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7박 8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남측 영화인들이 21일 영화진흥위원회 회의실에서 방북결과 보고를 겸한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22일 연합뉴스가 보도하였다.
이 소식에 의하면 방북영화인은 방북기간 동안 북측 영화계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북측 영화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으며, 분단 이래 처음으로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등을 둘러보면서 북측 영화제작 시스템을 파악하고 남북교류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다는 점에서 이번 방북이 매우 뜻 깊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임권택 감독, 문성근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이용관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유인택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이은 영화진흥위원 등이 참석하였다.
방북단의 좌장격이었던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번 방북을 통해 극영화의 합작 제작은 당장은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됐지만 애니메이션, 만화영화의 경우 북측도 희망한 만큼 합작제작의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또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7편의 북한 영화를 초청, 상영한다는 방침을 추진중 무산된 경위를 북측으로부터 직접 듣고 `빠르면 내년 부산영화제에 북한 영화인들은 몰라도 북 영화는 초청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방북이 남달랐던 문성근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은 94년 타계한 고 문익환 목사의 3남으로 그는 방북기간중 북측 영화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부친인 문 목사의 일대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제작 등에 관한 의사타진을 해 `대단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극영화의 남북합작제작은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한데 비해 애니메이션 영화의 합작은 성사 가능성이 높은 부분으로, 영화에 관심이 많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애니메이션 합작제작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적극 검토해보라는 지시까지 내렸다는 사실을 북측 인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방북단은 전했다.
사실 북측 영화현장의 기술설비가 남측보다 열악하다는데 대해서 방북단은 이의를 달지 않았다. 따라서 영화제작 방식과 시스템도 다르고 게다가 남북한의 체제와 지향하는 세계가 너무 다르다는 점에서 극영화의 합작을 당장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용관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은 `남북통일을 전제로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차원에서 남한영화계가 안쓰는 장비를 북측에 전달하고 북측영화인을 초청해 남한 영화계 현실을 파악케하거나 영화관련 통계를 서로 모아보는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화계는 남북영화인들이 앞으로 중국 베이징 등에서 회동할 경우 기술교류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우선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 과정에서 남북영화학술 토론회 개최 등의 문제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진 기자
hjpark@tongi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