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역사를 가졌던 둘의 운명은, 미국 하드퍼드신학교에서 만나며 하나로 엮였고, 두 사람은 가는 곳마다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었다.”

한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한, 지금은 고인이 된 문동환·문혜림(Faye Moon) 부부가 실천한 공동체와 활동 모습이 담긴 작품들의 국회의원회관 전시가 진행되고있는 가운데 축하행사와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 상영이 진행된다.

‘늦봄 문익환 기념사업회’(이사장 송경용)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5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2 로비에서 국회 전시 축하행사를 개최하고, 오후 4시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가 상영된다고 알렸다.

‘문동환·문혜린 기억전 <움직이는 공동체>’는 국회의원회관 제2 로비에서 21일 시작돼 26일까지 열린다. 문동환·문혜림 부부의 활동 관련 사진과 자료 및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는 전시 전문 작가 김진주와 박문칠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문동환, 문혜림 부부(가운데)와 박용길 장로 등 늦봄 문익환 목사 가족들이 2002년 6월 4일 중국 길림성 용정시 명동촌의 생가를 찾았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지금은 고인이 된 문동환, 문혜림 부부(가운데)와 박용길 장로 등 늦봄 문익환 목사 가족들이 2002년 6월 4일 중국 길림성 용정시 명동촌의 생가를 찾았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문동환 목사는 1921년 북간도 명동촌 공동체에서 고 문익환 목사의 동생으로 태어나 기독교 세례를 받았고, 문혜림은 1936년 미국 코네티컷 길퍼드에서 장미농장의 딸로 태어나 뉴욕 할렘에서의 봉사활동을 계기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사는 꿈을 꾸었다.

신학교에서 만나 1961년 결혼한 이들은 수도교회를 목회하고 ‘새벽의 집’ 공동체를 꾸렸으며, 반유신운동으로 해직된 문 목사는 ‘갈릴리 교회’를 세웠다. 1986년 문혜림은 의정부 기지촌 여성 쉼터 ‘두레방’을 열었고, 문 목사는 1988년 정치에 뛰어들었다. 은퇴후 노부부는 문혜림의 미국 고향으로 돌아간 뒤에도 문혜림은 한인 여성을 돕는 ‘무지개의 집’ 공동체를 만들었고, 문 목사는 6.15민족공동위 해외측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두 사람의 일생이 ‘움직이는 공동체’ 자체였다는 것.

‘늦봄 문익환 기념사업회’는 25일 3시 축하행사와 4시 영화 상영회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다수의 국회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문동환·문혜림 부부가 걸어온 길을 기념하고 되짚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서면 축사에서 “명동촌, 수도교회, 새벽의 집, 두레방, 무지개의 집까지 두 분이 가는 곳마다 공동체가 생겨났다”며 “분열과 갈등, 혐오가 흔들고 있는 지금의 사회에서, 서로의 생명을 살리고 연대하는 두 분의 정신은 더욱 절실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문익환 목사의 유택 박물관인 ‘문익환 통일의집’(강북구 인수봉로 251-38)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며, 국회에서 전시하기 어려운 고 문동환·문혜림 부부의 유품과 자료, 작품 등이 2026년 2월 말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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