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2월 8일, 2주차 집회 후기 들어갑니다. 이번 주 정국은 지난 주와 비슷합니다. 헌법재판소의 변론은 계속 진행 중이며, 내란 잔존세력의 준동이 조금 커 보입니다. 탄핵찬성 집회의 규모는 커졌으며, 여론조사가 높게 나와서 고무된 듯합니다.
아쉬움은 야권의 계엄 잔존세력 척결의 고삐가 조여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밀어부치고 있지만, 절차에 따른 진행으로 약간의 관망세로 집회의 규모가 작아졌습니다. 그래도 내실다지기와 연대의 깃발은 높이 펄럭입니다. 오늘은 나를 중심으로 소소한 이야기를 따라서 후기를 작성해 봅니다.
8일 오후 3시 서울 안국역 근처에서 ‘126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한바퀴 돌아봤다. 비슷한 형식의 집회와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3주만에 돌아온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사전인터뷰로 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역시 구수하고 우령찬 포효는 아직도 살아있다. 구로지역의 예비후보로 경선 참가를 하여 집회에 올 수 없었다. 얼마나 궁금하고 답답했을까. 경선으로 지친 모습이 아니라 에너지를 충전하고 돌아온 모습으로 마이크를 잡는 그림에서 역시 촛불행동의 사전인터뷰는 이분이 딱이다라는 느낌이다.
연설은 조국혁신당 박은정, 사회민주당 한창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발언이 있었다. 참석자들의 분위기는 두 여성의원의 발언 때 호응이 더 높았다.
일찍 나와서 허기도 느끼고 다음 집회까지 참석하려면 배에다 연료를 채워야겠다. 돌아보니 떡을 나누어주고 있어서 두 컵은 받아서 먹었다. 먹고 나니 목도 마르고 해서 쉼터로 들어가 믹스커피를 마셨다.
요즘 집회는 간식도 먹고, 음료수도 마시면서 지치지 않고 길게 그리고 행진까지 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준다. 새로운 집회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이 자발적인 성금으로 만들어지며, 새로운 참여 방식이 되었다. 커피쿠폰, 간식, 집회용품을 보내는 방식은 새세대들이 고안해 낸 신박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선도에 의원들, 집행부, 이태원참사 유족들, 시민들이 플랑카드를 앞세우고 전진했다. 사진을 찍으러 급히 앞으로 뛰어갔다. 좋은 구도를 잡으려는 노력으로 사진의 구도와 기술도 늘었다. 오늘은 jtbc의 영상에 지나가는 행진대오에 잡히기도 하였다.
단점은 집회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집회에서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치고, 동료들과 웃고 떠들고 하는 소소한 재미를 포기하게 되었다. 이것을 포기한 대신에 좋은 소식의 전달로 대체되었으면 좋겠다.
5시 광화문에서 ‘윤석열탁핵, 사회대개혁 10차 시민대행진’ 집회가 시작되었다. 오늘도 수 많은 깃발을 앞세우고 시작했다. 100명의 시민합창단 공연이 첫 무대다. 합창을 하는 무대 앞에서는 노래에 맞추어 율동을 하였다. 노동자 율동단의 힘찬 몸짓과 합창단 노래가 매우 조화롭고 시민들에게 힘을 전달해 주었다. 집회장 중간에서도 일어서서 춤과 율동을 따라하는 장면은 무대와 집회장이 하나가 됨을 보여주었다.
촛불행동 집회장에서 고려대 동지도 만났다. 그리고 구로동의 동료들도 오늘은 많이 참석했다. 참석할 때 태극기를 들고 나오는 젊은 2세대, 구로깃발을 들고 참석한 동지들, 그리고 구로지역의 이인영 의원과 구의원, 지역위원회 사람들과 함께했다.
왜 태극기를 들고 오는지 묻고 싶었으나 다음으로 미루었다. 구호도 함께 외치고, 노래도 따라 부르고, 음악에 몸도 흔들었다. 더 크게, 더 힘차게를 외치는 모습들이 재미도 쏠쏠하고, 추억도 쌓아갔다. 혼자 보다는 여럿이 함께하는 것에 힘이 더 났다. 매우 쌀쌀한 날씨도 잊을 수 있었다.
이인영 의원은 통일부 장관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촛불행동 집회때 구본기 공동대표와 잠깐 인터뷰를 해보려 했으나 포기했는데 이 의원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여서 용기를 얻었으나, 공식적인 질문은 아직 어렵다. 더욱이 스피커 소리가 큰 것도 어려운 조건이다.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다.
집회를 마치고 행진에 들어갔다. 오늘은 명동입구까지 하기로 되어있다. 앞으로 뛰어가 1호차를 사진을 확보하려다 포기했다. 구로동지들이 많이 와서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 대신 행진간에 구호를 마음껏 선창했다. 함께 걷는 동지들이 많다보니 외침소리도 높아지고 선창소리도 우렁찼다. 선도차의 소리가 작아지거나 들리지 않을때 마다 구로동지들과 선창을 해 나갔다. 뒤도 돌아보고, 마스크도 내리고 소리를 지르라고 독려했던. 추위와 시간, 거리가 짧게 느껴졌던 행진은 마침내 명동입구에 도착했다.
정리는 항상 축제와 비슷하다. “파면 파면, 윤석열파면!”, “해체 해체, 국힘당 해체!”를 외치면서 스피커 소리와 함께 뜀뛰기를 하고, 응원봉을 흔들고 하면서 끝을 맺었다.
구로 식구들과 명동의 노포에서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었다. 고대친구들은 시청쪽에서 뒤풀이를 한다고 연락이 왔으나, 오늘은 구로식구들이 많아서 안된다고 했다. 손님들이 많아서 자리는 좁았으나 우리들의 마음은 넓었다. 역시 투쟁은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여럿이 함께할 때, 더 힘이나고 투쟁심도 커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늘도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