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식(張忠植)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3일 한적 국실장회의를 통해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이 날짜로 사임했다.

장 총재는 지난 8월1일 한적 21대 총재로 취임, 이날 5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물 러남에 따라 한적 사상 최단명 총재로 기록되게 됐다.

한적은 이에 따라 중앙위원회를 열어 후임 총재를 선임하게 되며 그전까지는 장정자(張貞子) 부총재가 총재직을 대행하기로 했다.

이날 장 총재는 `대한적십자사 총재직 사임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남북이 서로에 대한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을 때만 통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월간조선`(10월호)과 인터뷰를 했다`며 `이런 충정이 의지와 무관하게 북한 관계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적의 개혁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게 언론에 내부갈등 내지 내홍으로 투영된 것을 참으로 유감되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남북이산가족 상봉이라는 대업의 진행에 중책을 지고 있는 본인이 이른바 `인사문제`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고 있음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장 총재는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를 믿고 제게 중책을 맡겨주신 김대중 대통령과 그간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사죄의 인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적 관계자는 `장 총재가 `월간조선` 인터뷰 파문에 이은 사과문 소동과 최근 박기륜(基崙) 사무총장을 해임하는 과정에서 빚은 갈등 때문에 결국 더이상 총재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 200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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