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우리 민족의 명주인 단군술, 감홍로, 리강고를 제조한 부부가 있다. 다름 아닌 평양 평천구역 북성2동 50인민반에서 살고 있는 김원범, 황경숙 노인 부부.
북한 [노동신문] 28일자에 따르면, 이 가정에는 이들 부부가 받은 5개의 비물질문화유산(무형문화유산) 등록증이 있는데, 여기에는 노인 부부가 남다른 애국의 길을 스스로 걸은 가슴 뜨거운 사연이 깃들어있다고 한다.
김원범 노인은 여든 살이 넘은 지금에도 전통주 제조비법과 관련한 고서들을 읽으며 그에 대한 연구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들 부부가 전통주를 빛내기 위한 길에 첫발을 내짚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당시 어느 한 중앙기관에서 일하던 김원범 노인은 대외사업으로 다른 나라에 갔던 기회에 그 나라의 유명한 전통주에 대한 자료를 보게 되었다가, 귀국한 후 우리 민족의 귀중한 문화유산인 전통주들의 양조기술을 찾아 빛내기 위한 길에 스스로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인민대학습당을 비롯한 여러 곳을 다니면서 전통주와 관련하여 옛 문헌들에 기록된 자료들을 연구하다가, 우리의 선조들이 여러 고려약재를 배합하여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 후과를 해소하고 건강을 도모하게 하는 독특한 약술을 발명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 옛날부터 우리 민족의 명주들로 손꼽혀온 전통주는 평양지방의 특산인 감홍로(甘紅露)와 황해도지방의 특산인 리강고(梨薑膏).
예를 들어 그 맛이 달콤하며 빛깔이 연지와 같이 붉은 감홍로. 이 감홍로만 놓고 보아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약효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청혈, 해열, 해독, 진통작용과 함께 일반적으로 술이 심장과 간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해소시키는 약리작용도 있다고 한다.
김원범 노인은 역사의 이끼 속에 묻혀버린 옛 명주들의 양조기술을 발굴하여 우리의 유구한 문화유산을 빛낼 결심을 더욱 굳혔으며, 이에 대해서 알게 된 아내인 황경숙 노인도 적극 지지하고 도와 나섰다.
수년간 고서들에 기록된 자료들을 연구하는 과정에 노인 부부는 옛 명주양조기술과 방법의 묘술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통주들의 양조비법을 발굴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으며, 더구나 식료공업부문의 지식과 그와 관련한 경험이 전혀 없고 조건도 마련되어있지 않아 애로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것.
노인 부부는 물의 성분을 알아보기 위해 험한 산골짜기의 지층을 따라가면서 물분석을 진행하기도 했고 연로한 몸으로 원료를 가지고 수백리 길을 오가기도 하였으며, 전통주를 숙성시키는데 알맞는 옛 오지독들을 구하기 위해 전국각지를 무수히 다니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 사람들은 김원범 노인을 ‘물박사 아바이’, ‘독아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노인 부부의 노력으로 결실이 맺어졌고, 해당 단위에서 성분을 분석한 결과 노인 부부가 양조한 옛 명주들이 세계적인 명주들보다 앞선 지표가 더 많다는 것이 확증되었다는 것.
오랜 세월 묻혀있던 우리 민족의 전통주들의 양조기술은 이렇게 발굴되어 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되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20여년 간의 나날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김원범, 황경숙 노인 부부에게 4개의 국가비물질문화유산 등록증과 1개의 지방비물질문화유산 등록증이 수여되었다.
그들이 만든 단군술, 감홍로, 리강고를 비롯한 전통주들은 맛과 향기가 독특하고 약효성분이 조화롭게 배합되어있어 사람들의 찬탄을 받고 있다는 것.
특히, 여러 기회에 이들이 만든 전통주를 맛본 해외동포들과 외국인들은 보배술이라고 탄복과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김원범 노인은 “자기의 것을 사랑하고 귀중히 여기는 것은 이 나라 공민들의 신성한 의무이고 본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