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손형근 의장과 도마쓰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참가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손형근 의장과 도마쓰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8·15 광복 80주년을 맞아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재일 한통련, 의장 손형근)은 ‘배외주의를 반대하고 식민지주의 청산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촉구하는 8·15 광복 80년 기념 강연회’를 9일 도쿄 분쿄구민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손형근 의장이 ‘동아시아 정세와 우리의 과제’를, 도마쓰 가쓰노리(사상운동 일원) 씨가 ‘치안유지법 100년’을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여름철 휴가 중임에도 재일한국인과 일본 시민활동가 40여 명이 참석해, 주한미군 철수와 참된 광복 실현을 다짐했다.

강연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재일동포와 일본시민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강연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재일동포와 일본시민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행사는 박남인 재일 한통련 부의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됐다.

박 부의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침략전쟁 반대와 민족 해방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모든 선열을 함께 묵념하고 추모하자”고 제안했고, 참가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묵념했다.

이어 곽수호 한통련 고문이 주최 측을 대표해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김대중 구출운동 이후 지속돼 온 한일 민중연대운동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강연을 하고 있는 손형근 의장.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강연을 하고 있는 손형근 의장.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강연에서 손 의장은 80년 전 8월 15일을 회상하며 “당시 조선 민중은 친일파 청산과 독립국가 수립을 확신했지만,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뿐 아니라 조국은 분단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 민중의 뜻을 잔인하게 짓밟은 자는 미국”이라고 규정하고, “4·3 항쟁과 여수·순천 항쟁은 미국의 민족 분열 책동에 맞선 위대한 민중 투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반도를 분단시킨 미국이 현재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이른바 ‘아시아판 나토’를 구축하며 조선과 중국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전쟁 책동에 일본이 동참하려 하고 있으나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질을 똑똑히 인식하고 주한미군을 몰아내야만 참된 광복을 맞이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손 의장은 당면 과제로 한미연합훈련 반대와 미국의 부당한 군사비 부담 요구를 한국이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는 8월 25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부당한 압박과 간섭에 굴하지 않고 단호히 거절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강연을 하고 있는 도마쓰 가쓰노리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강연을 하고 있는 도마쓰 가쓰노리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도마쓰 가쓰노리씨는 강연에서 치안유지법과 국가보안법 탄압으로 희생된 수많은 조선인을 기억하며, 그들의 투쟁과 고통을 깊이 새기고 일본인으로서 연대하는 것이 자신의 신념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연회 말미, 한 참가자가 한국 국민이 요구하는 주요 개혁의 전망을 질문하자 손 의장은 “개혁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모든 것이 실현되기를 바란다”며 “그중에서도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손 의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여론을 더욱 높이고, 한국에서도 그 목소리가 커지도록 절실히 호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의장의 강연에 호응해 “반미 투쟁을 강화하는 것이 제2의 독립운동이다”, “미국을 몰아내고 참된 해방을 이루자”, “일본의 아시아 재침략을 전력으로 막아야 한다”는 참가자들의 결의가 뜨겁게 울려 퍼졌고, 강연회는 그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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