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7일 북한에 임진강 수역의 홍수피해 예방을 위해 댐방류시 사전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장마철 남북 접경지역의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북한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댐 방류 시 우리측에 미리 통보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정부 입장을 밝혔다.
장 부대변인은 "북한의 댐 방류 사전통보는 접경지역에 있는 우리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이며, 자연재해에 대한 공동 대응은 인도주의적 사안"이라고 하면서 "남과 북은 임진강 수해 방지를 위한 협력에 수 차례 합의한 바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남북간 통신 연락선이 2년 이상 단절된 상태에서 정례브리링을 통한 간접소통 형식으로 정부입장을 전달한 것.
통일부가 관리하는 남북 당국 채널인 남북연락사무소와 동·서해 군 통신 채널 모두 지난 2023년 4월 7일부터 지금까지 매일 오전·오후 하루 두 차례의 연락 시도에 북측이 답하지 않는 불통상태이다. 2018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적십자 채널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날 정부 입장은 경기도 파주를 경계로 군사분계선이 그어져 있는 임진강 10km 상류부터 줄지어 서 있는 북측 4월5일댐 1, 2호와 54km 지점의 황강댐, 그 위로 4월5일댐 3, 4호 등 최소 5개의 댐에서 장마철 갑작스러운 방류가 이루어지면 하류인 우리측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
한편, 우리측은 지난 2009년 9월 북측의 황강댐 방류로 남측 행락객 6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뒤 그해 10월 실무접촉을 갖고 북측이 댐 방류시 사전 통보하는데 합의했지만 연락 통신채널이 끊긴 상태에서는 합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임진강에 설치된 유일한 우리측 댐인 경기도 연춘군 군남면 소재 군남댐은 마치 댐이 없는 것처럼 흘러 내려오는 물을 전량 내려보내다가 유입량이 많아지면 수문조작을 하는 '홍수조절용 지체댐'이자 겨울철 갈수기 농수 부족에 대비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2006년 착공해 2010년 7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한강홍수통제소와 국토교통부는 최대 저장량 7천만t에 13개의 수문을 갖춘 군남댐을 통해 재해대책기간에는 초당 270t 정도의 물을 방류하도록 운영하고, 강을 따라 10km 상류 군사분계선 남방한계선에 접해있는 필승교의 수위를 기준으로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단계별 발령을 내고 있다.
북측 황강댐의 저수량이 3억t인데 비해 군남댐이 7천t에 불과해 균형상 우려가 제기되지만 황강댐은 예상강으로 물줄기를 바꾸는 유역변경과 발전이 주 용도인만큼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댐 관리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의 입장이다.
유역면적(비가 흘러 들어서 강의 수위를 변화시키는 영역)은 2,800㎢ 정도로, 약 29억톤을 저장할 수 있는 소양강댐보다 약간 넓지만 저장 용량이 적다 보니까 자주 방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군남댐을 기준으로 임진강에 흐르는 물의 양은 연 평균 31억 톤이며,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50톤 정도가 흐르기도 한다. 황강댐이 예성강으로 유역변경해서 흘릴 수 있는 물의 양은 약 10억톤 정도로 추정된다.
"최악의 경우 북한의 황강댐이 무너진다고 해도 3억t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오는 것은 아니며, 서서히 물이 빠지면서 최대값이 왔다가 쭉 빠지기 때문에 하류 군남댐의 범람까지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다만, 군남댐의 수위를 결정하는 유역면적 4,200km2 중 97.4%가 북측 지역인 상황에서 북측이 수위 변동이나 댐 운영 상황에 대해 통보를 해주지 않으면 남측의 정밀한 댐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북의 '수공'(水攻) 괴담 보도는 거의 없어진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