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28일 북한을 방문했던 토니 홀 미 하원의원(민주.오하이오주)은 29일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이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하면 기뻐할만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홀 의원이 전한 김 부상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 정부가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북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그는 이날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방북전인 23일 클린턴 대통령이 나를 만나 북한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이후 추진되고 있는 변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한 사실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난 96년부터 모두 여섯차례에 걸쳐 방북했던 그는 사견임을 전제한뒤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한반도의 안전, 북한의 인도적 상황개선 등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에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홀 의원은 이어 북한의 경제상황과 관련, "최근의 외교적 변화 때문에 변화를 기대했으나 평양밖의 상황은 더 나빠진 것 같다"며 "북한 관리들도 경제상황이 `더이상 나빠질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방북기간 평남 온천, 함북 청진, 평북 박천 등을 둘러본 홀 의원은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해 자연재해로 식량생산이 50% 감소됐으며 전력마저 거의 공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홀 의원은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식량부족으로 굶주리고 있다"면서 "북한의 기본적인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110만t 가량이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해외지원 식량의 군부 유입 의혹에 대해 "북한 식량분배 체계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지원식량이 주민들에게 분배되는 것으로 확신한다"며 "지원식량용 쌀부대가 주민들의 짐 포장지로도 사용된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홀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이 방북기간 촬영했던 콩껍질 등 사진 11점 및 최신용 지도 1점, 미국이 지원하는 식량배급용 부대, 목피(木皮) 60%와 곡류 40%로 만든 식량대체용 국수 등을 소개했다.

한편 그는 30일 오전 청와대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예방, 자신의 방북결과 설명과 함께 북한 식량상황에 대한 관심을 요청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 클린턴 대통령에게도 방북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200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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