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의 새 천년`, `민족 대단결`.

비무장지대의 평화와 화합 분위기가 여전하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지 5개월이 지난 16일 서부전선의 비무장지대에는 미군과 남북한 서로 비난하는 선전 간판과 방송은 이제 보고 들을 수 없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파주시 탄현면 오두산 통일전망대 건너편 판문점 임한리 지역에 ‘민족성 고수’라는 글귀가 적힌 대형 선전 간판을 새로 세웠다.

북한은 정상회담 이후 연천군 태풍전망대 앞에 설치돼 있던 ‘반미 자주’ 선전간판을 철거하고 통일전망대 앞 선전간판 내용도 ‘미군 나가라’, ‘백두광명성’, ‘자주시대’에서 ‘민족 대단결’, ‘민족성 고수’ 등의 내용으로 바꿨다.

우리 측 변화도 눈에 띈다.

우리 군(軍)은 지난달 초 자유로 변에 설치돼 있는 대형 전광판 내용을 ‘자동차 1000만대 돌파’ 등에서 ‘화해의 새 천년’으로 변경했고 태풍전망대 인근 대형 전광판에도 ‘우리는 한 형제’라는 글귀만 반짝이고 있다.

또 정상회담 이후에도 하루 10시간 가까이 계속되던 대남, 대북방송도 눈에 띄게 줄었다.

태풍전망대 쪽에서는 하루 4∼5시간, 통일전망대 쪽에서도 일주일에 2∼3차례 (한차례에 2∼3시간)에 불과하다.

방송 내용도 정상회담 직후에는 간혹 비방 내용도 포함돼 있었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추고 서로 체제 홍보나 노래 등으로 채우고 있다고 인근 주민들은 전한다.

통일전망대 관계자는 “적어도 통일전망대에서 보이는 비무장지대 만큼은 서로 비난하는 선전간판과 방송은 이제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200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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