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엑스포」외교전에서 참패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이 모든 것은 저의 부족”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11시 55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2030 엑스포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으며 “저희들이 어떤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저 자신도 150개 이상의 국가 정상들과 일일이 양자 회담으로 접촉하면서 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며 “그야말로 글로벌 중추 외교의 기조를 제대로 수행했다”고 호언장담한 것과 대비된다. 엑스포 유치 실패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닌 ‘외교참사’ 논란으로 번지는 데 따른 재빠른 태세전환으로 보인다.
29일 윤 대통령은 “정말 우리 민관은 합동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다”면서 “제가 이것을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고 하겠다”라고 거듭 몸을 낮췄다.
“그렇지만 부산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서울과 부산을 두 개 축으로 해서 우리나라의 균형 발전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였다”면서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이러한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시한번 엑스포 유치를 총지휘하고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우리 부산 시민을 비롯한 우리 국민 여러분께 실망시켜 드린 것에 대해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모든것은 제 부족함”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9일 “밤잠을 뒤척이며 유치 소식을 기다리신 부산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지난 7년 동안 엑스포 유치를 위해 모아주신 마음과 열정은 부산의 희망이 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짧은 논평을 내놨다.
당의 공식 입장과는 별도로 개별 의원들의 비판은 신랄했다.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질 수도 있다. 문제는 119대 29로 압도적인 표 차로 졌다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상황 예측을 전혀 못 했다면 무능의 극치이며, 상황을 알면서도 결선진출이니 기대를 부풀렸다면 국민기망”이라며 “이번 박람회 유치 실패는 윤석렬 정부의 무능함과 외교 참사가 원인”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두관 의원도 “현명한 지도자에게는 현실적인 보고가 올라가지만 치장하기 좋아하고 뻐기기 좋아하는 지도자에게는 허위 보고가 올라가는 법”이라며 “다들 엎드려서 눈치만 보다 보니 보고가 올라가는 계통마다 10표씩은 부풀려 보고한 게 분명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한국 정부의 외교 성과와 정보력에 대한 국제 사회의 평가를 겸허히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압도적 표차로 1차 투표에 승자가 가려진 이례적인 결과는 교차투표로 결선을 노렸던 한국의 전략이 무효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 세계에 실시간 중계된 2023 세계잼버리의 파행과 내외부적으로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외교참사와 실책들도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으로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며, “고스란히 드러난 실력앞에 윤석열 정부의 자화자찬과 강변이 무색함을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