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전일인 지난 8월 15일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방위상이 공개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국 외교부가 이에 유감을 표명하는 논평을 내고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기하라 방위상과 함께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경제재생담당상도 이날 직접 참배했는데, 현직 각료가 패전일에 맞춰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것은 2020년 이후 5년 연속 벌어진 일이다.
[노동신문]은 5일 '《황군》의 부활을 노리는 위험한 기도'라는 제목으로 개인필명의 글을 게재해 이를 '극히 무분별한 단계에 이르고 있는 일본 호전세력의 군국주의적 망동'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방위안보 책임자인 현직 방위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공개적으로 참배한 것은 △2016년 12월 △2021년 8월 13일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인데, 이번엔 패망 당일에 꼭 맞추었다며 "목표를 정하면 야금야금 끈질기게 접근하는 일본 특유의 은밀하고 집요한 수법 그대로"라고 경계했다.
또 지난해 5월 해상자위대 연습함대사령관과 간부후보생학교 졸업생들이, 올해 1월 육상자위대 막료감부의 수십명 고위급간부들이 집단참배하고 지난 4월 전 해상자위대 해장(중장급) 오쓰카 우미오(大塚海夫)가 야스쿠니 신사의 최고 신관인 궁사(宮司)로 임명된 사실을 거론하면서 "《자위대》 호전세력과 야스구니진쟈와의 련계가 날이 감에 따라 밀접해지고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심상치 않은 동향"이라고 지적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명단과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자 14명, 1,000 여 명의 전범자 위패가 안치된 곳으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일본 정부와 자위대 인사들의 신사 참배가 내외의 강력한 항의를 받는 이유있다.
일본 패전 이후 연합군사령부(GHQ)가 내린 '신도지령(神道指令)'으로 국가와 구 일본군을 분리하고 야스쿠니 신사는 민간 종교법인으로 전환시켰으나 신사의 궁사는 왕족이나 일본 근대 귀족계급인 '화족' 등이 맡아왔다.
신문은 일본 자위대가 최근 거리낌없이 신사 첨배를 강행하는 것은 "오래동안 써온 《국민의 〈자위대〉》라는 색날은 벙거지를 벗어던지고 당당한 《황군》으로 용약 환생하겠다는 것이며 이제는 때가 되였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과거 《히노마루》를 총창에 매달고 《욱일기》를 군함의 마스트에 펄럭이며 대륙과 대양을 피로 물들이던 가증스러운 《대일본제국》의 침략군"인 천황의 군대, 즉 '황군'이 무장했던 '군국주의사상과 파쇼광증'으로 군인들을 재무장시킬 수 있도록 했던 당시의 환경을 복제하려는 의도라는 것.
천황의 시설인 야스쿠니 신사를 육군성과 해군성 관할 아래 두고 최고 신관도 대부분 내각 장관급인 퇴역 육해군 대장이 맡았던 당시 상황을 복원하려 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일본이 패망 10년도 채 안된 1954년 7월 헌법과 국제법이 금지한 육해공 무력을 창설하면서 '자위대'라는 명칭을 달고 '평화와 국민을 지키는 실력조직', '황군이 아닌 국민의 자위대'를 표방했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 '반테러전'과 '집단적 자위권'을 들먹이며 지구상의 어느곳이든 진출할 수 있는 세계적 무력으로 부단히 변신해왔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자위대는 원거리타격능력, 영역횡단작전능력 등 현대전 수행능력을 갖추고 북에 대한 '반격능력' 보유를 공개적으로 제창하고 있으며, "해외침략을 위한 전쟁준비가 장비나 수단, 능력의 면에서는 거의 완료형"이라고 짚었다.
이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에게 남은 것은 패전후 세대의 등장과 전쟁을 반대하는 국민인식, 군국주의 부활에 대한 안팎의 경계심 등을 극복하고 "무력을 해외침략전쟁에로 내몰 수 있는 명분과 정신적인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의 분쟁을 자신들의 안보문제와 직결시키며 국민들의 불안을 조성하고 대결분위기를 고취해 온 것과 함께 "주되는 힘을 넣고있는것은 재침전쟁을 직접 담당수행하게 되는 무력의 성원들을 세뇌시키는 것이며 그 주요한 수단의 하나가 군국주의의 정신적 지주인 야스구니진쟈를 통한 군국주의사상의 배양"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일본이 현재 국방력을 명실공히 '황군'으로 환생시키려 하고 있다고 하면서 "(그 방향은) 분명히 재침전쟁이며 종당에는 파멸의 낭떠러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