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당시)이 처음으로 중국을 비공식방문한 지난 2018년 3월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당 총서기와 만났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당시)이 처음으로 중국을 비공식방문한 지난 2018년 3월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당 총서기와 만났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오는 9월 3일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 80돌 기념행사'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1면에 보도했다.

전날 중국측과 동시 발표한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 소식을 다시 한번 당 기관지를 통해 일반 주민들도 알 수 있도록 알린 것.

김 위원장의 첫 다자외교무대 등장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9월 3일 톈안먼(天安門) 망루에서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서 열병식을 참관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3자 정상회담 및 개별 양자회담 등이 어떻게 진행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베트남(르엉 끄엉 국가주석), 이란(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비롯해 캄보디아(노로돔 시하모니 국왕), 라오스(통룬 시술리트 국가주석), 벨라루스(루카센코 대통령), 쿠바(디아스 카넬 국가주석) 등 우방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이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이루어질지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이 발표되면서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을 기대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오히려 정반대 해석이 유력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8일 용산 대통령실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에 대해 이미 관계기관을 통해 사전 인지하고 있었으며, 한미정상회담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중심으로 한국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10월 말 APEC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추진해 보자는 언급을 한 것도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중국 전승절 참석을 통해 러시아, 중국과 함께 반제연대의 중심축으로서 북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한미일 협력에 맞서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 지난 19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이 "외무성 주요국장들과의 협의회에서 한국정부의 기만적인 《유화공세》의 본질과 이중적 성격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국가수반의 대외정책구상을 전달포치하였다"고 한 보도가 새삼 눈길을 끈다.

김 부부장이 외무성 국장들에게 전달한 김 위원장의 대외정책구상은 "국가의 주권안전에 지속적인 위험을 조성하고있는 적수국들에 외교적으로 선제대응하고 급변하는 지역 및 국제지정학적 상황을 우리의 국익에 유리하게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당면한 외교활동방향과 관련한 진지한 토의를 진행하였다"고 했다.

당시 김 부부장은 "이번 기회에 다시한번 명백히 하지만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상대가 될수 없다"고 하면서 "역시 진중치 못하고 무게감이 없으며 정직하지 못한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고 싸늘한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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