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은 164차 촛불대행진을 대신해서 ‘2025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 올해는 전태일열사 55주기와 민주노총 창립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더욱이 대행진 장소가 전태일 열사가 일했던 평화시장 건너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개최되어 뜻깊었다.
집회장에서 바라본 평화시장 간판은 지금 이 시간에도 반짝이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 시절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많이 개선되고 발전하였으나, 노동자들의 울부짖는 외침은 그대로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1년에 두번 집회 참가 의무를 지는데 5.1노동절과 11월 전태일정신 계승 노동자대회이다. 대회장을 가득 채운 조합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민주노총가>를 부르면서 대회를 시작했다. 5만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부르는 노래는 장중하고 거대하게 퍼져나갔다.
포스터의 주제목이 “주도하라 새시대를!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홍보되어 있다. 본무대의 배경도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주요 구호는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라고 선창하고 외쳤다. 수 많은 깃발들이 휘날렸고, 민주노총 문화선봉대의 힘차고 화려한 공연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런데 눈으로 보여진 연맹들의 구성이 많이 달라보였다. 그전에는 금속연맹을 주축으로 건설노조, 공공운수노조, 전교조 등이 돋보였으나, 이번 대회는 학비노조, 공공운수노조, 공무원노조, 서비스연맹이 더 많아 보였다. 구성비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더욱 눈에 들어온 것은 여성노동자의 숫자가 엄청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했는지 다양한 색깔의 조끼와 응원도구 등이 많았다.
이목을 집중한 것은 권영길 전 민노총위원장으로 노구를 이끌고 연단에 올라 연설도 하고 구호도 선창했으며, 박수도 많이 받았다. 권 위원장의 눈빛이나 힘있는 연설은 아직도 자본가들의 심장을 서늘하게 만들 것이다. 연설 내내 노동자들의 모습도 진지 모드를 유지하면서 연대와 존경을 나타냈다.
집회 내내 소그릅들은 정치 주제나 미국 반대의 주장을 홍보하고 주장을 펼쳤다. 사회주의적인 내용으로 노동자의 대변혁 만이 진정한 노동자의 권리를 실현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현재 내란종식 이슈가 서초동으로 집중되는 가운데 오늘의 노동자대회는 연맹 별로 자신들의 요구와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집회를 마치고 연맹별로 나뉘어 을지로와 종로로 행진을 시작했다. 나는 1호차를 따라서 을지로, 을지로역, 한국은행을 거쳐 세종호텔 고공농성장으로 행진했다. 다른 행진대오는 종로2가 서울지방노동청까지 행진했다.
1호차는 공무원노조, 학비노조, 공공서비스노조, 대학노조, 전교조가 전진했다. 행진대오는 연맹의 조건을 반영해서인지 다양한 색과 응원도구로 화려했다. 엄숙함보다는 즐겁고 행복한 표정으로 보였다. 맨 뒤에는 장애인철폐연대가 수 많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면서 마지막을 장식했다. 행진 중간에 을지로3가역에서는 문화선봉대가 사거리에서 응원전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든 행진을 마치고 구로동으로 돌아와 구로시민센터 대표의 생일과 뒤풀이를 함께 했다. 이 세상의 주체인 노동자가 자기 자리에 우뚝 서고, 기득권 세력을 부수고 새시대를 주도하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하루도 의미있게 보냈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