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8일 주말 집회는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윤석열 즉각퇴진 및 사회대개혁 4차 범시민 대행진’을 중심으로 후기를 작성합니다.
121차 촛불행동의 4연속 전국집중 집회는 ‘즉각파면, 체포집회’로 오후 2시부터 서울 안국역에서 진행되었다.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집회로 합류하기로 예고를 하고, 행진하여 합류하였다.
종각역에서도 2시부터 민주노총의 ‘파면과 사회대개혁’ 집회를 진행했고, 4시에 광화문으로 합류했다. 같은 방법으로 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팔래스타인학살 네이타후 규탄’ 집회도 광화문으로 합류하였다.
그러다 보니 동십자각 무대를 두고, 앞쪽으로는 대오를 갖추고 자리를 잡았으나, 행진으로 합류한 대오는 건너편 공원에 주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유난히 많은 깃발들이 보였다.
참석 인파는 경복궁역을 넘어섰다. 광화문에서 광화문광장 방향으로도 수 많은 인파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주최측은 50만 인파라고 공지를 하였다. 내가 보기에도 지난 14일 여의도 집회이후 최대 인파가 집결한 것 같다.
탄핵안의 국회 표결이라는 고개를 넘었으면 끝날 줄 알았던 상황이 후속조치들이 진행되지 못하고 가로막히면서 다시 시민들이 조속한 조치로 대통령직 파면과 즉각 체포를 소리 높여 외친 것이다.
급박하고 엄중한 상황을 반영하듯이 주변 지인들도 집회를 어디서 하고 어디로 가야하는 지에 대한 전화가 많이 왔다. 아들과 나가려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광화문역에 내렸는데 여기는 우리 집회가 아니고 태극기집회를 하고 있다고 문의가 들어왔다.
우리집 식구들도 모두 총동원이다. 아내와 두 딸, 딸의 친구들까지 나왔다. 특히 남태령 집회의 승리 여파는 시민들과 농민, 노동자들, 젊은 응원봉들 모두에게 더욱 굳건한 연대성을 보여주었다. 전봉준투쟁단과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은 여러 대의 이동포차와 부스를 만들어서 커피, 가래떡, 간식류, 핫팩, 담요 등을 나누어 주었다. 지난 남태령 대첩에 대한 고마움과 연대를 표현했다.
한편 태극기집회는 어떻게 진행되나 궁금해서 광화문역으로 이동했다. 여기도 필사적이다. 광화문역에서 대한문까지 동원되었다. 버스로 전국에서 동원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내용을 들어보니 이 정도면 광기를 넘어 미쳤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주장이 아니라 욕설이 반이고, 반의반은 탄핵반대이고 나머지는 ‘할렐루야!’나, ‘주여!’를 외치고 따라한다.
심각한 국론분열로 느껴졌다. 빨리 뒷수습을 하지 않으면 정말 내란이 일어날 분위기다. 정치권, 학계, 언론인, 관료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보인다. 그런데 오히려 내란수괴와 동조자들은 더욱 부추기고 있으니 답답하다. 이성과 정의가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광기와 그릇된 욕망이 넘쳐나는 모습 같다.
집회의 하이라이트는 ‘이날치’의 공연이었다. 이날치의 보컬이 “내란범은 씨를 말려야 한다”고 일갈을 날리면서 분위기는 최고조로 치달았다.
집회를 마치고 명동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응원봉을 앞세운 50만 인파가 행진을 하다보니 집회장을 빠져나가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구로의 지인들도 중간 정도에서 빠지는 데만 25분이 소요되었다.
어차피 행진이니 노래도 부르고, 응원봉도 흔들고, 춤도 추고, 파면과 체포를 외치면서 기다렸다. 세월호 유가족의 깃발도 보인다. 마음이 짠했다. 개인들이 만들어온 독특한 깃발과 머리띠도 많이 보였다.
조계사를 지나 종각역, 을지로입구역에 도착했다. 시위대가 너무 많아서 지체도 되고, 선도차량이 어디에 있는지도 안보일 뿐 아니라 앰프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젊은 시위대의 선창으로 “윤석열 체포!!” “내란당 해체!!”를 행진 내내 외쳤다. 자발적으로 구호를 만들고 외치는 모습이 서서히 깨어난 시민을 넘어서 조직된 시민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이다.
일단 을지로입구역에서 더이상 행진을 할 수가 없었다. 행진하는 시민들이 너무 많다 보니 명동입구에 이미 공간이 없어 안전위험으로 전진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있었다. 정리집회를 위한 선도차도 안 보였다. 그 차는 명동에 있고 마지막 행진대열은 아직도 종각역에 머물러 있다.
시간이 지나고 모두 자기자리에서 정리를 하였다. 해방공간이 되어버린 명동입구와 을지로역, 종각역에서 스스로 내일을 다짐하며 오늘의 집회를 정리했다.
지인들과 소공동 골목으로 들어가서 뒤풀이 겸 저녁식사를 하였다. 오늘은 촛불동지들도 지인들이 많이 와서 따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박근혜 탄핵 때 나왔던 지인들이 나왔다는 것이 이제 끝이 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육계장으로 식사를 하고 시청역으로 이동해서 다음 집회에서 다시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이제는 젊은 여성을 넘어, 지난 탄핵 때 나왔던 사람들까지 자연스럽게 참석하는 것을 보니 승리의 날이 밝아 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