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지난 87년 1월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동진 27호 갑판장 강희근(49)씨가 1일 남한에 있는 어머니 김삼례(73)씨를 만남으로써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법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에 대해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상봉이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에 첫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국어대 이장희교수는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는 이념적으로 풀면 남북관계가 5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화해와 협력, 평화`라는 현재의 시대정신에 맞게 넓은 의미의 인권.이산가족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며 `이번 상봉을 이러한 최초의 시도가 아닌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국군포로.납북자에 대해 남북한의 입장이 다른 상태에서 이 문제를 논리적으로 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며 `50년전 강대국의 파워게임으로 빚어진 분단자체가 모순인 상태에서 생겨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논리적인 해결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국대 강정구 교수는 `납북자 가족을 이산가족 방문단에 포함시키고 이를 북한에서 먼저 발표하도록 한 것은 남한측에서 잘했다`며 `이번 상봉이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그러나 이번 계기를 통해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와 함께 인민군포로.납남자 문제도 다뤄져야 한다`며 `이제는 남쪽 시민사회가 반공 일변도에서 벗어나 북쪽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남북 양쪽이 다 잘못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세종연구소의 이종석 연구위원은 정부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의 틀에서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해왔다며 `이번 상봉으로 그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남한이 납북자.국군포로의 존재를 주장하고 북한이 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이들 가족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만나게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상봉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20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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