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투표가 지난 27일부터 재외국민과 국외부재자를 대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 115개국 220개 투표소에서 이날 오전 8시부터 일제히 재외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통일뉴스]는 28일 오후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미나미아자부에 위치한 민단중앙회관 8층 민원실에 마련된 일본대사관 재외투표소에서 국외부재자 투표에 참여했다.
중앙에 걸린 대형 태극기 위로 일어로 '제22대 국회의원 재외선거, 재일한국대사관 재외투표소'라고 적힌 플래카드 아래로 선거사무원들은 재외국민들의 원활한 투표 진행을 위해 자리했다.
이날 도쿄 투표장에는 주권을 행사하는 재외국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투표장이 마련된 민단중앙회관 앞은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아, 가족끼리 번갈아 가며 투표장으로 향하는 풍경도 있었고, 2~30대 친구, 80대 노부부 등도 모습을 보였다.
투표를 마친 윤혜지 씨(34세)는 "7년여 거주하면서 4번 투표했다"며 "의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도 주권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80대 동포는 "일본에 살면서 차별도 많이 받고 서러움도 많았지만 이렇게 고국의 발전을 위해 투표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나의 한 표가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이 잘 돼야 현해탄 건너 사는 우리도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는 도쿄, 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등 10개 지역에 19곳 투표장이 마련됐다. 투표일은 지역마다 다르다. 도쿄의 경우, 일본대사관 재외투표소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신주쿠 재외투표소, 우에노 재외투표소, 사이타마 재외투표소는 29일부터 31일까지이다.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관별로 운영기간이 다르므로 재외유권자는 공관 홈페이지를 통해 설치장소와 운영기간 등 자세한 사항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외선거신청자 15만여 명으로 계속 줄어…."홍보 부족" 아쉬움도
22대 국회의원 재외선거 국외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신고·신청자는 150,70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추정 재외선거권자 197만 명 중 7.6% 수준으로 2016년 20대 국회의원선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신고·신청자 중 국내에 주민등록이 있는 국외부재자는 120,541명, 재외선거인은 30,160명"으로 " 지난 21대 국회의원선거 177,348명 대비 15% 감소했다"고 지난달 13일 밝혔다.
국가별로는 미국 34,490명, 일본 25,230명, 중국 17,152명이며, 대륙별로 아시아 지역 76,950명(51%), 미주 47,905명(31.8%), 유럽 19,769명(13.1%) 등으로 집계됐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 실현,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위상 제고, △재외국민의 권익신장 및 자긍심·애국심 고취, △국제화, 지구촌화 시대에 능동적 대응 등의 의미로 2009년부터 재외선거제도가 도입됐지만, 정부의 홍보 부족으로 재외국민 선거 신청자 수는 줄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2016년 20대 국회의원선거 159,363명, , 2020년 21대 국회의원선거 177,348명으로 이번 국회의원선거 신청자 수가 가장 낮다. 그리고 대통령선거 재외선거 신청자 수보다도 현저히 낮다.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는 300,197명, 2022년 20대 대통령선거는 231,560명이 신청했다.
일본의 경우, 추정 선거권자는 329,520명이나 신청자는 25,230명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일본에서 60여 년 거주한 한 동포는 "대사관이나 대한민국 정부가 정말 홍보를 안 한다"며 "재외국민 선거 신청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만 한다. 그래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정부의 홍보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한번 사전 신청하면 기록이 남아서인지 그다음 선거를 앞두고 대사관 측이 신청 안내 메일을 보내왔다. 사전등록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 신청하지 않으면 그 이후로는 안내 메일이 오지 않아 신청할 방법을 알지 못하게 된다"면서 "대사관이 적극적으로 홍보해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 동포들도 투표장에 많이 나가 한 표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