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 무이낙(Moynaq) 지역의 ‘아랄해 배들의 무덤(Aral Sea Ship Cemetary)’. 철갑상어가 잡히던 호수는 사막으로 변해 지평선과 맞닿아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우즈베키스탄의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 무이낙(Moynaq) 지역의 ‘아랄해 배들의 무덤(Aral Sea Ship Cemetary)’. 철갑상어가 잡히던 호수는 사막으로 변해 지평선과 맞닿아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아랄해의 사막화 과정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자료 제공 - GGGI]
아랄해의 사막화 과정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자료 제공 - GGGI]

“먹이가 여기 풍족했고, 철갑상어가 많았죠. 그래서 우리는 그것들을 잡고, 캐비어를 얻을 수 있었어요... 아랄해가 없어지고 나서, 당시 이곳에서 활동하던 러시아나 카자흐스탄 출신으로 여기서 어업 종사하시던 분들이 모두 떠나갔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가 ‘20세기 최악의 환경 재앙 중 하나’로 꼽은 ‘아랄해(Aral Sea)’는 서울 면적의 112배(68.000㎢),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鹽湖)였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소금으로 덮인 아랄쿰 사막으로 변했고, 소금기 있는 모래 폭풍으로 인근 농지마저 폐허가 됐다.

무이낙 현지에서 만난 샤디노브 알리 오라즈바예비츠(74) 씨는 과거 섬이었지만 지금은 황무지가 된 무이낙을 회고했다. [사진 제공 - KOICA]
무이낙 현지에서 만난 샤디노브 알리 오라즈바예비츠 씨는 과거 섬이었지만 지금은 황무지가 된 무이낙을 회고했다. [사진 제공 - KOICA]
아랄해에서 잡은 철갑상어로 캐비어를 수출했던 시절은 이제 아득하다. [사진 제공 - KOICA]
아랄해에서 잡은 철갑상어로 캐비어를 수출했던 시절은 이제 아득하다. [사진 제공 - KOICA]
무이낙 인근 농토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소금모래가 뒤덮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무이낙 인근 농토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소금모래가 뒤덮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소련 당시 목화재배 사업을 위해 아랄해로 흘러가는 강물들을 무분별하게 용수로 사용해 1960년대 중후반부터 아랄해 수위가 급격히 낮아져 2000년 전후 아랄해의 수면은 90% 이상 감소했고, 염분 농도가 상승해 어류가 전멸하고 생태계도 붕괴돼 소금으로 덮인 사막화 지역으로 변한 것.

특히 우즈베키스탄의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 무이낙(Moynaq) 지역의 ‘아랄해 배들의 무덤(Aral Sea Ship Cemetary)’은 아랄해의 비극을 상징하는 곳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이 지난 12일 무이낙 현지에서 만난 샤디노브 알리 오라즈바예비츠(74) 씨는 “무이낙은 예전에 섬이었고, 섬 주변에 물이 둘러쌓인 형태였다 공기가 훨씬 맑았고 집에서 멀리서 맡아오는 바다 내음이 느껴졌다”고 회고하고 “산림청과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어서 사막화 지역 염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나무를 심어서 바람이 불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찾은 ‘배들의 무덤’은 고철덩어리 배들이 앞자리를 지키고 있는 황무지가 끝간데 없이 펼쳐져 지평선과 맞닿은 황량하기 그지없는 풍경이다. 이곳이 철갑상어가 잡히고, 바다로 불릴 정도로 큰 호수였다고. 지금은 아랄해 인근지역까지 황무지로 변하고, 육안으로도 소금기가 뒤덮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승연 GGGI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이 취재진에게 ‘지역사회 주도 친환경 재건을 통한 아랄해 위기 대응 사업’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이승연 GGGI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이 취재진에게 ‘지역사회 주도 친환경 재건을 통한 아랄해 위기 대응 사업’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이곳에서 ‘지역사회 주도 친환경 재건을 통한 아랄해 위기 대응 사업’을 추진해 온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이승연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은 “아랄해 복구 사업이 아니라 기후위기 피해 주민 지원이 목적”이라고 전제하고, 지난 5년간(2021.7~2025.6) 590만 달러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중 한국국제협력재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이 560만 달러를 지원했다.

GGGI는 조약에 기반한 서울 소재 정부간기구로,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2년 설립, 8월말 현재 52개 회원국이 있다.

이승연 소장은 주요 사업 분야를 △친환경 농업·지속 가능한 토지 이용 정책 제안과 분석, 녹색 투자 분석 보고서 발간 △주민·농민 대상 역량 강화 프로그램 및 인식 제고 캠페인 △기후회복력·기후변화 대응 6개 농법 개발 및 파일럿 사업 △은행과 협력한 녹색·기후금융 지원으로 소개하고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KOICA”라고 사의를 표했다.

구체적으로 ‘기후 스마트 농법’ 보급의 경우, 친환경 농업 모델 6종을 개발했고, 총 819ha에 물 사용 효율화 및 방풍림을 통한 농지 보호 효과를 거뒀다.

모노센터에서 GGGI 교육을 이수한  쿤디즈 키디르니야조바 씨가 모노센터 내부의 시범 하우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모노센터에서 GGGI 교육을 이수한 쿤디즈 키디르니야조바 씨가 모노센터 내부의 시범 하우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사진 제공 - 쿤디즈 키디르니야조바]
쿤디즈 키디르니야조바 씨는 점적 관개 농법으로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와 오이 등을 재배해 러시아 수출까지 하게 됐다. [사진 제공 - 쿤디즈 키디르니야조바]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 고용빈곤경감부 산하기관인 누쿠스(Nukus) 소재 모노센터(Mono Center)에서 GGGI가 시행한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쿤디즈 키디르니야조바(37) 씨는 “작년 10월, 11월에 교육에 참여했다”며 “여기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서 집에서 비닐하우스를 만들었다. 토마토, 오이를 재배해서 팔면서 수입도 생겼다”고 말했다.

‘기후 스마트 농법’의 하나인 물을 떨어뜨리는 ‘점적 관개(Drip irrigationg)’를 비닐하우스에 적용한 것. “원래는 그냥 물을 주고 채소를 재배했는데, 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더 스케일이 커졌다. 비닐하우스도 커졌고. 지금은 러시아까지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라우작(Karauzyak) 소재 산림사업소 아브라힘 아킴니야저브 묘목장 겸 의장이 묘목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카라우작(Karauzyak) 소재 산림사업소 아브라힘 아킴니야저브 묘목장 겸 의장이 묘목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카라우작(Karauzyak) 소재 산림사업소 아브라힘 아킴니야저브 묘목장 겸 의장은 “물 부족 사태가 너무 심해지고 있었을 때, 이렇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 줘서 이렇게 지금, 이 사업을 하고 있는데 예전보다 물을 많이 아낄 수 있게 됐다”고 KOICA가 지원한 ‘스프링클러(Sprinkler) 관개 시스템’을 자랑했다.

7ha의 묘목장에 지난해 7월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가동돼 35만 5천 그루의 묘목을 키우고 있고, 스프링클러 모터에 필터를 설치해 염도도 낮추고 있다. 과거 물을 모아놓은 보(洑)에 물길을 내서 묘목들을 적시는 방식에 비해 스프링클러로 물을 뿌리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고 물을 아낄 수 있다는 것.

스프링클러가 가동되고 있는 묘목장 모습. [사진 제공 - KOICA]
스프링클러가 가동되고 있는 묘목장 모습. [사진 제공 - KOICA]
스프링클러 모터에 GGGI와 KOICA 로고가 선명하다. 염도를 낮춰주는 필터도 설치돼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스프링클러 모터에 GGGI와 KOICA 로고가 선명하다. 염도를 낮춰주는 필터도 설치돼 있다. [사진 제공 - KOICA]

그는 “예전에는 한 달에 쓸 수 있는 물을 지금은 6개월 정도 동안 계속 쓸 수 있게 됐다”며 “물을 여기다 가둬 놓을 수 있는 막 같은, 일종의 보호막을 좀 쳐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승연 소장은 “우리 사업에서 가장 또 중요하고 혁신적인 성과로는 녹색 및 지속가능 금융을 지원한 것”이라며 “총 10억 불 이상, 한국 원으로는 1.4조 이상의 채권 발행을 통해서 녹색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지원했다”고 꼽았다.

SQV은행의 USD 4억 + UZS 2.25조 규모의 지속가능채권 발행(LSX)과 Agrobank의 USD 4억 + UZS 7천억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LSX) 지원을 통한 대규모 녹색투자 유치 성과를 거둔 것.

2024년 12월 27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그린 임팩트 확대를 위한 지속가능금융 활용 성과 공유회‘에서 코이카 신명섭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이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업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2024년 12월 27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그린 임팩트 확대를 위한 지속가능금융 활용 성과 공유회‘에서 코이카 신명섭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이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업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OICA]

이 소장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ODA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보단 일시 감소 추세로 보이는데, 민간 대규모 자금을 녹색 개발 분야에 끌어왔다는 데 굉장히 특별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도 ‘녹색 및 지속가능금융 촉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올해 대 우즈베키스탄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1,332억 원이며, 이중 무상원조가 614.6억 원이다. 최근 5년(2019~2023)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대 우즈베키스탄 원조 규모는 일본, 프랑스에 이어 3위 수준이며, 무상원조만 따지면 미국에 이어 2위 공여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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