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6년 범국민적인 북한동포돕기운동 캠페인 사무국의 형태로 출범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우리민족)이 내년 창립 30년을 앞두고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뚜렷한 목표 아래 활동전반을 재정비하는 모색에 나서고 있다.
우리민족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한반도의 평화 미래 열기-시민, 남북, 그리고 세계가 함께'를 주제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30주년 준비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진행 사회를 본 손정도 국장은 "그동안 우리민족과 함께 해 준 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기 위해 준비한 자리"라고 이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대북지원을 하지 못하는 대북지원단체'라는 제한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장기 침체가 시작된 2010년 이후에도 관성에 떠밀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찾는데 소극적이었다는 내부 평가가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최완규 이사장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계절, 가을이 어느 사이 곁에 다가왔다"며 유정하게 서두를 떼고는, 청년으로 들어와 우리민족과 함께 나이든 간부들의 복잡한 심경을 헤아리듯 "본래 미래는 예측하기보다는 만들어가는 것이라서 현재의 불안정한 남과 북의 관계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자연의 섭리, 그리고 인간 상호간의 관계수립의 질서를 추구하며 지은 시편인 '담장을 고치며'(Mending Wall)"의 구절을 소개하고는 "남북간의 지속가능한 진정한 평화는 통일과 평화를 함께 진전시켜 나가거나 통일을 전제로 해야만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협력·화해운동 30년-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한 이예정 사업국장은 1995년 여름 100년만의 대홍수를 겪으면서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한 북한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위해 시작된 '우리민족'의 대북지원은 북을 적이 아닌 동포로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으며 일회성 단순 지원에서 개발협력 방식의 사업으로 진화했다고 우리민족 초기 10여 년의 활동을 평가했다.
또 2010년 이후 장기간 침체를 겪으며 지난 15년동안 평화활동과 정책연구, 시민참여, 국제협력사업 등을 다양하게 추진했지만 '대북지원단체'라는 강력한 정체성이 여타 사업을 주변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북을 직접 만나고 보는' 설득 수단이 유효하지 않은 시간이 15년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의 체험적 이해와 남북의 갈등극복을 연결하여 대중을 설득하지 못하면서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지지기반 확장에도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우리민족을 둘러싼 중요한 대내·외 환경변화로는 △북의 '적대적 두 국가'선언으로 당분간 협력관계 복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한반도 평화와 남북문제를 비롯해 교류협력에 대해 사회적 무관심이 만연한 상황 △대북협력의 중요한 지지자이자 행위자였던 유럽국가들이 등돌리는 상황 △대북제재는 당초 목표한 실효를 거두지도 못하고 오히려 대북 지원 및 협력사업 주최들에게만 족쇄로 작용하는 현실 등을 지적했다.
이 국장은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목표에 맞추어 활동지평과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고 △대북지원단체에서 평화단체로 지향과 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이에 따라 다수 사회구성원, 특히 청년세대에게 소구력있는 이름으로 단체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정책토론회는 김성경 우리민족 평화나눔센터 소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30년전 한반도, 미래의 한반도, 남북이 함께 걷는 미래) △장철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우리 사회 인식변화-누구와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 △이준 중앙대 정치국제학 석사과정생(한반도 평화미래-청년의 활동공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예정 우리민족 사업국장(남북협력·화해운동 30년-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이 주제발표를 하고 △장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 △윤지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 △정예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 △박광일 우리민족 회원리 지정토론자로 참가했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