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5월 31일 촛불행동의 142차 촛불대행진 후기 들어갑니다.
이제 사진선거를 마치고 6월3일 본투표를 앞두고 마지막 촛불집회라 감회가 남달랐다. 길다면 긴 세월 윤석열 정권 탄생과 함께 시작한 정권 규탄은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하였다.
정권의 실정이 노골화되고 규탄을 넘어 탄핵으로 발전했다. 소수에서 몇 백, 몇 천으로 늘어나 시위대는 힘을 발휘하고, 정권에서도 촛불집회를 의식하여 탄압을 시작하였다. 자신들의 실정을 가리기 위해 탄압으로 대응할수록 비리는 폭로되고, 무리수는 늘어갔다. 그럴수록 집회참가 인원은 더 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이태원 참사, 양평 고속도로, 채상병 사망 은폐, 주가조작, 명태균 특검으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총선의 참패는 윤석열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았다. 드디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국회와 국민에게 군인과 경찰을 동원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이에 국회와 국민들은 계엄 해제, 윤석열 탄핵 가결로 대응하였고, 마침내 헌법재판소를 통한 대통령의 파면을 이끌어냈다. 체포, 구속, 석방, 조기대선을 확정하고, 새 대통령 탄생을 코앞어 두고 있다.
이런 역사의 과정에서 촛불행동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전진 또 전진을 하였다. 마침내 승리를 눈앞에 두게 되었다. 물론 촛불시민과 응원봉을 앞세운 젊은이들이 최고의 일등공인이다.
여기에 추천하고 싶은 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촛불행동을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전제로 했다. 첫째로 촛불행동의 사회자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와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 가수 백자, 공연팀 ‘경험과 상상’, 마지막으로 촛불행동 자원봉사자들을 찬양하고 싶다.
김지선 사회자는 비, 눈, 바람, 뜨거운 햇빛에도 항상 같은 모습을 보였다. 매주는 기본이고, 급박한 상황에서는 매일 매일 진행을 하였다. 이분은 지치지도 아프지도 않는 인간이었다. 인간을 넘어섰다는 느낌이었다. 목소리는 항상 우렁찼고, 톤은 높았으며, 국민들의 불타는 열정을 대변했다. 신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보았다. 구본기 공동대표도 집회를 끌어 올리고, 참석자들과 호흡하는 열정이 대단했다.
다음으로 가수 백자 님은 어떤 상황에도 무대에 올라 얼어붙은 손가락으로 기타줄을 튕기며 심금을 울렸다. 거기에 시대와 상황에 맞는 노래를 만들어 집회 참가자 뿐아니라 ‘천만 유투버’가 되어 한국의 집회문화를 빛냈다. 한마디로 대단한 포퍼먼스였다. 특히 국회의사당 계단의 공연은 최고의 연출이었으며, 나도 그 자리에서 함께 했다는 것은 영광이었다.
백자가 혼자라면 극단 ‘경험과 상상’의 여러 단원들도 빼놓을 수 없다. 집단으로 무대에 올라 펼치는 무대는 촛불시민들의 큰 힘이 되었다. 격문을 읽어내렸던 배우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우리에게는 희망불꽃이 되고, 적들에게는 비수가 되어 꽂히게 되었다. 잊을 수 없는 가사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가 울려 퍼지면서 눈발이 날리고 빗줄기가 굵어질 때, 보여준 시민들과의 일체감은 단결을 넘어 한몸이 되었다. 모든 촛불시민들이 자리에서 일어서 불렀던 그림은 투쟁의 최절정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헌신적인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이 투쟁이 가능했다. 이들의 헌신은 눈물겹도록 최선을 다했다. 누가 보지 않아도 먼저 나서는 모습과 일사불란한 행동, 시민들과 경찰 사이에서 빛나고 또 빛났다. 촛불행동이 142회라는 기간 동안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가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 이것을 방증한다. 피켓과 방석, 독립깃발, 기타 홍보물을 어떤 악조건에도 공유했고, 시민들의 참여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나이대도 다양하고, 성별도 다르지만 묵묵히 일하는 모습의 촛불을 지나 횃불이고 햇빛이 되었다. 승리의 일등공신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마지막 집회도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다. 교대역에서 출발해서 강남역, 신논현역으로 행진했다. 토요일 저녁 강남역에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보였다. 그리 큰 호응은 아니었어도 투표를 마친 분들은 박수와 손흔듦으로 의사 표시를 하였다.
오늘도 집회를 마치고 애프터를 함께했다. 생일을 맞이한 동지를 축하하고, 승리의 축배를 미리 들었다. 오늘 참석한 동지들도 나도 승리를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른다. 승리의 역사보다 항상 패배의 역사가 휠씬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생소하다. 이것이 정말 승리일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누리고 기뻐하고 싶었다. 미래를 꿈꾸고 더나은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웃음이 넘쳐났다. 행복한 기분을 함께하는 저녁의 어둠이 이리 밝을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동지들의 얼굴에서 보았다. 웃음이 끊이질 않고 밤은 깊어 갔다.
추신 : 촛불행동은 다음주에 다시 만나자고 했다. 나는 아직 결정을 못하겠다. 함께한 김진수 동지는 한주는 쉬고 다시 보자고 했다. 웃음이 넘쳤다. 둘째로 본투표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긴장감을 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