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엽 / 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대원

 

산행일자 : 2025년 1월 26일(일)
구간 : 구기분소(구기동)-승가봉-사모바위-비봉-금선사-구기동
거리 : 7.58km
시간 : 5시간 20분(점심, 휴식시간 포함)
참여 인원 : 18명

 

북한산 구기동에서 정상을 향해 출발.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북한산 구기동에서 정상을 향해 출발.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통일뉴스>가 주관하는 ‘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대원들이 한국 ‘100대 명산 등반&힐링’을 계획한 후 첫걸음으로 북한산을 다녀왔다.

북한산은 군사적 요충지로 백제 때는 한산(漢山), 고구려는 북한산군, 통일신라 시기는 삼각산이라 불렀고, 조선시대 중기에 와서 한성(漢城) 북쪽이라는 의미에서 북한산(北漢山)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음주, 흡연, 가무, 계곡 발담그기를 삼가 해야 하는 서울의 명산으로서 우리가 아끼고 잘 보존해야 할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정상인 백운대에 오르면 기상조건이 양호한 경우 설악산 대청봉, 치악산이 조망되고 개성 송악산은 물론 멸악산맥까지도 보인다고 한다. 
 
을사년 25년 1월 마지막 일요일 26일 불광역 2번 출구에 18명의 대원들이 한 명도 늦지 않고 10시 정각에 반가운 얼굴들을 보인다. 그동안 백두대간, 한북정맥을 열심히 종주한 경력이 있는 대원들이 많아서 그런지 규율에 철저하다.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 산악회를 훌륭하게 이끌어온 전용정 산악대장을 뒤이어서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전 전태일기념관 오동진 관장이 산악대장이 되고 나서 첫 산행이다. 항상 미소 띤 얼굴에 외유내강의 리더십을 간직하고 있는, 법 없이도 살 착한 지도자다.

승가사 마애불상 석붕.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승가사 마애불상 석붕.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구기계곡으로 진입해서 1시간여 후에 1500여년 전 신라경덕왕 때 수태선사(秀台禪師)가 건립했다는 승가사에 도착해서 경내를 둘러보았다.

가파른 계단 108개를 헉헉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면 우람한 바위에 석가모니상을 조성해 놓은 보물 21호인 마애불상 석불이 우뚝 서 있다. 신라, 고려 군왕들이 3일에서 7일씩 국태민안을 기도했다는 호국도장으로 유명하다.

비봉을 바라보며 점심식사.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비봉을 바라보며 점심식사.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30여분 사찰공부를 끝낸 후 사모대와 비슷한 사모바위에 올라서니 널따란 공간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정성스레 마련해온 음식들을 서로 나누며 점심시간을 즐겼다. 식사를 즐겁게 하고 있는데 갑자기 국립공원 봉사 직원 한 분이 불시에 나타나더니 우리 일행 중에 한 대원이 막걸리를 먹었다고 하면서 산악대장을 찾는다.

우리 영활한 지도자 오동진 대장이 주저없이 식사 하다말고 벌떡 일어나 다가가니 봉사원이 술을 가져온 분이 한 분이라서 계고에 그친다고 하면서 담에 다시 적발되면 벌금을 부과한다고 엄중 경고한다. 

나 자신도 그동안 등반 중 점심때는 꼭 막걸리를 한잔하곤 했었다. 땀 뻘뻘 흘리고 정상에 올라 막걸리 한잔할 때 느끼는 그 맛은 정말 원더풀이다. 이날은 전날 술을 많이 먹어서 막걸리를 지참하지 않았을 뿐이다.

좀 과한 단속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윤석열 파면 정국에서 대한민국의 극우들이 괴물처럼 대거 출현해서 우리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던 법원에 대한 폭력적 침탈을 자행하며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판에 우리라도 법질서를 잘 지켜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비봉 오르는 바위길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비봉 오르는 바위길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비봉능선 코뿔소바위에서 이석화 대원 "만세"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비봉능선 코뿔소바위에서 이석화 대원 "만세"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비봉 코뿔소바위에서 심주이 대원 승리의 브이.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비봉 코뿔소바위에서 심주이 대원 승리의 브이.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사모바위를 뒤로하고 586년 신라 진흥왕이 세웠다는 진흥왕 순수비(巡狩碑)가 버티고 서있는 비봉을 향해 출발했다. 화강암 산답게 완전 거대한 암반인데 올라가는 길이 험하고 스릴이 넘친다.

꼭대기에 오르니 진흥왕 순수비가 나타난다. 산을 잘 탔던(?) 추사 김정희가 발견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모조품이 서 있고 진짜 비(碑)는 경봉국에 보존해있다가 1970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한다.

비봉. 진흥왕 순수비 모조품이고 진짜 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비봉. 진흥왕 순수비 모조품이고 진짜 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비봉에 올라.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비봉에 올라.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나는 북한산에 수도 없이 올랐지만 진흥왕 순수비를 본 것은 처음이다. 역시 ‘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는 다른 산악회와 달리 문화를 사랑할 줄 아는 유다른 모임이다.

우리는 마지막 행선지인 장기수 선생님들 여러분의 유골을 모시고 있는 금선사로 향했다. 금선사 연화당에 도착해서 온갖 혹독한 고초를 겪으시면서 평생을 조국의 통일을 위해서 살다 가신 선생님들에게 묵념을 올리고 하산 길에 들어섰다. 7.5km, 5시간여를 등반했다. 

금선사 경내에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금선사 경내에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오동진 대장의 철학적 취임사를 모두 엄숙하게 경청한 후, 일 만원짜리 해장국, 설농탕 저녁을 맛있게 먹고 술 한잔 하면서 통일운동의 방향 등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날 뒷풀이 압권은 근엄한 이상학 대원(한국투명성 기구 대표)의 멋드러진 독창이었다. 이구동성으로 이상학 대원이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한다. 성악가의 길로 갔어야 했는데...

우리는 땅거미가 내려앉을 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2월 마지막 주에 태백산 눈꽃을 보러 가기로 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나는 왜 산에 가는가?
  
등반을 하는 것은 
단순한 운동도 아니고 취미도 아니다.
숲속에서 뿜어대는 
피톤치드, 산소, 음이온 등 
우리 몸에 좋은 보약들을 섭취할 수 있고
온몸 운동을 통해서 
혈액순환을 활발히 하게 되고 근육형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가슴을 활짝 열어 제긴 째 
좋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뷰를 즐기면서 
정과 의리를 다지고 동지애를 키울 수 있다.

또한 등반은 고통이고 스릴이다.
오르면 내리막이고 내리막이면 오르막이다.
인생살이 살아가는 지혜를 습득하고 
고통을 견디는 인내심을 키운다.
산을 사랑하는 것은 조국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 일찍이 백두산, 지리산, 한라산 산신령님들이 가라사대
산을 사랑하는 자 반드시 애국자가 되리라 하셨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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