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8일(아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5월 21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의 회담은 트럼프 시대 백악관에서의 정상회담이 ‘뉴노멀’로 접어들었음을 확인시켜줬다.
[CNN]은 6일 “백악관 집무실 회담에 대한 트럼프의 새 버전이 일부 외국 지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문제를 짚었다.
이 방송은 “고위 인사들은 외교적 ‘주짓수’(브라질 격투기), 트롤링(주-일부러 자극적인 언행으로 상대의 관심을 끌거나 격앙시키기), 심지어 ‘북한식’ 아첨에 정신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1기 때 주미 프랑스대사를 지낸 제라르 아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말을 공개적으로 반박해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 “그는 체면을 잃을 것이고 이는 그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는 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조차 싸움을 피하려는 조짐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 휴전 필요성’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매우 확고한” 입장을 취하겠다고 밝힌 직후 24시간 만에 이스라엘 측은 ‘60일 휴전 제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전 외교장관은 외국 정상과의 백악관 회담은 “트럼프가 자신을 알파 리더로 묘사할 기회, 즉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고 깎아내리는 기회”라며 “이것은 쇼”라고 잘라 말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을 마무리할 때 “훌륭한 TV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농담을 던진 사실을 상기시켰다.
제라르 아로 전 대사는 “유럽 지도자들이 현실부정(a sort of denial) 중”이거나 “공황상태(panicking)”라고 토로했다.
과거 대통령 시기의 관료체계와 달리 트럼프 백악관은 왕실에 가까워서 이들과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요구사항이 있더라도 별다른 진전을 이룰 수 없다.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와의 백악관 정상회담을 피해갈 수 없다는 뜻이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란드스베르기스 전 외교장관은 “TV 관점에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TV 리얼리티쇼 스타였던 트럼프와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다른 외국 정상들도 자국 시청자들을 염두에 두고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밀치거나 ‘팩트 체킹’하는 것조차 위험하지만 반드시 실패하는 전략은 아니라고 역설했다. 주미 멕시코 대사를 지낸 아르투로 사루칸도 지도자들이 미국 정상과 “주짓수”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CNN]에 따르면, 어찌됐든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만날 때는 ‘거친 악수’부터 조심해야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수행했던 제라르 아로는 “그는 당신의 손을 잔혹하게 대할 것”이라며 “조심하라”고 충고했다.
이어 ‘복종’을 권유했다. “우선 당신은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내야 한다”면서 “백악관에는 북한과 같은 세력이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트럼프가 말하고 또 말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네덜란드 헤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계기에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조속한 한·미정상회담 개최’에 공감한 바 있다. 6일 출국 직전 기자들과 만난 위성락 실장은 방미 기간에 정상회담 문제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