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과 20일 이틀동안 1923 역사관을 끼고 있는 천안 쉼플스테이에서 열린 AOK(액션 원 코리아) 2025 수련회에 다녀왔다. 그동안 정규회원으로도 임원으로도 활동하지 못하고 가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이런 저런 행사에 동참했는데 이번에 한국살이를 시작하면서 AOK 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AOK는 국내와 해외 동포들이 함께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하여 서로 연대할 수 있기를 도모하고 있다. 이번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을 우리 수련회에서 풀어보자는 제안이 있었고, 통일을 주제로 3조로 나누어 구슬꿰기라는 주제로 1조는 기성세대와 미래세대를 잇는 구슬꿰기, 2조는 해외동포와 국내운동을 잇는 구슬꿰기, 3조는 통일과 풀뿌리 대중을 잇는 구슬꿰기 토론이 이번 수련회의 백미였다.
국내와 해외에서 활동하는 AOK가 주최한 이번 수련회는 서울은 물론이고 멀리 제주, 청주, 충주, 함안, 광주, 부산 등 전국에서 회원들이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전국시국회의, 사단법인 평화, 6.15산악회, 반민특위 기념사업회, 정의평화불교연대, 우리학교와 함께 하는 동포모임,통일코리아 협동조합, 평화의길, 충북녹색당, 일본군위안부할머니화 함께 하는 마창진시민모임, 평화어머니회, 서울대민주동문회 등 많은 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참여가 이번 통일구슬꿰기 주제를 토론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또한 자신들의 단체를 이끌고 수고하였던 활동가 분들이 솔선수범으로 나서서 도와주니 모든 순서들이 무리없이 물흐르 듯 흘러가는 순조로워 오랫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시민활동가들과 어울리는데에 조금도 어색함이 없이 자유롭고 흥미진진했다.
수련회 장소인 천안 쉼플스테이는 천안역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이라 여러 지방에서 올라온 회원들이 각자 수련회 장소에 도착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자동차로 도착한 활동가들이 대중교통으로 도착하는 참가자들을 모아 쉼플스테이에 태워주기를 반복하니 40여명의 활동가들이 시간내에 도착하는 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첫 프로그램의 시작으로 1923 역사박물관과 쉼플스테이가 어떻게 세워졌는지, 본인이 어떻게 관동대지진의 진실을 밝히는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는지를 들려준 김종수 관장의 환영사는 이후에 우리가 왜 통일을 해야하는지 토론하는 데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어서 사단법인 평화 김성곤 이사장은 진정한 광복은 남북이 하나될 때이다를 서두로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임을 강조하셨다. 남북이 하나되었을 때의 국호는 고려로, 남북이 국가기념일로 지키는 개천절을 국경일로 해야 한다는 제안에 큰 박수를 받았다. 매일 뉴스로 뜨는 미국의 관세압박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국고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3,500만 달러를 요구하는 미군지원금에 대한 언급도 사실 남북이 하나였다면 입밖에도 낼 수 없는 협박 아닌가?
‘통일 기러기’로 불리는 노창현 기자는 통일을 주제로 모인 수련회 첫날인 19일이 남북 공동합의를 한 지 벌써 6년째 되는 날이지만 그날 이후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한국 정치와 9월 5일 미국 세관에 의하여 한국 노동자 316명이 구속된 어처구니 없는 일에 대해서 왜 국민들의 분위기가 조용한지, 문재인 정권시기 남북대화가 한창인 2019년 9월 4일 미 특수부대가 북녁 주민을 살해한 사건에 대해서 국내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일체 언급하지 않는 것도 다 우리가 분단된 나라로 적대적인 관계에 의한 치욕을 당하는 거라는 발제는 우리 가슴에 불을 지폈다.
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협력법으로 국민들의 통일의지를 꺽고, 시민들의 활동에 족쇄를 채우는 법을 폐지하고 청년세대가 걱정하는 통일비용보다 막대한 분단비용이 얼마나 청년의 미래를 막고 있는지데 대하여 전반적인 국민교육과 여론 형성이 절실하다는 말에도 많은 동감을 얻었다.
제주에서 올라온 양윤모 상임대표는 해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K-컬처로 대표되는 음악이나 영화도 실익은 다국적 자본에 잠식당하는 것이다. 진정한 한국문화는 통일되어 문화의 다양성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미의회에서 언급한 캐더헌의 영향도 다국적 자본에 의한 한국의 문화와 역량이 잠식되어 가는 현실이라는 따금한 말에 가슴이 철령했다.
전국시민회의 이용길 상임대표님은 이곳 쉼플스테이가 32년전 민중신학의 태동지다. 친일, 친미 문제부터 해결하는 민족적인 풀뿌리 통일운동을 하자는 수련회를 천안에서 열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환영하셨다.
저녁 식사 후에 시작된 이번 수련회의 통일운동 구슬꿰기 조별 토론이 시작되었다. 이번 수련회에 특별히 정성을 많이 쏟은 정연진 상임대표는 우리나라의 분단이 너무 길었다며 이제 잠시 후면 100년이 될 터이니, 이전에 하루빨리 통일에 대한 염원과 열정, 정책을 한 곳에 모아 꿰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의 통일운동 선배와 청년세대, 해외동포와 국내운동의 연대, 통일과 풀뿌리 대중운동의 연결을 어떻게 꿸 것인지를 정확하게 실행가능하며 효과적인 방법을 토론하여 통일이라는 보배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여 조별 토론이 잡담으로 끝나지 않도록 힘을 실어주었다.
준비위원들이 예산을 아끼려고 차마 사지 못했던 과일을, 최고급 사과와 포도를 몇 상자씩 사와 저녁식사와 뒷풀이에 참가자들이 실컷 먹게 해준 이기묘 상임대표는 우리나라를 분단시킨 가해자들이 피해자인 남북인들을 적대적으로 만들었다며, 이게 우리가 분단을 끝내고 통일시대를 열어야 하는 명분이라며 오늘의 토론이 잘 이루어지길 격려했다.
각 조별로 나눠서 토론을 끝내고 각 조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통일운동을 할 것이라는 단문장으로 토론 결과를 발표했다. 1조와 3조의 발표에 큰 박수와 웃음이 강당을 가득 채웠다. 우리 2조에서는 차주만 평화예모 대표의 제안에 만장일치 되었다. “2026년, 뉴욕 맨하탄에서 평통예모(평화와 통일을 여는 예술가들) 예술가들과 미주 동포들이 함께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주제로 예술발표를 한다.” 주최측이 원하는 단문장의 통일운동이지만 세부적인 여러 준비와 결과를 예상할 때에 정말 구석구석의 인재구슬을 꿰어서 분단 가해자인 미국의 중심부에서 한국의 통일과 세계 평화를 요구하는 예술은 귀한 보물사업이 될 것 같았다.
천안 삼거리주막 대표인 이요상 님이 생산한 막걸리는 첫날 뒷풀이가 밤늦도록 이어져도 끊기지 않았다. 마치 예수님이 내놓은 잔치집 포도주처럼 오랫동안 홀대받아온 통일운동가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외롭고 고된 사업을 수년째 해오던 피로를 풀어내는 단술로 부족함이 없었다. 더하여 활동가들이 소속한 단체활동과 자신이 하는 활동의 성과와 참여하는 의의를 소개하기도 하고, 곁들여 불러지는 창과 노래며 시낭송 등은 이번 수련회의 의미를 한층 높여주었다.
둘째 날은 이른 아침 식사후에 1923 역사관 관람과 연이어 독립기념관 김형석 관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1923 역사관 입구에 마련된 간토특별법안을 위한 서명을 시작으로 역사관 관람이 있었다. 간토대지진 직후 일본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여 공동체 파괴를 위한 유언비어로 조선인을 이용했다. 미국의 비밀자료를 연구하신 강덕상 선생에 의해서 간토대학살에 대한 진살이 밝혀지기 시작했고, 희생된 조선인들의 유해가 한국에 돌아올 수 있도록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기별로 어떻게 왜 일본정부는 조직적으로 계엄을 선포해서 조선인들을 집단으로 사살했는지를 역사적인 기록과 전시된 사진들을 통해 설명했고, 참여자들은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경청했다. 그 날 이후 이번 9월 27일 간토특별법안이 행안위를 통과하여 법사위 통과를 앞두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김 관장님께 받았다.
11시 독립기념관으로 몰려가니 미리 집회를 준비하고 있던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역위와 김형석 독립기념관 관장 퇴진 집회를 해오시던 분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국가기관인 독립기념관을 김형석 관장은 지인들과 예배를 드린다든지 잔치를 열기도 하고 무엇보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을 왜곡하고, 일본제국이 우리 나라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인사로, 임명부터가 논란이 컸었다. 1948년에 건국했다는 뉴라이트의 주장를 답습하는 자이다.
집회를 준비한 이용길 대표님은 독립회와 보훈부가 김형석 해임절차를 위하여 이사회를 열어 해임요청을 하고, 국회에서 해임 결정을 한 후에 대통령 결제가 순서라고 했다. 독립기념관은 1982년부터 국민성금을 모아 지어진 곳으로 국민이 함께 독립기념관 정상화를 위해 관심갖고 하루속히 정상화 되어야한다는 데에 뜻을 합쳤다.
특히 테너 방영식 고문과 소리꾼 정대호 또랑광대 상임이사의 즉흥 노래와 소리는 토요일 가족 나들이를 한 방문객들에게도 전해졌을 것 같다.
집회를 끝내고 옮겨간 천안 삼거리주막 이요상 대표님은 미리 다양한 요리를 준비하여 우리 모두를 귀빈처럼 대접을 해주셨다. 오랫동안 식당을 경영해 본 주인장으로서 또한 동학연구회를 이끄는 시민활동가로서 전국에서 찾아온 후배 활동가들을 위해서 아낌없이 요리와 막걸이를 내주고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라고 격려해 주셨다.
주막 옆에 있는 천안 박물관에는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 선생이 쓰신 목천판 동경대전과 용담유사 인쇄본이 전시되어 있다는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이용길 회장님의 설명에 우린 홀린 듯이 박물관으로 몰려가 동경대전을 직접 보고 왔다. 보국안민과 광제창생하라는 경문에 경외감을 갖고 있던 활동가들은 동학의 의미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명예로운 시간이 되었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