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과 농민은 더는 고통 받을 수 없다. 더는 희생할 여유가 남아있지 않다. 여기서 더 물러난다면 그것은 곧 우리 농업과 먹거리를 포기하는 것이며, 식량위기 시대에 국가 안보를 포기하는 것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의 농산물 개방 요구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대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 하원오)이 14일 성명을 통해 “20%도 되지 않는 곡물자급률. 1천만 원도 되지 않는 농업소득. 역대 최대의 농가부채. 농가경영주 중 70% 이상이 60대 이상. 지난 통상협상의 결과가 낳은 우리 농업의 현실”이라며, 이같이 일축했다.
“8단계 검역절차 중 2단계 문턱도 넘지 못하는 미국산 사과 수입, 우리 쌀값을 폭락시키고 쌀 생산기반을 파괴하는 수입쌀의 추가개방, 2년 전 인간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요구하는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까지, 온통 우리 농업을 파괴하는 요구뿐”이라고 분개했다.
전농은 “국민 대다수가 미국과 섣불리 협상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 “조속한 협상을 이유로 농업을 희생시키지 말고, 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미국의 협박에 맞서 싸우라. 그것이 국민주권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외면한다면 국민은 제2의 한미FTA 투쟁과 제2의 광우병 촛불로 화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회장 최흥식)도 오는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한-미 상호관세 협상 농축산물 관세·비관세 장벽 철폐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농연은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산 농축산물의 5위 수입국으로 한-미 FTA 발효 후 사실상 농축산물 관세를 대부분 철폐하였으며, 그 결과 지난 15년간 대미 수입은 56.6% 증가하였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관세·비관세 장벽의 추가 해소 시 사실상 완전 개방에 가까워 국내 농업생산기반의 붕괴마저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