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협과 중앙일보, SBS는 4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세레스룸에서 기자회 견을 열고 고구려 유물 및 고분벽화 시사회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
분단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고구려 국보급 유물이 서울 시민들을 만난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중앙일보, SBS의 주최로 오는 12월 6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코엑스 3층 특별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기획전 고구려!`는 분단으로 공백상태로 남겨졌던 고구려 유물과 유적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회와 관련해 주최측은 4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세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구려 유물 및 고분벽화 시사회를 가졌다.
민화협 박용길 장로는 "오랫동안 준비하고 기대하던 고구려 유물전을 개최하게 돼 기쁘다"며 "직접 가서 보니 너무 많은 분들이 노력을 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인사말을 했다.
▶슬라이드를 통해 유물 설명을 하고 있는 서길수 교수.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
그는 또 "이번 전시는 남북이 서로 믿지 않으면 이런 귀한 물건을 북으로부터 받아올 수도 없었을 거"라며 "이번 유물전을 통해 선조들의 슬기를 보면서 남북이 하나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바램을 전했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바인홀딩스 유충민 대표는 이번 전시가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북측 유물이 서울로 인도되기까지 내내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며 "북측의 유물이 남포항에서 선적되고 배가 출항하고서야 평양 고구려의 서울 전시를 확신할 만큼 남북관계 사업의 어려움을 실감하였다"고 말해 전시회가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번 전시회의 학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태돈(서울대) 교수는 "북쪽 유물이 남쪽에서 전시된다는 것 자체가 의의"라며 "분단이 한 고비를 넘어 모든 민족과 함께 볼 수 있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있어 이번 전시회가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그 의미를 전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이번 전시회에는 북의 국보 4점을 비롯해 250여점의 고구려 유적과 유물이 시민들에게 선보여질 예정이다.
▶벽화를 설명하고 있는 이형구 교수.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
국보 4점은 영강7년명 금동광배, 연가7년명 일광삼존불, 해뚫음무늬 금동장식품, 불꽃뚫음무늬 금동관이며 이중 영강7년(551년) 금동광배는 용인 호암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국보 제118호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의 뒤에 붙었던 광배로, 이번 전시를 통해 남북이 한몸으로 성불하게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끈다.
뿐만 아니라 국보급 유물외의 전시물들도 눈길을 끌만하다.
실물크기로 복원한 벽화무덤(덕흥리벽화무덤, 안악3호무덤, 진파리1호무덤, 강서큰무덤, 덕화리2호무덤) 5개와 일본에서 5년 전에 전시한 실물크기 벽화 복원 유물 61점, 실물크기로 복원한 광개토대왕비(6.34m) 등은 고분벽화의 주제였던 생활풍속, 장식무늬, 사신 등을 통해 고구려 사회상의 변화나 내세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노태돈 교수 [사진 - 통일뉴스 송정미기자] |
전시기획위원장 서길수 서경대 교수는 전시 유물에 대해 설명하면서 "보존이 중요시되는 작품들을 북쪽에서 내려보냈다는데 굉장히 놀랬다"며 북한 당국의 배려가 컸음을 전했다.
한편, 학술자문위원장 노태돈 서울대 교수는 이번 전시에 대해 "북한지역에 있던 문화유산들이 휴전선을 넘어 분단후 처음으로 서울에 와서 서울 시민들에게 보여질 수 있게 전시회가 개최되는 것 자체가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남의 유물이 북에 가서 전시되고 이를 계기로 남북한 학자들이 만나 학술토론을 하고, 또 남북한 시민들이 우리 문화 관람을 통해 우리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국보 4개와 새로 발굴된 유물들을 전시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당국의 상당한 배려로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김창수가 말하는 고구려전 관람 포인트>>
- 이번 전시회에 소개되는 우수한 고구려의 벽화는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 표현이 그 특징입니다. 고구려 벽화에는 문헌에서 엿볼 수 없는 고구려 시대의 생생한 생활상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고구려벽화는 한국미의 원류입니다.
- 세계적으로도 벽화를 갖고 있는 민족이 몇 안되는데, 우리는 보기 드물게 그런 회화적 족보를 갖고 있는 민족입니다.
- 우리는 덕흥리 벽화, 진파리 벽화, 수산리 벽화에 새겨진 나무그림에서 우리 산수화의 원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 고구려 벽화에는 철의 신, 농사신, 바퀴신 등 많은 신들이 등장합니다. 그리리스 로마 신화와 비교할만합니다. 고구려인들의 종교관과 세계관을 알 수 있습니다.
- 고구려 덕화리 벽화 등에는 별자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고구려 시대에 만든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별자리의 흔적이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 이미 고구려 시대의 별자리 연구가 뛰어났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고구려시대 천문학 연구는 세계적 수준이었습니다.
- 안악 3호분의 수박도, 각저총의 씨름그림 등 고구려의 고분벽화에는 오늘날 고구려 시대를 그 기원으로 삼고 있는 전통무술의 원형들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 안악3호분과 강서대묘는 건축양식이라는 점에서 볼 때도 신라의 설굴암과 불국사 석가탑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고구려인들의 우수한 건축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안악3호분의 현무도은 당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역동적이고 입체감 넘치는 세계적인 자랑거리입니다.
-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국보 4점을 전시합니다. 그동안 우리의 국보 118호인 미륵반가사유상 와 짝을 이루는 광배는 북한의 국보인 연가7년명금동광배 로 추정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학계에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번에 북한에서 연가7년명금동광배 를 가져와 전시하게 됨으로써 과연 미륵반가사유상의 광배가 맞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안악2호분에 새겨진 벽화 비천 에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으뜸가는 미인이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서 고구려 여성들의 활발한 기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일본축구협회의 엠블렘인 삼족오(세발달린 까마귀)는 이미 고구려 벽화에 나타납니다. 고구려 벽화에서 삼족오는 해를 상징하고, 두꺼비는 달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 수렵도는 고구려인의 기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동안 국사책이나 미술책을 통해서 친숙하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춤무덤(무용총)의 춤그림도 너무나 잘 알려진 그립니다. 고구려인들의 풍류와 넉넉한 생활을 알 수 있습니다.
- 덕흥리 벽화에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헤어지는 견우와 직녀가 있습니다. 견우와 직녀의 벽화에서 남녀의 노동분화를 알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베짜는 것이 고부가가치 산업이었다고 합니다.
- 광개토대왕릉비를 실물크기 그대로 복원하여 전시함으로써 고구려인들의 기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고구려의 첫수도인 환인의 오녀산성에 있는 고구려 왕궁터 사진을 최초로 공개합니다. 처음 공개되는 오녀산성 궁궐터 사진과 유물사진을 통해서 동명성왕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