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조선독립운동 105주년 촛불행동’이 3월 1일 도쿄 신주쿠역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일조관계의 역사를 배워야 내일이 있다'는 피켓을 갖고 온 참가자.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3.1조선독립운동 105주년 촛불행동’이 3월 1일 도쿄 신주쿠역 앞에서 개최됐다. 사진은 '일조관계의 역사를 배워야 내일이 있다'는 피켓을 갖고 온 참가자.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일본이 과거의 역사를 올바로 직시하고 다시는 아시아에 대한 침략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결의를 새롭게 다지기 위하여 ‘3.1조선독립운동 105주년 촛불행동’이 3월 1일 도쿄 신주쿠역 앞에서 개최됐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와 ‘아리랑’을 일본어 가사로  부른 나리조 씨.[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와 ‘아리랑’을 일본어 가사로  부른 나리조 씨.[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이날 집회에는 일본 시민과 노동자 등 160여명이 참가했다.

개회에 앞서 나리조 씨가 한국 노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와 ‘아리랑’을 일본어 가사로 불러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주최자 인사를 하는 노히라 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주최자 인사를 하는 노히라 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집회는 먼저 ‘3.1조선독립운동네트워크’의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 씨가 주최자 인사를 했다. 

노히라 씨는 조선과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3.1기념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일본에서는 식민지 지배를 부정하는 언행이 만연하고 있다. 한국 법원이 일본군위안부나 강제 징용공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은 판결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은폐해도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식민지지배’ 피켓을 든 집회 참가자.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은폐해도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식민지지배’ 피켓을 든 집회 참가자.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그는 “군마현은 식민지하의 강제연행, 강제징용 위령비를 철거, 파괴했다”고 지적하고 이를 ‘합헌’이라는 사법 판결이 내려졌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 정부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당시 총리는 강제연행과 강제노동이라는 말은 ‘부적절하다’며 교과서에 기재하지 않기로 각의 결정했다며 최근 역사 수정 움직임을 언급했다.

노히라 씨는 이러한 반동적인 움직임을 용인하는 이유에 대해 “다수의 무관심한 일본인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여러 잘못에 대해 오늘 연사들이 설명해 주실 것이며 여러분들이 동의하신다면 촛불을 높이 들어달라”며 주최자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잇달아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단체 대표들이 발언했다.

발언하는 손형근 재일 한통련 의장.[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발언하는 손형근 재일 한통련 의장.[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손형근 의장은 최근의 정세와 관련해서 한미연합군사연습 반대를 호소했다. 동시에 일본의 한반도 군사진출 중단을 요구했다. 손 의장은 3월 4일부터 실시되는 군사연습이 ‘방어 목적’이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공격적이며 위험한 연습이라고 지적했다.

손 의장은 “자유의 방패는 북한에 대한 침략전쟁을 상정한 군사연습”이라며 한미연합군사연습 반대에 나서기를 촉구했다.

또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이 시동되었음을 지적하고 “일제의 군화발소리가 들려온다”면서 일본의 한반도 군사진출을 절대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에 “민중연대의 힘으로 제국주의의 침략과 전쟁을 반대하고 진정한 평화를 구축해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이 연설했다. 

오키나와 기지 철거를 호소하는 아오키 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오키나와 기지 철거를 호소하는 아오키 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먼저, 간토대진재학살문제와 관련하여 일조협회도교도연합회의 미야가와 야스히코 씨, 강제징용공문제에 대해 ‘강제동원문제와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의 야노 히데키 씨, ‘위안부’문제와 관련하여‘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전국행동’의 양징자 씨가 발언에 나섰다.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 철폐를 호소하는 모리모토 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 철폐를 호소하는 모리모토 씨.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이어, 조선학교 차별문제와 관련하여 ‘조선학교 무상화 배제에 반대하는 연락회’의 모리모토 다카코 씨, 오키나와 미군기지 철거문제와 관련하여 ‘오키나와‧히토츠보반전지주회 간토블럭’의 아오키 하츠코 씨, 개헌 군확문제와 관련하여 소가카리행동실행위원회 오다기리 요시카즈 씨가 발언에 나섰다.

각계 인사들의 보고를 마친 후 다시 나리조 씨가 '아침이슬'을 일본어 가사로 불러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손형근 한통련 의장의 연설문 전문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자유의 방패’ 중단하라!
일본은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침략을 중단하라!
3.1조선독립운동 105주년 촛불행동


지금 한반도의 남과 북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더구나 3월 4일부터 14일까지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가 실시되면서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미 당국은 ‘자유의 방패’가 ‘방어 목적의 훈련’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지난해 훈련의 실상을 보면 이 훈련이 얼마나 공격적이고 위험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작년 ‘자유의 방패’에는 움직이는 군사기지라 불리는 핵 항공모함,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잠수함, ‘하늘의 전함’이라는 별칭을 가진 거대 전투기, 전략폭격기 등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미군의 전략자산으로 불리는 핵공격이 가능한 무기들입니다.

또한 ‘쌍룡훈련’으로 불리는 적지 상륙 훈련, ‘참수작전’으로 불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휘부를 습격하는 훈련 등 총 20차례의 야외훈련이 진행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야외훈련은 11일간의 기간 동안 총 48회 실시될 예정이며,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12개국 유엔군 회원국도 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적의 모든 것을 불태울 수 있는 전략자산을 총동원해 적지에 침투해 지도부를 암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합동군사훈련이 과연 ‘방어 목적의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한미에 더해 서방세계의 12개국 군대가 대거 참가하는 이 훈련이 과연 ‘방어 목적의 훈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자유의 방패’는 북한에 대한 침략전쟁을 상정한 군사훈련임이 분명합니다. 만강의 분노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반대합시다.

여러분!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이 시동되었습니다.

지난해 한반도 주변에서 실시된 군사훈련에 항공자위대와 해상자위대가 참여했는데, 뻔뻔스럽게도 자위대 군함은 전범기인 욱일기를 내걸고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한국의 군사훈련에 육상자위대가 참가하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또다시 일본 제국주의의 군화발 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리는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침략을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과거 일본은 아시아에 대한 침략전쟁을 일으켜 조선을 식민지로 삼고, 조선 독립운동을 비롯한 아시아의 민족해방운동을 탄압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민중의 투쟁 앞에 일본 제국주의는 굴복하고 패배했습니다.

침략전쟁으로 비참한 일을 겪은 일본 민중은 다시는 침략과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굳게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일본은 다시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지금 한국의 민중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민중들이 반제국주의, 평화실현을 위한 투쟁에 나서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민중의 연대된 힘으로 제국주의의 침략과 전쟁에 반대하고 진정한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함께 투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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