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강진욱 기자(kjw@yonhapnews.co.kr)


남쪽 생존확인율 98%, 북쪽 생존확인율 62%. 통일부가 작성한 남북이산가족 교환방문과 관련한 생사확인 자료에 따르면 남북이 각각 확인한 이산가족 가운데 살아 있는 사람의 비율은 무려 36% 포인트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번이 아니고 지난 7월말에 이어 3개월여만에 또 한 차례 확인된 결과이고 보면 그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수치이다.

남북은 7월27일(1차)과 11월10일(2차) 두 차례 상대방이 제시한 교환방문단 후보 200명 가운데 가족 또는 친척의 생사가 확인된 사람 명단을 교환했는데 200명중 상봉대상자가 있는 남측 의뢰인 비율은 1차 62.5%(125명), 2차 62.0%(124명)이었고 북측 의뢰인 비율은 1차 98.0%(196명), 2차 97.5%(195명)이었다.

상봉대상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사람을 포함한 생사확인율 역시 북쪽이 떨어져 인민보안성 전산시스템이 생각보다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음을 감안할 때 재북 이산가족이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처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생사확인율이 1차때의 69%(138명)에서 2차때는 81.0%(162명)으로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봉가능자 비율이 오히려 0.5%포인트 떨어진 것을 보면 재북 가족이 생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인을 못하는 경우 외에 이미 사망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생사여부가 많이 확인될수록 상봉 대상자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의뢰인 기준이 아닌 생사가 확인된 상봉대상자를 기준으로 총 생사확인자 가운데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수의 비율인 역시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이번 2차의 경우 북측이 확인한 재북가족 총 생사확인자 1천105명 가운데 생존자는 333명으로 30.13%인 반면 남측이 확인한 재남가족 총 생사확인자 1천655명 가운데 생존자는 869명으로 52.5%를 차지, 22%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2차 생사확인자 가운데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재북가족과 재남가족이 각각 40.0%(442명)와 42.4%(702명)로 큰 차이가 없지만 생존율과 사망률을 제외한 나머지 `확인불능` 비율은 27.8%(330명)와 5.07%(84명)로 현격한 차이가 난다.

재북가족 생존율이 현저히 낮은 가운데 확인불능 비율이 재남가족의 다섯 배 차이가 난다는 것은 재북 가족들의 경우 현지 가족들이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하는 가운데 이미 사망했을 개연성을 시사한다.

이는 1차때도 마찬가지로 당시 남측과 북측이 각각 1666명과 849명의 생사를 확인한 가운데 생존율은 재북가족 34.0%, 재남가족 36.8%로, 사망률은 재북가족 46.2%, 재남가족 37.0%, 확인불능률은 재북가족이 19.8%, 재남가족이 6.7%였다.

두 차례 확인된 통계상으로 재북가족들의 생존율이 낮고 사망률이 높으며 확인불능률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은 북쪽에 가족을 남겨 두고 남하한 실향민들에게는 땅을 치고 통탄해 마지 않을 일이다.

이에대해 그동안 북한을 적대시해 왔던 사람들 또는 탈북자들은 `월남자 가족`에 대한 `차별대우` 또는 `가혹행위`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며 13일 대한적십자사에서 방북단 100명을 선발한 인선위원들중 다수도 이런 견해를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흔히들 말해 온 `성분 불량자 처형` 등은 엄격한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시하면서 오히려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북측 주민의 생존율 자체가 남측에 비해 낮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6.25전쟁의 참화가 남쪽에 비해 북쪽이 훨씬 극심했다는 엄연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에 대한 미군정이 실시됐던 50년 1월부터 40-50일 동안과 51년 6월 정전협상 개시후 북한지역에 대한 초토화작전 등으로 6.25전쟁중 사망한 `북한인`이 3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쟁중 `남한인` 사망자가 1백만명 남짓, 중국군 사망 약 1백만명, 미군 사망 약 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북측의 인명피해가 얼마나 격심했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 94년이후 5년간 수해와 한발이 잇따라 이 기간에 최소 2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비공식 통계가 나오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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