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선을 타고 북한 장전항에 내려 원산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통로가 개설됐다.

16일 강원도와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공식 초청으로 이날부터 20일까지 북한을 방문하는 김진선 강원도지사를 비롯한 강원도 대표단이 금강산 관광선을 이용해 장전항과 원산을 거쳐 평양에 들어가기로 했다.

남북한이 `동해항-장전항-원산-평양` 통로를 개설한 것은 지난 6월 처음으로 열린 서해 직항로 못지 않게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우선, 평양을 방문하는 남한 대표단이 처음으로 금강산 관광선을 이용해 평양을 방문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순수 관광 차원에서 운영돼온 금강산 관광선이 남북 회담 대표단을 실어나르는 교통수단으로 정착되는 길을 열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비록 지난 9월 금강산에서 개최된 제2차 남북 적십자회담 남측 대표단이 금강산 관광선 봉래호를 이용해 북한에 들어간적은 있으나, 이번 경우와는 의미가 다르다.

이와 함께 장전과 원산지역은 북한의 손꼽히는 군사요충지 가운데 하나다. 북한은 장전항이 개방되면서 이 일대 곳곳에 신형 야포를 배치하는 등 군사대비책을 마련해 전략적 요충지임을 반증했다.

특히 북측이 공개되길 꺼리는 이 지역을 남측에 보여준 것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양측간에 상당한 신뢰가 축적됐음을 말해주고 있다.

북측이 이같은 새 통로를 앞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남측 정부 대표단에도 개방할지 아직은 속단할 수 없지만 북한이 최근 남북대화 과정에서 상당한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강원도와 북한 강원도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농업 기술협력과 솔잎혹파리 공동예방 사업을 중점 논의키로 해 장전항과 원산, 평양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북측의 산림과 농업 실태를 보여주기 위해 이같은 통로를 새로 개설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합 200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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