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이 21일 오전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각계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대미투자 강요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이 21일 오전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각계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대미투자 강요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번 일어난 일은 두번, 세번도 벌어질 수 있다. 

대미 직접투자 3,500억 달러(490조 원)에 관세인하의 조건으로 1,000억 달러(140조 원)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자동차·반도체·배터리·조선 등 민간 제조업 부문의 별도 투자 1,500억 달러(210조 원)까지 최소 6,000억 달러(840조 원)를 내라는 미국의 압력에 이재명 정부는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정상회담 전 협상타결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온 나라 국민이 피, 땀, 눈물로 생산한 최소 6,000억 달러(840조원)를 대미투자, 에너지구매라는 허울좋은 구실로 약탈하려는 미국의 요구에 절대 굴복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광장을 뒤덮고 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제압하기 위해 전국 1,500여 노동·시민단체가 결성한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해산 이후 최대 규모인 854개 단체가 '대미투자 강요 트럼프 규탄! 대미투자 전면 재검토!'의 요구를 내걸고 오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숭례문에서 전국 집중 'NO 트럼프' 대회를 개최한다.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은 21일 오전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각계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투자압박은 한국에 제2의 IMF를 능가할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며, 80%가 넘는 국민들이 트럼프의 투자강요, 관세협력을 부당하다고 여기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투자강요를 즉각 중단할 것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을 믿고 미국과의 협상에 당당히 임하여 대미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이들은 미국의 요구가 투자강요에 그치지 않고 △의약품, 화장품 등 추가적인 관세인상 압박 △농산물 및 비관세 영역의 양보 및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와 별도로 요구하는 △한국 국방비 인상 △방위비분담금 인상 △미국산 무기구매 강요 △대중국 압박동참 등 '동맹현대화' 압력도 거세질 것이라며,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여 얕보인다면, 미국은 한국을 더욱 만만하게 보며 더 많은 것을 내어 놓으라고 요구할 것이 자명하다. 지금 끊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운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공동대표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민들을 호구로 보고, 조금 점잖게 이야기하면 만만하게 보고 부리는 행패', '양아치, 조폭, 마피아 수준의 날강도 짓'이라고 지칭하고는 "그런데도 우리는 오래된 대미굴종과 종속적인 관계 때문에 대놓고 '야! 이 날강도야!' 소리도 한 번 못 하는 정도의 상황이 됐다"고 현재의 상황을 짚었다.

더 심각한 건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한국을 중국 견제의 앞잡이로 내세우기 위해 일본과 담합'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의 5,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가 '즉시 지급되는 현금이 아니라 투자, 대출, 보증 등이 구조화된 형태'라는 설명이 나온 마당에 미국측이 한국을 상대로 3,500억 달러를 즉시 현찰로 내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반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최근 연일 보도되고 있는 트럼프의 발언은 한국과 미국이 결코 동맹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한국의 경제와 국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하면서 "미국의 3,500억 달러 투자강요는 막대한 돈을 강탈하는 행위와 똑같다. 이런 식의 한미통상협상은 즉각 중단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딱부러지게 말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는 "현재 협상의 진행상황과 내용뿐만 아니라 그 경과가 어떻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소상하고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밝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어떤 결정도 반드시 엄청난 후과를 가져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이런 결정은 반드시 국회의 비준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고 오금을 박았다.

그러면서 "한미관계가 동맹으로 남을 것인지, 아닐지는 이제 완전히 미국에 달려 있고 그 책임도 미국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명 정부가 국민주권정부, 민주정부의 길을 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서 있다"며, "이 모든 과정을 전 국민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트럼프 정권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품목별 관세인상과 3,500억 달러 대미 현금 선불투자와 제조업 현장과 기술 이전을 압박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미국의 전쟁기지로 만드는 동맹현대화를 강제하면서 '동맹의 거래화, 종속적 일체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동맹인가?, 왜 동맹인가?"를 따졌다.

그러면서 "'마가'(MAGA. 미국우선주의)를 위하여 대한민국의 역량을 수탈하면서 동맹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끝내는 한반도를 다시 한번 대리 전장으로 소모하려는 미국은 이미 우리의 동맹이 아니"라고 외쳤다.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는 △경주 에이팩 정상회의를 반평화적 대미종속 구조화를 저지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선도하는 계기로 삼을 것 △미국의 경제약탈과 전쟁국면화에 당당하게 저항할 것 △대한민국의 주권의지가 더 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정권의 명운을 걸고 국민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전국민중행동]
[사진-전국민중행동]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대미투자금액을)쓸 곳도 미국이 정하고 이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가겠다는 강요된 투자는 결코 투자가 아니다. 이로 인해 나라 경제가 절단나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지역경제, 공동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오는 25일 서울과 울산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트럼프 방한 예정일인 29일 전국 확대간부들이 상경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지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미국의 3,500억 달러 투자요구와 관세위협은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 온 국제통상규범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고 미국 헌법에도 위배될 위험성이 높은 사안"이라며, "미국의 관세인하와 한국의 대미투자약속을 맞교환하는 트럼프의 협상이 통용된다면 이후에도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무분별한 투자강요를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금 미국의 강압적 요구에 물러서면 앞으로 더 큰 부담과 더욱 불평등한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건 우리 미래와 직접 맞닿아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국민의 동의없이 세금과 재정을 장기간 묶어 두거나 막대한 규모의 부담을 지게 되는 외국의 요구에 약속할 권한이 없다고 하면서 △미국은 투자강요와 관세협박을 즉시 중단할 것 △한국정부는 재정부담이 매우 큰 이번 사안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와 투명한 협상을 할 것을 촉구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미국이 요구하는 본질이 투자가 아니라 약탈이라면 전면 재검토, 아니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이같은 사실을 무시하고 에이팩 이전에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거대한 국민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보당은 25일 숭례문 집회, 29일 트럼프 방한일 서울 집중집회에 전국 당원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각계 대표자들은 25일 오후 3시 숭례문 'NO 트럼프' 집중 대회까지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앞에서 100시간 시국농성에 돌입했다.

각계 대표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25일 오후 3시 숭례문 'NO 트럼프' 집중 대회까지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앞에서 100시간 시국농성에 돌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각계 대표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25일 오후 3시 숭례문 'NO 트럼프' 집중 대회까지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앞에서 100시간 시국농성에 돌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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