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덕어장`, `동해 홍게잡이`, `서해 꽃게잡이` 등 남북 공동어업 사업에 공통적으로 남측 어민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남북 공동어업 사업은 북측의 식량부족 및 외화 획득을 유인하고 남측 과잉어선의 북한 진출을 통한 경영체제 안전성 유지라는 이점이 있으나 남남 갈등으로 인해 그 추진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은덕어장 = 전국어민총연합회(전어총)와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간에 지난 2월 합의된 이른바 `은덕어장` 공동 어로사업은 전어총에 대한 남측 어민간의 대표성 시비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전어총과 민경련은 당시 전어총 소속 어선들이 북측 동해안 원산 앞바다 광범위한 해역에서 조업하도록 허용하고 어획에 따른 이익은 반반씩 나누는 `민간어업협력에 관한 합의서` 등을 채택했다.
어업수역은 동해의 북위 38도36분50초, 동경 130도30분00초의 점과 북위 40도00분0초. 동경 131도23분00초의 점들을 연결하고 이들 점에서 진방위 90도 방향으로 연장한 200마일 경제수역 경계선과 마주치는 선까지의 광범위한 해역이다. 이 해역은 오징어잡이 어선 400척이 동시에 조업할 수 있으며 송어, 가자미, 홍어, 게 등이 많이 잡힌다.
북측이 제4차 남북장관급 회담(12-16일.평양)에서 남북 어업협력사업 수역으로 `은덕어장`을 거론하면서 이 수역 공동 어로사업이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됐고, 정부는 어민들의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9일 "그동안 전어총이 북한과 어업협력을 추진했으나 국내 어민간의 이해관계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된 이번 어업협력 사업에는 어민을 대표할 수 있는 수협 등이 나서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 홍게잡이 = 지난 1월에도 남한 어민간의 이해관계 충돌로 남북 교역사업이 무산됐다. 은덕어장 공동어로가 남북이 협력해 이익을 나누는 협력사업인 반면 동해 홍게잡이는 남측 선박과 북측 홍게를 물물교환하는 방식이다.
안승유통은 지난 1월 어선 10척 등을 제공하는 대신 북측 동해 어장에서 잡은 홍게를 반입하기로 북측 민경련과 합의하고 최근 정부에 선박 반출 승인을 요청했으나, 해양수산부가 통일부에 불허 입장을 통보함에 따라 무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민간교역 활성화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나 북한 홍게가 대규모 반입될 경우 홍게 수출가격 하락을 우려한 강원촵경북지역 홍게통발협회 등 어민들의 반발과 이에 따른 해양수산부의 입장을 고려해 선박 반출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서해 꽃게잡이 = 지난해 1월 통일부로부터 어로부문 남북 경협 협력사업자로 첫 승인을 받은 (주)해주도 북측과 서해 공동어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사업 승인`을 받지 못했다.
(주)해주는 북한의 광명성총회사와 함께 풍어수산물합작회사를 세워 서해 대동강 하류 근방 해역에서 조기와 홍어, 게 등을 잡아 국내 반입 및 수출을 하기로 합의했다. 해주는 선박과 어로기술, 북측은 어장 및 노동력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주의 이 사업은 같은해 3월께 인천 지역 연근해 어민과 서해 5도 지역 어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서해 지역 어민들은 해주가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에는 회유성 어족이 많아 북측지역에서 물고기를 잡을 경우 남측지역 어족 자원이 고갈된다고 반발함에 따라 통일부는 지난 8월 해주의 사업을 불허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어민들의 이해상충으로 인해 남북 어업 교류.협력 사업 추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남북 어업 교역 및 협력 사업을 추진하려면 어민간 이해관계 상충을 해소하는 방안을 연구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 2000.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