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주차로 설열휴 기간이었다. 휴일로 헌법재판소의 재판은 쉬게 되었고, 구속기소된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는 재판부를 배당받았다. 내란특검법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의하여 거부권을 앞에 두고 있다.(2월1일 집회중에 거부권 발표를 하였다) 이러한 정세속에서 연휴 끝자락인 토요일에도 탄핵집회는 계속되었다.
2월 1일 오후 2시 촛불행동은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125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를 진행하였다. 변함없이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집회는 상임대표인 김민웅 교수의 포효로 시작을 알렸다.
내란수괴는 구속되었지만 내란 잔존 세력의 발악과 미국의 내정간섭을 규탄하는 연설을 하였다.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김건희 구속, 최상목 탄핵의 구호를 외치고, 민주정부 수립을 촛불시민의 힘으로 완성하자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의 발언이 있었다. 한 대표는 내란 준동, 폭동세력을 비판하고, 다음 대선은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에 대한 꿈이 논의가 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발언으로 이길재 강원촛불행동 공동대표가 하였다. 이 대표는 ‘꿈에서도 보고 싶지 않은 정당’ 국민의힘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내란 판결과 함께 사라질 국힘당의 장례식을 치뤘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 경북 영주, 경기, 서울에서도 치뤄진 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고 감사를 표하였다.
이어 시를 쓰는 앨리스밴드의 공연이 펼쳐졌다. 2부로 오늘의 짤, 피켓자랑 포퍼먼스를 진행하는데, 다양하고 창의적인 작품에 참석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어진 시민공연으로 이나연, 염보슬 학생의 노래가 있었다. 장래에 노래로 전공하기를 꿈꾸는 중학생으로 <새날>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렸고 큰절로 인사를 하였다. 이때 엘이디가 꺼져서 목소리만 들렸는데 감동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어서 삭발투쟁을 한 장재희 대전촛불행동 홍보국장의 연설이 있었다. 머리에 노란 나비를 달고, 대전 충남 지역에서도 기적을 계속 만들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캐롤송으로 천만 유투버가 된 가수 백자의 공연이 이어졌다.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10,26 이태원 유가족 대표들과 촛불행동 지도부와 함께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 집회에 합류했다.
밥이 잘 되려면 불도 증요하지만 뜸이 잘 들어야 밥맛이 좋아진다. 탄핵과 파면, 구속도 되었지만 민주정부 탄생까지 가야 완성되는 것이다. 촛불행동은 뜸을 들이는 동안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란세력의 준동을 막고, 처단을 위하여 서로 위로하고 충전하고, 남은 힘을 집중하여야 한다.
오후 4시부터 광화문에서는 ‘윤석열 즉각퇴진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9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진행되는 동안 저쪽 광화문역에도 전광훈 목사의 탄핵반대 집회가 있었다.
오늘도 깃발대행진으로 넓고 맑은 하늘을 수 많은 깃발들이 펄럭이며 충만함이 넘치고 있다. 심한 표현으로 하늘을 뒤덮고 있다. 더욱이 따뜻한 날씨에 손잡고 나온 시민들과 단체들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오히려 다양한 응원봉보다 더욱 참신하고 창의적이고 다양해진 깃발들이 많아졌다.
약간 축제나 클럽 같은 분위기가 자주 연출되었다. 집회가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재미있고 신나고 행복한 느낌으로 변했음을 보게 되었다. 간식이나 커피, 음료수, 과일 등으로 체력을 충전하며 진행하다 보니 지치기 보다 나들이를 나온 느낌도 있다. 아무튼 색다른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대행진의 사회는 비상행동의 박지하 님이 맡았다. 이때 내란특검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교조 서울지부 여러모로 합창단과 전교조 노래패연합의 <더 늦기 전에>라는 노래로 문을 열었다.
비상행동 대표 발언으로 비상행동 김민문정 공동의장이, 시민발언으로 황보현, 최원의 님 연설이 이어졌다. 김 의장은 내란은 종식된 것이 이니라 진행중이라 말하고 시민의 힘으로 진압, 처벌까지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붕어빵 천원의 세계’ 활동가인 황 씨는 “서민경제 되살리고 붕어빵값 돌려내라”면서, 성소주자 권리,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주장했다. 애니메이션업계에 종사하는 최원의 님은 연대로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이어 아디오스오디오 밴드의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후 대전에서 올라온 30대 직장인 김동수 씨는 정의의 길을 걷는 것은 운명이라고 주장했다. 군산시 가족센터에서 해고된 박상희 님은 하청노동자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다음으로 이태원참사 김희진 엄마 임연주 님은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고, 윤석열은 참사에 악행과 진상규명 저지, 방해를 하였고, 이제는 군대로 내란을 일으켰으므로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진실은 감출 수 없으며, 정의는 승리한다는 부분에서는 피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시민들도 숙연해졌다.
이어 밴드솔루션스가 저항을 고민하면서 만든 곡을 노래했다. 집회현장에서 투쟁현장에서 즐겁게 공연하고 싶다고 보켤은 이야기하며 강열한 비트를 보여주었다.
시민발언으로 예비교사이자 대학생인 장서은 님은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말하며, 누구나 말을 할 수 있고, 잘못에 대한 처벌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선후배와 연대하고 자리를 지킬 것을 강조했다.
다음 발언은 이주노동자 우다야 라이 씨가 연설했다. 우다야 씨는 가난한 나라에서 왔고, 언어가 서툴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무시당하고, 차별과 혐오에 두려워했고, 수십년동안 헌법은 정지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주민도 계엄의 공포를 느꼈고 탄핵에는 연대를 한다고 했다.
마지막 공연으로 인디밴드 ‘두 번째 달’과 소리꾼 오단해 무대가 있었다. <어사 출두>라는 노래는 <윤석열 파면>으로 개사되었고, <쾌지나 칭칭나네>라는 노래는 큰 호응을 보였다.
퇴진을 넘어 사회대개혁이라는 기조발언을 비상행동 특별위 공동위원장 박래군 님이 연설했다. 8년전 박근혜 탄핵으로 이루어진 공간에 새 정부도 출범했으나 사회대개혁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현재는 윤석열 탄핵을 넘어 11개 분야의 개혁을 준비하고 있고, 다양한 의견 개진, 수렴하겠다고 했다.
집회를 모두 마치고 행진을 준비하면서 디제이 록시 님과 15분정도 ‘탄핵 탄핵 윤석열 탄핵!’을 외치면서 율동과 춤을 추고 깃발을 흔들었다. 이것도 새로운 집회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제 집회의 꽃인 행진이 시작되었다. 오늘도 조계사, 종각역, 을지로입구역, 한국은행, 숭례문, 시청역으로 행진했다. 행진하는 동안 어둠이 찾아왔고, 6대의 선도차를 앞세우고 전진했다.
시민들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도로의 호응도 많았다. 내란우두머리는 구속기소되어 형사재판이 시작되었고, 헌재의 파면 인용 전망이 밝기 때문이리라. 극우들과 내란당, 잔존세력이 준동을 하고 있으나, 처벌과 단죄가 절차의 테두리에 들어가니 여유가 생긴 것일까?
승리의 목표는 멀었어도 잠시 새참을 먹는 여유라도 있어야 재충전도 하고, 다시 전진을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지루한 기다림에도 잔잔한 호수의 백조는 부지런히 갈퀴질을 한다. 팽팽한 긴장을 머금은 빛의 혁명은 계속되고. 있다. 눌려진 스프링처럼 인내하고 기다리자.
행진 정리 집회는 시작과 같이 저음베이스 리듬을 타고 율동과 외침이었다. 약간 광란의 현장이랄까....
모든 행사를 마치고 부침과 두부, 막걸리로 허기를 달래고, 거리의 동지들과 함께 공유하는 무용담은 또다른 재미였다. 이태원참사 조사 특별위원회 조사관에 응시하자는 제안에 고민을 하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다. 속마음은 피곤해서 쉬고 싶기도 하다. 취기도 돌고 다음주를 기약하며 지하쳘을 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