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장관급 회담에 나선 북측 대표단의 안내원과 보장성원(지원인원) 등 `대남일꾼`들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소속임을 당당히 밝히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들중 상당수는 1~3차 장관급 회담때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소속이라고 내세우던 낯익은 인물들이다.

또 새롭게 나선 대남일꾼들도 `조평통에서 나왔다`고 스스럼없이 소속을 밝혀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들은 사전에 준비를 한듯 `장충식(張忠植) 대한적십자사 총재 발언` `국방백서의 주적 명시` 등에 대해 수시로 거론하면서 남측 수행원이나 기자들에게 북측의 분위기 전달에 주력했다.

이들은 또 12일 만찬에서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길에 들어선 마당에 일부 주전론자들이 `주적` 운운해 모처럼 맞은 민족적 단합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당국자나 책임있는 자들의 신중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북남관계를 얼마나 악화시킬 수 있는지 요즘 분위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는 경고성의 메시지를 전해 남측 관계자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은 오랜 기간 대남사업에 종사한 경력을 과시하듯 남측 대표들과 과거의 남북회담을 소재로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를 두고 남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장총재 발언, 주적 명시 등 남측에 대한 불만을 전달하기 위해 노동당의 대남정책 총괄부서인 조평통이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가명을 사용하던 북측 인사들이 남북관계가 활성화되면서 실명을 사용하는 것처럼 직책을 밝히는 면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북측은 장관급회담이 당국간 대화인만큼 조평통 소속 일꾼들을 주로 포진해 민간 차원의 협력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합 200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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