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서 ‘연합연습과 훈련 활성화’ 등이 합의되는 등 한미, 한미일, 한-유엔사 간 군사협력 강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홍정)가 17일 성명을 통해 비판에 나섰다.

6.15남측위원회는 성명에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한미일국방장관회담,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가 연이어 열렸다”며 “이번 회의들에서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의거하여 한미동맹 강화, 한미일 군사 협력 공고화, ‘유엔사’를 전투기능을 갖는 다자 군사기구로 부활시킨다는 합의들이 쏟아졌다”고 요약했다.

실제로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는 공동성명을 채택 “1953년에 체결된 정전협정의 정신과 약속이 변함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였다”면서 “현재의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동맹과 유엔사회원국 사이의 연합연습과 훈련을 활성화하여 상호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증대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6.15남측위원회는 17일 한-유엔사 국방장관회의 등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6.15남측위원회가 공동주최한 8.15범국민행진 모습. [자료 사진 - 통일뉴스]
6.15남측위원회는 17일 한-유엔사 국방장관회의 등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6.15남측위원회가 공동주최한 8.15범국민행진 모습. [자료 사진 - 통일뉴스]

6.15남측위는 “‘유엔사’의 전투 기능 부활은 동아시아에 나토와 같은 미국 주도의 냉전 대결적 군사기구를 부활시킨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점과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기정사실화했을 뿐 아니라 그 외 미 정책에 동조하는 나라들의 참여까지 열어 놓는 등, ‘유엔사’의 확장도 선언하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유엔사’ 재활성화는 동아시아의 격화된 위기에 기름을 끼얹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유엔사 공동성명은 “회의에 참석한 국방장관 및 대표들은 지난 70년 동안 유엔사가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해왔다고 평가하였다”면서 “유엔사 회원국들은 유엔의 원칙에 반하여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행위나 무력공격이 재개될 경우 공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선언하였다”고 밝혔다. 유엔사의 정전협정 관리 임무를 넘어선 전쟁 억제와 유사시 공동 대응 방침을 천명한 셈이다.

6.15남측위는 “한미SCM에서는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증대, 연합야외기동훈련의 규모와 종목의 확대를 천명하였고,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는 8월 한미일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한미일 군사훈련의 정례적 실시, 육, 해, 공, 우주, 사이버 등 다영역으로의 확대를 공언하고 나섰다”며 “앞으로 한반도 일대에서 ‘연중 무휴’ 상태로 연합군사훈련이 이어지게 되면서, 주변국과의 군사적 갈등과 긴장이 격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자위대의 한반도 역내 훈련 참여가 확대됨으로써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한반도 재진출에도 더 큰 날개를 달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6.15남측위는 △‘유엔사’ 전투 기능 부활 반대한다! 한반도 전쟁을 끝내고 ‘유엔사’를 해체하라! △한미, 한미일, 유엔사 연합 군사훈련 반대한다! △연합훈련 확대가 아닌 중단을 통해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고 대화를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6.15남측위원회 성명(전문)

 ‘유엔사’ 전투기능 부활 반대한다! 
전쟁위기 부추기는 한미, 한미일, 유엔사 연합군사훈련 중단하라!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한미일국방장관회담,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가 연이어 열렸다.

이번 회의들에서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의거하여 한미동맹 강화, 한미일 군사 협력 공고화, ‘유엔사’를 전투기능을 갖는 다자 군사기구로 부활시킨다는 합의들이 쏟아졌다.

우선 이번 회의들을 통해 ‘유엔사’를 전투 기능을 갖는 다자 군사기구로 부활시켰다.
그동안 한미안보협의회에서 일관되게 정전협정 유지, 관리로 언급되어오던 ‘유엔사’의 역할에 관해, 올해 갑작스럽게 ‘북한 공격 억제’(한미SCM), ‘한반도 전쟁 억제’(유엔사 국방장관 회의) 언급이 추가되었다. ‘유엔사’의 역할 중, ‘공격 억제’ , 즉 전투 기능은 75년 유엔총회에서 유엔사 해체 결의안이 미국과 한국 정부 등의 동의로 통과된 이래 한미연합사로 공식 이관되어 현재 ‘정전협정 관리’ 역할만이 남아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종료된 유엔사의 군사적 기능과 역할을 슬쩍 다시 끼워 넣는 꼼수를 동원하였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취지를 무력화시켜가며 미국 주도 유엔사의 군사적 권한과 역할을 강화시켜 준 것이다.

'유엔사'는 국제연합-‘유엔’의 지휘하에 있는 공식 기구도 아닌, 미국 주도의 다자 군사기구에 불과하다. 이러한 ‘유엔사’의 전투 기능 부활은 동아시아에 나토와 같은 미국 주도의 냉전 대결적 군사기구를 부활시킨 것과 다를 바 없다. 더구나 ‘한미와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 입장국의 유엔사 참여’를 공언함으로써,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기정사실화했을 뿐 아니라 그 외 미 정책에 동조하는 나라들의 참여까지 열어 놓는 등, ‘유엔사’의 확장도 선언하였다. 유럽에서 나토의 확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불러왔다는 것을 상기할 때, ‘유엔사’ 재활성화는 동아시아의 격화된 위기에 기름을 끼얹는 것에 다름 아니다.

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서는 안보위협 행위나 무력공격 시 공동대응에도 합의하였다. ‘안보 위협’을 명분 삼아 한반도에 타국 군대의 군사적 관여가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 젖힌 것이다. 국제법, 국내법도 무시한 채 타국 군대를 끌어들이는 주권 파괴의 현장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한미 당국은 이번 회의들을 통하여 한미연합군사훈련의 확대, 한미일 군사훈련의 정례적 실시를 재확인한 데 이어, 한국과 유엔사 회원국 사이의 연합군사훈련 확대도 천명하였다.
이미 지난 해 1.5일에 하루 꼴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된 바 있으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그 규모가 날로 확대되는 것은 물론, 훈련시 미국의 전략핵무기까지 한반도에 공공연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제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 한미SCM에서는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증대, 연합야외기동훈련의 규모와 종목의 확대를 천명하였고,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는 8월 한미일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한미일 군사훈련의 정례적 실시, 육, 해, 공, 우주, 사이버 등 다영역으로의 확대를 공언하고 나섰다. 여기에 더해 추가로 유엔사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연합훈련까지 이어가겠다는 것인데, 앞으로 한반도 일대에서 ‘연중 무휴’ 상태로 연합군사훈련이 이어지게 되면서, 주변국과의 군사적 갈등과 긴장이 격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자위대의 한반도 역내 훈련 참여가 확대됨으로써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한반도 재진출에도 더 큰 날개를 달게 되었다.

정전협정은 3개월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를 명문화하고 있지만, 벌써 70년의 세월이 지나고야 말았다. 더 이상 전쟁의 고통을 지속해서는 안된다.
‘힘에 의한 평화’, ‘북한 정권 종말’과 같은 적대적 정책과 언사로는 긴장과 대결, 군사위기가 고조될 뿐이다.

냉전적 진영 대결 격화하고 한반도 위기 고조시킬 ‘유엔사’ 전투 기능 부활 반대한다! 한반도 전쟁을 끝내고 ‘유엔사’를 해체하라!
한미, 한미일, 유엔사 연합 군사훈련 반대한다!
연합훈련 확대가 아닌 중단을 통해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고 대화를 복원하라!

2023년 11월 16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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