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반전행동실행위원회’와 재일 한통련이 공동 주최로 7월 31일 저녁 도쿄 미나토구 주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날 기조보고를 하고 있는 손형근 재일 한통련 의장.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노조반전행동실행위원회’와 재일 한통련이 공동 주최로 7월 31일 저녁 도쿄 미나토구 주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날 기조보고를 하고 있는 손형근 재일 한통련 의장.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8월 14일부터 강행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반대하여 ‘노조반전행동실행위원회’와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재일 한통련, 의장 손형근)이 공동 주최로 7월 31일 저녁 도쿄 미나토구 주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노조반전행동실행위원회는 일본 노동자단체 ‘전국일반도쿄동부노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퇴근 후 달려온 각 노조의 노동자들과 재일 한통련 회원 등 50여 명이 미국대사관을 향해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중단하라”고 힘차게 외쳤다. 미 대사관 접근을 막으려는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폭우 속  미대사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노동자.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폭우 속  미대사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노동자.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미대사관 앞에서 시위대를 가로 막는 일본경찰관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미대사관 앞에서 시위대를 가로 막는 일본경찰관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출발 집회를 열었다. 사회를 맡은 수다 미츠테르 동부노조 서기장은 먼저 “오늘 투쟁에 대한 손형근 한통련 의장의 기조보고를 듣자”고 제안했다. 

손 의장은 기조보고를 통해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 말했다. 손 의장은 특히 한미일 군사동맹과 자위대의 한반도 침략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노동자들이 자신의 문제로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첫 핵 군사훈련인 UFS가 강행되면 동아시아에서 핵전쟁의 위기가 높아진다”고 말하고, 일본 노동자들이 한국의 반미반전운동과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박수로 기조보고를 승인했다. 

계속하여 오키나와 미군 성폭력에 항의하는 그룹 ‘기지‧군대는 필요없다 4.29집회 실행위’가 연대 인사를 했다. 

퍼포먼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퍼포먼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이어 사회자가 미 대사관에 전달할 항의문을 낭독한 후 UFS에 반대하는 일본 노동자들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UFS 중단’ 스티커를 전쟁연습을 강행하려는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 사진에 분노의 마음을 담아 붙였다. 

시위대는 빗물에 흠뻑 젖은 채 미 대사관으로 향했다.

여성노동자를 밀치는 일본 경찰관.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여성노동자를 밀치는 일본 경찰관.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경찰관들의 압박으로 넘어진 여성노동자.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경찰관들의 압박으로 넘어진 여성노동자.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그러나 미 대사관 정문 앞에서 경호하는 일본 경찰들이 가로막아 섰다. 정문 앞으로 가려는 시위대와 경찰이 서로 미는 등 충돌했으며 경찰의 압박으로 여성 노동자가 길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마침내 정문 앞에 도착한 시위대는 ‘UFS를 중단하라’, ‘한미일 군사동맹을 해체하라’, ‘한미일 군사연습 반대’ 등의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시위는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향후 일본 노동조합의 반미반전운동이 더욱 확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조보고] 반미반전을 내걸고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막자

8월 후반 처음으로 핵사용을 상정한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 ‘을지 프리덤 실드(UFG)’가 실시된다. 이미 한미는 조선의 핵미사일 강화에 대응해 확대 억제에 합의하고 있는데 이번 훈련은 그 실전에 대비한 훈련이다. 방어를 위한 조선의 핵에 대해 핵 초강대국인 미국이 핵으로 대응하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미국은 핵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조선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 3일 전 미일 외교-안보회의에서 일본도 미국과 확장억제에 합의했다. 지금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핵무기가 사용되어 핵의 재앙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미칠 것이다.

우리는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확장억제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렸고, 거기서 한미일 군사동맹이 선언되었다.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데, 그 정책의 한 축이 미일 군사동맹 구축이다. 미국은 삼각군사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한일 양국 정부에 압력을 가해 한일 군사협력의 물꼬를 텄다. 다음으로 미국은 일본 정부에 전쟁 관련법을 만들게 하여 자위대의 본격적인 해외 파병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미국은 주일미군의 지휘권을 통합하는 동시에 자위대의 지휘권도 통합해 자위대가 미군의 지휘 아래 전쟁하는 체제를 완성했다.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올해 6월 말 한국 근해에서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실시됐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전쟁을 가정한 이 훈련은 육해공과 사이버 공간의 다영역에서 전개되었다.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에 대해 당국자들은 “한일관계는 군사동맹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이는 허울뿐이다. 물론 한일 간에 군사조약은 체결되지 않았지만, 조약이 없는 상황에서도 한일은 사실상 군사동맹 관계처럼 행동하고 있다. 따라서 한일은 군사동맹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년 전, 조선 핵위기가 제기되면서 미국 클린턴 대통령은 한때 조선과의 전쟁을 결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정보‧안보 관련 측근들이 일본이 아직 전쟁에 참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충고해 클린턴은 결국 개전하지 못했다. 30년 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어 일본은 ‘전쟁을 하는 나라’가 되었다. 지금 한반도 또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미-일-한 군대는 미국의 지휘 아래 하나가 되어 전쟁에 임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미일 군사동맹과 자위대의 한반도 침략을 단호히 반대한다.

미국은 NATO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참석시켰듯이 미-일-한 군사동맹과 나토를 결합시키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한국전쟁 유엔군사령부를 부활시켜 한미일 군사동맹에 결합시키려 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중국, 러시아, 조선을 봉쇄, 견제, 적대시하는 군사 블록을 세계적 규모로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는 유럽과 중동의 전쟁이 동아시아로 직결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언제 전쟁의 불길이 동아시아로 옮겨 붙을지 모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군사적 상황을 보면 제2의 조선전쟁은 반드시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양측 주변국들이 모두 참전하는 동아시아 전역의 광범위한 핵전쟁이 될 것이다. 나아가 그 전쟁은 전 인류의 위기를 초래하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한미일 군사동맹의 세계적 확대에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의 휴전을 강력히 요구한다.

윤석열 정권은 올해 4월 총선에서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을 바꾸지 않고 반민주, 반민중, 반북, 미국 추종, 친일 굴욕외교를 그대로 지속하고 있다. 특히 조선을 적대시하는 정책은 날이 갈수록 악랄해지고 있다. 윤 정권은 남북 충돌을 막는 안전판이었던 남북군사합의서마저 파기했다. 지금 남북은 서로의 통신연락이 모두 차단된 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휴전선 근처에서 윤 정권은 조선을 향해 포탄과 총알을 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윤 정권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조장하는 동시에 휴전선 인근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한 달 만에 143만 명을 넘어서는 등 거세지는 정권 퇴진 운동에 직면해 있다. 윤석열 정권은 정권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남북대결을 격화시키고 있다. 한국 민중들은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윤 정권을 조기에 퇴진시켜야 한다며 퇴진 투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의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에 뜨겁게 연대한다.

최근 한국에서는 반미반전 투쟁이 고조되고 있다. 길고 힘든 투쟁을 통해 한국은 확실히 민주화를 이룩했고 경제도 일정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민중의 삶은 여전히 고달프고 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존속하고 조국통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무엇 때문인가, 누가 민중을 괴롭히고 민족을 위기로 몰아넣는가? 민중은 그 답을 찾기 시작했다. 문제의 근원은 미국의 침략과 지배에 있다. 결국 민중은 반미투쟁으로 미국의 지배를 타파하지 않는 한 민중의 삶도 평화도 결코 보장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정전 71년을 맞아 한국 민중은 전국 각지에서, 미군기지 앞에서 자주‧평화‧반미 투쟁에 과감히 나섰다. 지금 한국 민중은 자주 깃발을 높이 들고 반미반제반전 투쟁을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 민중의 자주평화, 반미반전 투쟁에 뜨겁게 연대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미일 군사동맹과 전쟁책동의 최대의 거점이 되고 있는 것이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핵전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동시에 모든 미군기지를 철수시켜야 한다.

우리는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 민중연대를 강화하고 함께 투쟁할 것이다.

신냉전 하에서 대립이 격화되어 전 인류는 전례 없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위기는 분명 미 제국주의가 불러온 위기이다. 미 제국주의의 침략주의와 지배주의, 그것이 전쟁이 일어나는 근원이다. 전 세계에서 반미반전운동이 더욱 확대 강화되어야 한다.

오늘 우리는 그 진영의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반전반미를 내걸고 미 대사관 앞에 결연히 일어섰다. 우리는 앞으로도 끈질기게, 때로는 격렬하게, 투쟁을 하나하나 쌓아갈 것이다. 한국, 그리고 전 세계의 반미반전 투쟁에 연대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모든 힘을 다해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2024년 7월 31일
한통련 및 한미일 군사훈련을 반대하는 미국대사관항의행동 참가자 일동

 

한미일 합동군사연습을 반대하는 미국대사관에 대한 항의문

국력의 급속한 쇠퇴에 직면한 미국은 흔들리는 세계 패권을 사수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결속시키는 군사 블록을 전 세계적으로 강화 확대하려 하고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조선, 중국, 러시아를 포위, 압박하고 고립, 적대시하기 위해 아시아판 NATO인 미일한 군사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 윤석열 대통령 등 한미일 3국 정상이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한미일 삼각군사동맹 추진과 그 관할지역을 한반도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고 한미일 합동군사훈련 본격 개시할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원으로 군사대국화와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침략을 더욱 본격화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다가오는 정권위기 탈출용으로 한미일군사동맹화를 등에 업고 조선에 대한 전쟁 도발 책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한미일 군사훈련이 빈번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올해 6월 한미일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가 한반도 근해에서 육‧해‧공과 사이버 공간까지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실시됐다. 조선과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설정한 이 훈련은 대규모 실전을 방불케 하는 전쟁연습이었다. 이 훈련에 미군은 주한미군과 함께 미국 본토 등에서 전략자산으로 불리는 항공모함, 폭격기, 전투기 등을 대거 참가시켰다. 

7월 중순 미국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다. 미국의 지시에 따라 한국과 일본 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욱 강력하고 깊숙이 관여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똥이 동아시아로 튈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8월 말에는 한미합동 군사훈련인 ‘을지 프리덤 실드’가 예정되어 있다. 이 훈련은 핵사용을 상정한 최초의 군사훈련이다. 훈련이 강행되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조선, 중국, 러시아는 최근의 한미일의 군사적 동향에 대한 경계심을 더욱 높이며 서로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동아시아 신냉전의 심화는 공격적이고 침략적인 성격을 띤 한미일 군사동맹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은 미일, 미한, 미일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모두 주도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미일한 군사동맹을 추진하는 미국이야말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전쟁 위기의 원흉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1, 미한합동군사훈련 ‘을지 프리덤 실드’를 즉각 중단하라! 
1, 미일한 군사훈련을 단호히 반대한다! 
1,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한반도 군사침략을 반대한다! 
1, 윤석열 정권의 대조선 도발 책동을 반대한다! 
 
2024년 7월 31일  
한미일 합동군사연습을 반대하는 미국 대사관 항의행동‧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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