽다고 말하는 남쪽 사람들이 기준이 잘못 이식된 서구 문화의 잣대라는 점, 어쨌든 남쪽보다는 잘 보존되어 사회 속에서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전통문화에 대해 가지는 잘못된 상업적 우월감 등을 알기 쉽게 비교 서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북한 문화 제대로 보기를 통해 남한과 `다름` 보다는 `같음`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같음`을 향후 교류협력을 통해 신뢰감을 형성해 나가며 통일문화로 형성해 나갈 때 비로소 통일의 큰 그림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 본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불리워진다. 이는 문화가 어느 한 시기에 단번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한 고유하고도 창조적인 산물이기 때문이며 그만큼 문화산업이 가지는 부가가치가 크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민족, 민족문화, 그리고 통일문화까지 이어지는 엄청난 남북의 잠재력을 가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느 부분보다 동질성이 많아 남북화해와 협력의 기운이 샘솟기도 한다. 몇 해전 유홍준의 `북한문화유산답사기`에서 느낄 수 없었던 북한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북한의 우리식 문화`를 독자들이 꼭 한번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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