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외교부 장관에 취임한 조현 신임 장관은 21일 취임식에서 “그간 외교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 외교부를 대표하여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우리는 국익을 중심에 두고 합리성 증도와 효율을 바탕으로 전략적이고 실용적인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 장관은 21일 오전 11시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선서에 이어 취임사를 통해 “외교 사안이 국내 정치에 이용되었고, 실용과 국익이 주도해야 할 외교 영역에 이분법적 접근도 많았다”며 특히 “우리가 MBC를 제소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일라며 “외교부를 대표하여 MBC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외에도 “외국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과 “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지는데도 끝까지 올인”한 대목 등을 지적했다.
조 장관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직 문화와 업무 관행을 확실히 바꾸어 나가겠다”면서도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찾되 앞으로 지난 정부 탓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40년 넘게 몸담았던 외교부에 3년 만에 복귀하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히고 “급변하는 국제 정치 현실을 냉정히 판단하고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구현해야 한다”고 구상의 일단을 밝혔다.
“지정학적 불안정과 긴장이 심화되는 이 시기에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과 대화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계적 실용적 접근 기법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개의 국가’로 규정하고 핵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불러낼 뾰족한 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단계적 실용적 접근 기법’이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원칙적인 입장만 내놓은 셈이다.
조 장관은 “심화하는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우리 안보와 평화 번영을 위한 전략적 지평 확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며 “주요 주변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외교 다변화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안보, 경제, 과학기술의 3대 축이 연동된 새로운 국제 정치 경제 질서에서는 우리의 업무 체계와 인식의 틀에 깊이 자리 잡은 정무와 경제 간 칸막이를 허물어야 한다”고 제시하고 “여러분 모두 사명감과 주인 의식을 갖고 업무를 추진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조태열 전 장관은 21일 오전 10시 외교부 서희홀에서 이임식을 갖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이유로 중도 하차하게 된 미완의 정부 외교 장관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떠나 아쉬움이 크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운명처럼 다가온 위기의 순간과 이후 국무위원으로 감내해야 했던 무거운 짐이 피할 수 없는 숙명임을 깨달으며 고군분투한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기도 했다”고 회고했지만 국민들께 명시적으로 내란 동조에 사과하지는 않았다.
조 전 장관은 다만 “우리의 민주적 복원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기대에 변함이 없음을 외교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며 자신감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4월 초에는 시리아를 전격 방문하여 외교관계 수립함으로써 작년 2월 쿠바와의 수교에 이어 재임 기간 중 우리 외교의 오랜 숙원 과제였던 유엔 전 회원국과의 수교 완결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고 업적을 꼽았다.
조 전 장관은 직원들로부터 “조국과 역사의 기로에서 올곧은 소신을 보여주신 장관은 진정한 대한민국의 외교 사령탑이었다”는 글귀가 포함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