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2월 12일부터 13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 새해맞이 연대모임' 이후 지금까지 남북 민간의 교류는 6년 이상 긴 단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도협력, 사회문화교류, 경제협력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시도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바라기 어렵다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그간 심각한 경색국면마다 남북유소년축구대회를 중심으로 남북교류의 물꼬를 터 온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유력 조야 인사들과 만나 올해 11월부터 내년 2월 사이 미국 플로리다에서 미국, 한국, 일본과 북측 15살 미만(U15) 유소년 선수들을 초청한 '제6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개최를 추진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돌아와 주목된다.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는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올해와 내년 각각 미국 플로리다와 원산에서 연속 개최하겠다는 것.
지난 2018년 11월 2일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 경기장에서 북측 15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한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마치고 북측 4.25체육단과 합의한 차기 원산대회 개최가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북미 및 남북관계 경색,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계속 미뤄지다 최근 계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8일 [통일뉴스]와 통화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유산을 잇는 '평창평화포럼(PPF, PyeongChang Peace Forum)의 후신인 '글로벌 평창포럼(GPPF, Global Peace & Prosperity)' 대표단의 일원으로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국가조찬기도회(The National Prayer Breakfast) 실행위원인 아트 린즐리(Art Linsley) 박사와 아리스포츠컵 대회를 플로리다에서 개최하는 문제를 협의했으며, 미 국무부 알 곰비스(Al Gombis) 시민안보·인권·민주주의 담당 차관보 대행 등을 면담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지지하는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의 리치 로저스(Rich Rogers) 부대표와 면담을 통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리치 로저스 부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으며, 아리스포츠컵대회의 미국 개최는 시기적으로 좋은 방안"이라고 평가했다고 하면서 "미국쪽과는 개최 시기를 조정하는 문제 정도만 남았다"고 대회 개최를 자신했다.
과거 평창평화포럼에 참가했던 미국내 유력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아리스포츠컵대회 추진에 관심을 갖는 것은 △평창동계올림픽 후 PPF를 통한 공공외교 성과 △'아리스포츠컵 대회'를 실제로 개최해 온 남북체육교류협회에 대한 신뢰에 바탕을 둔 것이며, 이같은 관심과 기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서 개최될 제6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올랜도 프레이드, 지소연 선수가 활약하는 시애틀 레인 등 미국 여자프로축구팀과 세계적 강팀인 북 4.25여자축구단이 참가하는 특별경기도 구상하고 있으며, 내년 10월~11월에는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U-15선수들을 원산으로 초청해 제7회 대회를 진행하는 계획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북측의 동의가 필수적이지만 '아리스포츠컵 대회'가 북 정부의 공식 행사로 등록돼 있는 국제스포츠대회이고 북미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 개최를 계기로 미국과의 갈등 해소라는 긍정적 측면 뿐만 아니라 원산에 대한 국제적 홍보를 위해서도 당연히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회를 미국에서 개최하려는 이유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동의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남북관계의 개선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들쑥날쑥한 대북정책으로 인해 화해와 갈등이 반복적으로 엎치락뒤치락한 그간 경험이 크게 작용한 듯 하다. "남북이 함께 노력을 하더라도 미국이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 '아리스포츠컵대회'를 미국 도시에서 개최해야 하는 이유이다"라는 어조가 확고하다.
그는 여러 차례 '소구 전동 대구'(小球 轉動 大球, 작은 공으로 큰 공을 움직이자)라는 이야기를 했다. 1971년 미국 탁구대표팀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중·미수교로 이어진 '핑퐁외교'를 가리켜 사용되는 표현이다. 작은 탁구공이 큰 공(미·중관계)를 움직였다는 점에서 스포츠외교의 역사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6년 5월 처음으로 북측 4.25체육단과 남북스포츠 정기교류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이후 포격이 오고가는 상황에서도 단 한순간 '작은 공'을 멈추지 않았던 그에게는 격언이자 목표이고 신념이 된 문구이다.
비공개 교류사업(2008년 경평축구부활을 위한 금강산 실무회의)과 국외에서 진행한 인천평화컵 축구대회(2009-2013)는 차치하고, 대북전단살포 대응 남북 총격전(2014.10.10),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폭발사고(2015.8.4)로 남북관계가 단기간 급냉한 시기에도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남북 선수가 참가한 제1, 2회 국제유소년축구대회(U15)를 경기도 연천과 평양에서 개최했다. 2017년 중국 쿤밍에서 열린 제3회 대회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북측의 참가를 논의했으며, 2018년 8월과 10월 각각 평양과 춘천에서 잇따라 상호 육로방문을 하며 제4, 5회 대회를 실현시켰다.
북과 스포츠교류 계약 체결 이후 지금까지 18년간 총 22회(남에서 6회, 북에서 8회, 중국에서 8회)의 '아리스포츠컵 남북축구교류'가 그의 손을 거쳐 성사됐다. 그 대가는 15년에 걸친 사찰과 압수수색, 수사, 기소, 재판으로 돌아왔지만 고집스럽게 남북 스포츠교류는 멈추지 않았다.
김경성 이사장의 23번째, 24번째 남북 축구교류전이자 제6, 7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가 플로리다와 원산 해안에서 기적처럼 이루어지길 바란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