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북한은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통해 남한에 다양한 형태의 오물을 투척하는 행위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행위는 남북한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한 주민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며, 환경 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행위는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의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몹시 우려된다.
본 칼럼에서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남한 사회가 직면한 문제해결을 모색하고, 남북 관계의 개선을 도모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함으로써, 남북관계의 개선을 통해 우발적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대남 오물풍선 살포의 원인, 의도 그리고 목표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10월 4일(본 글의 탈고 시점)까지 총 24차례, 5600여 개의 오물풍선을 남한을 향해 살포했다. 특히 북한은 9월 18일 오전에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 (SRBM) 여러 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북한이 악의적인 무력시위 빈도를 높이며 향후 북미 협상의 값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풍선에 매달린 내용물에서 생화학 물질이 검출된 적은 없었지만, 낙하 지점에 화재가 일어나거나 자동차 유리가 파손되는 등 실제 피해도 점점 커지고 있다. 풍선 일부가 서울 아파트 단지에 떨어져 화단에 불이 나 주민들이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북한에서 살포된 오물풍선으로 인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수백 대가 운항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오물풍선으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고, 오물풍선에 달린 기폭장치가 터지며 주차된 화물차에 화재가 발생해 재산상 피해가 발생한 바 있어 재산피해가 점점 증가하고 더욱이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의 잠재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매우 염려스럽다.
그러면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의 원인, 의도 및 목표를 다섯 가지로 요약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첫째,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는 공식적으로 일부 탈북민 시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불만과 대응이라고 밝혔다. 일부 탈북민 시민단체들이 북한 주민들을 향해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전단지와 USB·의약품·건빵·성경·달러지폐 등을 풍선에 담아 북쪽으로 날려 보내는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남 오물풍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이런 대북 전단 특히 김정은 최고 존엄에 대한 전단지 내용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김여정 부부장은 8월 16일 대북 전단이 추가로 발견됐다며 “처참하고 기막힌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의 보복 조치로 보인다.
둘째, 한국정부가 주장하는 북한의 의도는 통일부 장관의 입을 통해 지난 8월 22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오물풍선을 보내는 것이, 대북 전단 때문이라는 것은 북한의 주장”이라며 “북한이 오물풍선을 보내는 이유 중에는 우리 사회를 교란하고, 우리 주민을 혼란시키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오물풍선을 주기적으로 날려보냄으로써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전략적 고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러한 적대적 행위를 통해 남한사회의 불안정을 야기하고,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셋째, 북한은 미국 11월 대선을 의식하여 핵보유국인 북한의 대미협상력을 제고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으며 국제 사회에 대한 무력 시위의 일환으로, 북한의 위상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북한은 유사시에 풍선을 전술적 무기로 사용하기 위한 자료수집을 하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북한은 오물풍선을 통해 풍량과 방향을 정확히 측정하고, 이를 통해 유사시 화생방 물질을 남한으로 보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무동력 풍선의 이동 경로와 기상 조건에 따른 변화를 분석하여,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행위는 남한의 방공망을 시험하고, 비정규 전술을 통해 남한의 대응 능력을 평가하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다섯째, 북한은 대남 오물풍선 보내기를 통해 남한 내 정치적 불안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불신을 조성하고, 남한 정부의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하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 남한 사회 내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현 정부에 대한 신뢰를 침식시키려는 심리적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한 정부의 대응 능력을 시험하고, 남한 내 여론을 분열시키려는 전략적 의도도 보인다.
이러한 목표와 의도는 북한이 단순히 대북 전단에 대한 보복 차원을 넘어, 북한은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통해 남한 사회에 혼란을 야기하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남한의 국내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하려는 전략적 목표가 있어 보인다. 북한의 이러한 적대적 행위는 남한 정부의 붕괴를 시도하는 장기적인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현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창의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북한 오물풍선 살포 문제의 해법을 위한 장기적 전략
현재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로,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전역에 걸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여 군사적 맞대응하였다. 둘째로, 서울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는 화생방 대응팀을 운영하여 오물풍선의 잔해를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 셋째로, 현 정부는 국민들에게 안전 지침을 제공하고, 북한의 오물풍선이 발견될 경우 즉시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이런 대응으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중단시킬 수 없으며 보다 본질적이고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북한의 지속적인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관련 본질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남북 간 관계개선을 위해 남과 북이 3개 조치를 고려해 줄 것을 제안한다.
첫째,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중단하기 위해서 한국정부가 먼저 탈북민 시민단체들의 대북 전단 보내기 활동을 중단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탈북민 시민단체가 적극적 협력이 전제가 되어야 그들이 대북 전단 살포를 자제하고 궁극적으로 중단해야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런 조치가 남북관계 개선으로 가는 바른길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북한도 오물풍선 살포를 자제하고 대남 적대적 언어사용과 대남 적대적 행동을 자제하여 대화분위기 조성에 함께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남과 북이 상호 양보와 협력 없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모색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남과 북이 우발적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군사적 행동을 자제하길 촉구한다.
셋째, 남북 간 건설적 대화와 협상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먼저 현재 중단된 남북 간의 대화 채널이 빠른 시일 내 재개될 수 있도록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남북 양 정부의 강대강 맞대응 전략(hostile tit-for-tat strategy)을 우호적 맞대응 전략(friendly tit-for tat strategy)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북 간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 분위기 조성과 협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꽁꽁 얼어붙은 남북간 긴장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복원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장기적 전략과 제언을 대한민국(ROK)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이 추진한다면 먼저 남북 간 대화 분위기 조성을 이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대화 분위기 조성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의 구체적 정책제언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자제하거나 중단하도록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국정부가 대북 확성기방송을 6개월 동안 유예 (moratorium) 할 것을 제안한다. 남과 북이 이런 제안을 수용할까? 현 한국정부가 대북 확성기방송을 6개월 동안 유예하는 정책 제안의 근거는 남북 간 대화를 통해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무력충돌을 예방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제안이 실제로 수용될지는 알 수가 없다. 남과 북이 우발적 무력충돌로 인해 제2 한국전쟁을 예방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남과 북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 한국정부는 대북 확성기방송은 북한에 대한 심리적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 제언의 수용은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우발적 무력충돌과 전쟁 예방 차원에서 대북 방송 유예를 통해 북한의 도발 행위를 중단시키고, 남북 간 대화 분위기 조성을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북한은 대북 확성기방송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대북 방송이 북한 군인과 주민들에게 심리적 동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이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오물풍선 살포를 중단할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이런 제안을 수용할지는 불확실하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남한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에, 대북 전단 살포가 중단된다면 북한도 오물풍선 살포를 중단할 개연성이 높을 것이다
필자는 향후 6개월 동안 북한은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유예(모라토리엄)하고 한국정부도 대북 확성기방송 유예와 동시에 대북 전단 살포 유예를 수용한다면 남북 간의 대화 분위기 조성이 이뤄지게 될 것이다. 다음 단계로 남과 북이 해야 할 조치를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 양측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군사 실무 회담을 개최하여 상호 군사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우발적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핫라인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북 양측이 상호 비방을 중단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상호 신뢰구축에 올인 해야 한다.
둘째, 남북 간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재개하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재개하여 남북 간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셋째, 남북 간 문화 및 체육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간의 문화 교류 행사를 개최하여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 상호 신뢰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남북 간의 체육 교류를 통해 친선 경기를 개최하고, 스포츠를 통한 화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정기적 전략구상으로 남북 간의 생산적인 대화 채널을 구축해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 회담을 활성화하여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남북 간 화해와 협력프로세스가 가동된다면 남북 간의 정기적인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여 지속적인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국제적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며, 유엔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가 이를 비판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간주하고 공식 조사를 진행 중이며,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참관을 요청하여 공정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에서 제언한 바와 같이 필자의 제언에 대해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용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가 실현될 것이다. 이런 평화로운 한반도 시대가 도래할 때까지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우발적 무력충돌로 인해 제2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곽태환 박사 (전 통일연구원 원장/미 이스턴 켄터키 대 명예교수)
한국 외국어대 학사, 미국 Clark 대학원 석사, 미 Claremont 대학원 대학교 국제 관계학 박사. 전 미 Eastern Kentucky 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 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교수; 6대 통일연구원 원장. 현재 미국 이스턴 켄터키 대 명예교수, 경남대 초빙 석좌교수, 한반도미래 전략연구원 이사장, 한반도 중립화 통일협의회 이사장 (2010-2021)/현 명예 이사장, 통일 전략연구협의회(LA) 회장, 미주 민주 참여 포럼(KAPAC) 상임고문, 제19-21기 평통 LA 협의회 상임고문, 제23기 통일 교육의원 LA 협의회 상임고문, 한국외국어대학교 남 가주 동문회 이사장(2022) 등, 통일뉴스 특별공로상 수상(2021), 경남대 명예 정치학 박사 수여(2019), 글로벌평화재단(GPF)의 혁신 학술 연구 분야 평화상 수상(2012). 35권의 저서, 공저 및 편저; 칼럼, 시론, 학술논문 등 500편 이상 출판; 주요 저서: 『한반도 평화, 비핵화 그리고 통일: 어떻게 이룰 것인가?』 (통일뉴스, 2019), 『국제정치 속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구상』 공저: 『한반도 문제해법: 새로운 모색』(한국학술정보, 2024), 『한반도 비핵·평화체제의 모색』(매봉, 2023) 등; 영문 책 Editor/co-editor: One Korea: Visions of Korean Unification (Routledge, 2017);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