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을 대표해 등판할 가능성이 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0일(아래 현지시각) 발언이 미국 정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라들을 발칵 뒤집어놨다.

11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재임 중 만난 ‘큰 나라의 대통령’이 ‘우리가 돈을 내지 않는다 해도 여전히 우리를 보호할 것인가’, ‘러시아가 우리를 침공한다면 돈을 내지 않아도 우리를 보호할 것인가’라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니, 난 당신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 대통령에게 대답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사실 나는 그들(주-러시아)에게 원하는 건 다 하라고 독려하고 싶다”면서 “당신은 돈을 내야 한다. 법안(Bills)에 맞춰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하는 ‘돈’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나토는 ‘GDP의 2% 국방비 지출’ 목표를 세웠으나, 19개국(2023년 기준 총 30개국)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 목표는 구속력 있는 합의가 아닌 지침에 불과하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가) 우리 나토 동맹국들을 버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비난했다.      

“푸틴에게 더 많은 전쟁과 폭력에 대한 청신호를 보내고 자유로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공격을 계속하게 하며 폴란드와 발트 국민들에게 공격을 확대하도록 트럼프가 승인한 것은 끔찍하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단합되고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동맹들이 서로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어떠한 암시도 미국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안보를 훼손하고 미국과 유럽 병사들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발끈했다. 

샤를 미셸 유럽평의회 의장은 “무모하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토 관련 발언을 비난했다. “푸틴의 이익에만 봉사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X(트위터)를 통해 “‘one for all, all for one’이란 나토의 모토는 구체적인 것”이라며 “동맹국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은 나토 전체를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도 X(트위터)에 글을 올려 “어떠한 선거운동도 동맹의 안보를 가지고 노는데 대한 핑계가 되지 못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11일 [CNN]에 출연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했다. 재임시절 일화를 들어 나토 회원국들에게 “그들의 몫을 내라”고 압박하기 위해 “지렛대”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11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방보다 적국을 편들면서 국제 질서를 뒤집겠다고 위협한다”며 “그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세계 질서에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예고했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역사는 이런 상황이 전쟁을 줄이기보다 더 부추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1950년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한국을 제외한 극동방위선 ‘애치슨라인’을 발표한지 5개월 뒤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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