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현재 북한이 겪고 있는 거래금지, 금융거래 차단, 인력송출 금지, 해외 자산동결 등을 동시에 겪어봤던 국가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북한에 대한 미국과 국제제재는 유사이래 전무후무할 정도로 가장 강력하고 엄격하게 적용 중이다.
이러한 북한이 자국을 홍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유엔산하 만국우편연합 가입국으로서 우표발행을 통해 자국을 홍보하는 방식이다. 자유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들에게 우표는 단지 우편요금을 선지불했다는 유가증권에 불과하겠지만, 자국의 홍보 통로가 막혀 있는 북한에게 우표는 가장 효과적인 선전물이자, 외화획득의 한 방식이기도 하다.
북한우표에 사용된, 도상(圖像)과 구호들을 분석하게 되면, 그해에 북한 노동당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을 상당 부분 정확하게 예상해 볼 수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에서 우표는, ‘꼬마 외교관’, ‘작은 역사책’, ‘종이 보석’이란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1946년 첫 우표발행 시기부터 현재까지 북한에서는 약 7,200여 종(種)의 우표를 발행하였다.
북한이 발행한 전체 우표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주제는, 다른 국가들과 비슷하게 자연, 문화, 체육 관련 우표로 약 50~60%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우표를 특징 짓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인물 관련 우표는 약 9%를 차지하고 있으며, 외교군사관련 우표가 약 9%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한관련 우표는 평균적으로 약 2%대를 유지하였으니, 한해에 평균 3~5장 정도가 남한과 관련된 우표를 발행하여 왔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있었던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no-deal)로 끝난 후, 8월까지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연속적으로 있었지만, 서로간에 큰 간극만 확인했지 아무 성과 없이 끝나게 되자, 2019년 9월 이후로, 북한의 대외정책은, 더 이상 대외정책에 기대하지 않는 ‘자력갱생’으로 급변하게 되었으며, 이 정책기조가 5년이 지난 2025년 8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2019년 2월까지는 남한관련 조국통일, 민족대단결, 한반도 평화,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이었던, 6.15선언 기념우표와 10.4선언 기념우표, 4.27선언 기념우표들이 반복적으로 발행되었지만, 2019년 2월을 기점으로 북한의 조선우표사에서는 남한관련 우표들을 더 이상 발행하지 않고 있다.
[표1] 김정은 위원장 홀로서기 시기 조선우표 전체 발행현황(2020~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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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정치 |
경제 |
자연/사회문화 |
군사·외교 |
남북관계 |
연도별발행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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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
24 |
7 |
57 |
16 |
없음 |
104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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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
16 |
15 |
70 |
없음 |
1(2025년삭제) |
102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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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
24 |
15 |
34 |
20 |
없음 |
93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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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
16 |
4 |
39 |
42(42%) |
없음 |
101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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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
15 |
33 |
29 |
18 |
없음 |
95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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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
95(20% ) |
74(15% ) |
229(46%) |
96(19%) |
1(0.002%) |
495장 |
발행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1946년부터 8월 15일 광복 1주년 기념우표 발행시 김일성초상화 뒤편에 사용되었던 태극기가 나온 우표부터 2019년까지 기존에 발행되었던, 남한 관련 우표 100여 종이 넘는 우표들을 10년만에 간행된, ‘조선우표목록’(1946년~2024년)에서 모두 삭제해 버리기까지 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에서 발행하고 있는 우표도상 중 큰 변화를 지적한다면, 첫 번째로, 2019년 2월에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관련 우표에서 지적했던 “력사적인 북남선언들을 철저히 리행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전성기를 열어 나가자” 우표(그림1)가, 2025년 10년만에 발행된 ‘조선우표목록’에서 삭제되었고, 2021년 2월 20일 발행되었던,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 기념우표였던 “조국의 자주적통일과 대외관계발전을 위하여” 기념우표(그림2)도 삭제되었다는 부분이다. 2020년,2022년,2023년,2024년,2025년 5년동안은, 남한 관련된 우표가 단 한 장도 발행하지 않았다.
2024년 1월 2일 김정은 위원장이 로동당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언하였던, 남북관계를 “더 이상 혈연·동질성에 기반한 관계가 아니라, 적대적이고 교전 상태에 있는 두 국가 간 관계”로 규정한 부분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2019년 8월 이후 5년동안 대한민국에서 조선에 대해 보여준 행동을 보고 결심에 결심을 한 후에 내려진 결정임을 되새겨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재명정부들어 첫 번째 광복절이었던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김여정 부부장이 신랄한 비판을 가한 것이나, 지난 8월 26일 이재명 정부가 첫 번째로 가졌던 한-미 정상회담 내용에 대해서도 조선중앙통신에서 매우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던 것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남과 북은, 1974년 7.4 공동성명부터 시작해서, 지난 50년 넘는 세월동안 1991년 남북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2000년 6.15선언, 2007년 10.4선언, 2018년 4.27선언, 2018년 9.19선언등 남쪽에서 제시할 만한 내용은 모두가 기존 선언문에 다 담겨졌다고 판단된다. 북한에서도 이미 합의된 선언 내용들만 이행되었다면, 현재처럼 대한민국에 대해 문을 걸어 잠그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김정은위원장의 신년사에서도 강조했듯이, 그동안 해온 북남선언에 대한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는 우표를 발행한 것만 보다라도 새로운 선언문보다는, 기존 합의된 내용에 대한 철저한 이행이 선결조건임을 알 수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진심인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 진심이었고, 의지도 매우 높았다고 나는 평가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파탄이 난 상태였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악화된 남북관계를 이용해서 자신의 권력 사익을 추구하려하기까지 하였다.
부디, 이재명 정부에서는 상대방이 엄연히 존재하는 관계성에서는, 진심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이 요구하고 희망하는 요구사항들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실천하고, 욕심내지 말고, 다음 정부에서 할 일은 다음 정부에 맡기는 지혜와 용기를 내길 기대해 본다.
이재명 대통령은 새로운 남북 정상합의문 작성에 욕심을 두지 말고 지난 6년동안 남과 북 사이에 쌓여진 불신의 벽이 두껍고, 높아진 만큼, 단 시간내에 만족스런 결과를 보여 줄 수 없다손 치더라도, 역사가 기억할 수 있는 진일보하는 대통령, 국민들이 한반도의 평화롭고 살기 좋은 남과 북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 주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 접경지 북파주 파평출신 미군이 지어준 재건중학교 졸업 후 검정고시로 중학/고등과정 수료
- 한국외대 졸업, 북한대학교대학원 석사(북한학), 경기대정치전문대학원 박사(북한학)
- 영토문화관 독도 관장(www.unsando.kr)
-DMZ평화교육원 대표
- 통일교육원 교육위원
- 파주시 교육위원
- 성서한국 공동대표
- 파주 겨레하나 초대 및 2기 대표 및 고문
- 철원 국경선평화학교 감사 및 건축위원
- 벤처기업 ㈜두레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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