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차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28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주문하고 수용했다.
외교부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태열 장관과 왕이 부장이 28일 45분간 회담을 갖고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한중 외교장관은 지난 5월 베이징, 7월 비엔티엔, 9월 뉴욕에서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외교부는 “왕 부장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여 조 장관과 전략적 소통을 이어나가길 희망한다고 하였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연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한편, 10월 초 최고인민회의시 헌법개정을 통해 각종 도발을 예고하는 등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측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고 탈북민 보호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양국이 공동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중측은 앞으로도 ‘건설적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1시간도 되지 않는 짧은 회담 시간을 감안하면 구체적인 내용들이 오갔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조 장관이 당부한 중국측의 ‘건설적 역할’은 북한의 핵무력 강화와 군사행동 등을 자제시키고 대화의 장에 나오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뜻으로 읽힌다.
양측은 정부차원의 협력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회‧학술 분야 교류 및 인적교류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하고 경제협력이 서로의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초라는 공감대 하에 양국간 실질협력의 모멘텀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2017년 한국내 미군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중 관계가 악화된 이래 윤석열 정부에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로 한중 관계가 더욱 악화된 상황에서 그나마 성(省) 차원의 중국지방 정부 등과의 교류가 한중관계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실상을 반영한 것.
왕 부장은 한중 양국이 역내 주요 경제강국으로서 아태지역의 경제통합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 중국 포위·압박에 한국이 앞장서기 보다는 아태지역 경제통합에 관심을 기울여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대신 왕 부장은 내년도 한국의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의장국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하면서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측은 올해들어 한중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평가하면서 11월 APEC 정상회의 등 올해 하반기 다자회의에서도 고위급 교류를 이어나가기로 하고, 이러한 고위급 협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