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123차 전국집중 촛불행동 문화제가 어김없이 진행됐다. 6주 연속으로 진행하고 있는 전국집중 촛불행동은 지치지도 식지도 않고 더욱 전진하고 있다.
더불어 매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윤석열파면 국힘당해산 촛불문화제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화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촛불행동의 저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자금, 조직, 인원이 줄기는커녕 더욱 늘어가고 있는 모습이 경의롭다.
지난 주는 대통령 관저에 숨어있는 내란 우두머리를 체포하기 위한 법원영장이 재청구되고 대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또 대통령 경호처장이 경찰에 출석하였고, 백골단이라는 자경단도 출몰하였다. 더욱이 국민의힘 국회의원 45명이 정문앞에서 영장집행을 저지하는 행위를 하였다. 또 대학생들은 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 및 면당을 요청하다 경찰에 연행이 되었다. 이러한 내란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주말이 다가왔다.
안국역 집회장은 전국에서 모여든 시민들로 약 1만여 명이 집결하여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사회로 윤석열 체포와 국힘당 해체를 주장했다. 구본기 공동대표의 시작연설, 민주당 김준혁 의원은 야당의 상황과 내란 국정조사, 상설특검의 진행을 설명하였다. 기타 대구촛불행동 대표 발언, 밴드와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주변에서는 제주농민이 보내온 유기농감귤, 떡볶기, 어묵, 뻥튀기 등 간식을 나누어 주었다. 이렇게 부산하고 바쁘고 인파도 많은데 부침개를 부치는 부스도 있었고 추위를 대비하여 난방텐트를 설치하여 쉼터를 제공하기도 했다.
집회 분위기는 다양한 깃발과 응원봉이 주도했다. 예술인들이 만들어온 깃발은 아름다움까지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백금열밴드의 뱃노래와 강원아리랑 공연은 모두를 일으켜 세우고 춤을 추고, 구호소리를 더욱 높게 하였다.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으로 행진하여 본 집회에 합류했다.
‘윤석열즉각탄핵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제6차 범시민총궐기 대회’는 이미 시작되었다. 지난주에는 급박한 상황으로 한남동과 광화문으로 분산되었으나, 오늘은 일단 광화문으로 집중해서 인파가 지난 주보다 많았다.
구로동 동지들도 많이 참석하며, 구로촛불 깃발을 펼치고 함께 구호도 외치고, 노래도 불렀다. 그 동안은 다른 깃발들이 많아서 구로촛불 깃발을 펼치지 않았는데, 오늘은 더 많은 깃발들이 휘날리고, 참석 인파도 늘어서 깃발을 들었다. 혼자보다 친구들, 가족들, 지인들과 함께하는 탄핵집회는 더욱 신나게 하였다.
집회는 지난 주의 제주항공참사로 애도 기간을 선포하여 추모의 분위기를 머금고 진행하였으나, 오늘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감정이 일어났다. 영장집행이 지체되는 가운데 극우들의 준동은 더 늘어가는 정세가 힘을 집중해야 했다.
인파도 늘었고, 선결제 포차, 부스들도 늘었다. 집회장 뒤쪽인 경복궁역 도로에는 선결제 먹방으로 푸드트럭이 줄을 지어 있었고, 시민들도 길게 늘어서 순서를 기다렸다. 특히 수감 중인 조국 대표의 영치금에 더 보태어 만든 조국당의 선결제 푸드트럭과 커피, 음식부스는 짠하게 다가왔다.
또 뒤쪽에는 각 대학의 민주동문회의 수많은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었다. 민주노총의 수많은 깃발과 노동자의 대오도 엄청 많았다. 그 옆에는 응원봉 젊은 남녀들이 자리를 잡았다. 지지난 주, 지난 주보다는 연령분포가 조금 높아졌다. 2주 연속 노숙집회나 밤샘, 관저 앞의 긴 집회로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오늘은 노동자, 시민들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응원봉의 젊은이들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음에는 변함이 없다.
연설은 노동자와 농민, 시민, 젊은이들의 자유발언이 주류를 이루었다. 눈에 들어온 것은 어려운 노동자, 장애인, 성소수자의 발언들이다. 시민들과 민주노총, 전농, 장애인 연대. 성소수자 단체들의 연대성이 매우 높게 느껴진다.
일단 윤석열 퇴진에 가장 선도에 서서 길도 만들고, 저항도 크게 하고, 동원되는 숫자도 크기 때문인지 시민들과 젊은이들의 지지도가 매우 높다. 자연스럽게 연대성을 가지게 되고, 결합도는 올라가고 함께 하고 있다는 의식도 생겨났다. 비판적 시각보다는 동지적 시각으로 변신한 것이다. 내란 우두머리를 잡는 데는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한다는 의지와 행동이 자연스럽게 결합된 것이다.
집회를 마치고 행진이 시작되었다. 오늘도 행진은 명동까지 진행했다. 10대가 동원된 선도차량도 모든 시위대를 커버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인파로 선도차량은 보이지 않게 되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구호를 외치고, 응원봉을 흔들었다.
집회장을 빠질 때까지는 무대에서 외치는 구호와 노래를 따라 불렀으나, 그 이후는 누군가 윤석열을 외치면 체포하라를 반복해서 외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목이 쉬어 버렸다.
명동에 도착하니 모든 도로를 점령할 수 밖에 없다. 행진 인파가 계속 밀려들어 오다 보니 한 방향 통제를 하기가 불가능해지고 모든 도로에 시위대가 촘촘히 들어찼다. 아직도 뒤쪽에서 밀려오는 시민들로 인해 정리집회가 어려웠다. 노래와 구호 몇 번 외치고 깃발 흔들고 몸을 흔들다 집회를 마무리했다.
11명의 구로 동지들과 저녁식사로 애프터를 하였다. 인증샷을 깜박하고 밖에서 한발씩 앞으로 내밀고 대체했다. 정신과 육체적으로 조금씩 지치고 힘든 시점이지만 지인과 동지들이 함께 하면서 이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모습이 예술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